겨울 담쟁이 - 목필균
무성했던 잎들은 어디로 갔나
종암경찰서 담쟁이는 촘촘한 그물을 벽에 걸고
칼바람을 걸러내고 있다
죄가 없어도 드나들고 싶지 않은 경찰서를
담쟁이는 매년 그물을 치고 오르내리며
조직이 탄탄한 또 하나의 담장을 만들어 낸다
누군들 태어나면서 죄인이 되었을까
살면서 지은 죄업 무수하갰지만
손잡아 줄 사람 그리워 저지른 일도
저 담장에 가두어져 있으니
자식 죄도 내 탓이라고
속 타는 어머니
죄지은 자식 대신 얼마나 빌고 싶었을까
속내를 알 수 없는 속사정
까맣게 타버린 가슴앓이로
촘촘히 짜여진 기다림의 그물
무성했던 잎이 사라지니
간절한 어머니 기도
발자국만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