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백제 소설 전부 번역해 왔다.
https://www.chuing.net/zboard/zboard.php?id=mvs&no=160235
(번역: GOHKJNMC)
왕좌이기도 하며 제단이기도 한 장소에 있는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라, 새롭게 신전을 지키는 근위병으로 배치된 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베르니다를 필두로 하는 유하바하의 친위대들에 의해 많은 병사들이 죽어서 새로운 병사들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으나...
왕좌의 틈에 봉인된, 신에 대항하는 적수 유하바하의 유해.
그것이야말로 당대의 영왕이라는 말을 들은 신참들은 적지 않게 혼란스러워했다.
규곡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소동을 '보고', 스님은 좋은 기회라 생각했을 터이다.
봉황전에 있던 왕열을 맞이한 후 그는 영왕궁을 지키는 병사들, 즉 현재 퀸시의 유해가 영왕으로 옹립된 비밀을 아는 자들만을 모아서 소울 소사이어티의 과거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그 시대에는 삼라만상, 수많은 것들이 애매한 상태였다네. 삶도 죽음도 없고, 진전도 없거니와 후퇴도 없네. 흔들리며 천천히 만 년 억 년에 걸쳐 그저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기다리는 세계였지. 호로로 변하는 것조차 영자 순환의 일부였네."
담담한 태도로 스님은 웨코문도나 현세가 생기기 이전의 세계를 생각해냈다.
"하지만 말이지, 이윽고 호로가 인간을 먹기 시작했거든. 거기에서 순환은 멈췄어. 이대로는 모든 혼백이 하나의 거대한 메노스가 되어서, 세계는 완전히 정지하지."
"그런데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 세계가 그렇게 되는 것을 거부한 듯이, 한 생명체가 태어났어. 호로를 멸각하고, 영자의 모래로 바꾸어 다시 세계를 순환시킨 존재가 말이야."
"그것이... 초대 영왕님...?"
신병이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불경하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 신병은 당황하며 입을 막았지만 스님은 신경도 쓰지 않고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그 외에도 나를 포함해 특수한 힘을 가진 자들은 나타났으나, 영왕님은 특출나셨네. 그야말로 만능, 전지전능에 가까운 힘을 가졌다고 말해도 될 테지."
스님은 그리워하듯이, 이미 이 옥좌에서 사라진 과거 영왕의 모습을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호로들을 계속 멸하자 한편으로는, 세계가 정체되는 것을 막지 못했지. 영왕님도, 그래서 이윽고 완만한 혼돈에 녹아드는 세계를 계속 보호하신 게지."
한 걸음 내딛고 턱수염을 만지며 스님은 말을 이었다.
"그러나 그런 세계를 안 좋게 생각하는 자들이 있었네. 영왕님께는 미치지 못하나, 강력한 힘을 가진 다섯 명이었지. 그것이 시바 가문을 포함한 5대 귀족의 시조들이네."
그들은 동기가 제각각이었다.
츠나야시로 가문의 시조는 멸각의 힘이 언젠가 자신에게 향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츠나야시로와 쌍벽을 이루는 일족 시조는 이후에 '지옥'이라고 불리는 '구멍'을 막을 뚜껑이 될 세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쿠치키 가문의 시조는 세계를 더욱 견고한 형태로 하기 위해서 새로운 규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호인 가문의 선조는 정체된 세계를 진보하게 하기 위해서 더욱 큰 순환의 형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시바 가문의 선조는 호로에게도 마음이 있기에 멸각이 아닌 정화하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의 동기는 기이하게도 같은 목적으로 귀결된다.
지금 있는 세계를 분리시키는 것으로 말이다.
영자로 이루어진 세계, 기자(器子)의 세계, 그리고 양쪽 세계에서 태어나는 호로가 다다르는 모래의 낙원.
또는 부차적으로 다른 형태의 세계가 태어날지도 모르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명확한 생과 사의 세계를 구분하는 일이었다.
삼계 분립을 현실로 하기 위해서는 그 일에야말로 모든 것을 초월한 사내의 힘이 필요했다.
"시바 가문의 시조가 설득하려 했으나 그 틈을 노려 츠나야시로 가문의 시조가 영왕님을 결정 안에 가뒀다고 하지. 그때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까지는 나는 직접 보지 못했으나 그 이후의 일은 이 소울 소사이어티의 역사 그 자체이네."
후에 영왕이라고 불리게 되는 사내.
그 전능한 힘을 '쐐기'로 하여 다섯 명은 새로운 세계의 기반을 만들었다.
소울 소사이어티, 현세, 웨코문도.
영혼에게 생과 사의 구분을 짓고, 그 순환을 바탕으로 세계를 새로운 단계로 올려놓았다.
어느덧, 세계를 관리하는 자들은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
다름 아닌 '사신'이라고.
"어떻게 발버둥쳐도 피할 수 없다는 미래를 봤는지 아니면 어쩐지 새로운 세계에 희망을 찾아냈는지 그 심정까지는 헤아릴 수 없지만... 영왕님은 굳이 저항하지 않았다 하네."
스님은 그 대목에서 눈을 내리깔고 처음 말로 돌아갔다.
"그러나 츠나야시로 시조는 그 무저항조차도 의심했네. 영왕님께서 봉인에서 자력으로 벗어나서 자기들을 멸할 것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했지. 그래서 영왕님을 살게 하지도 죽이지도 않고, 계속 살려두면서 동시에 계속 죽여버리는 모순의 나선에 처박았지. '전진'과 '정지'를 관장하는 오른팔과 왼팔을 잘라버리고 말이지."
신병들은 숨을 삼키고, 스님을 제외한 영번대의 네 사람은 각자 다른 것을 생각하는 표정으로 계속 침묵했다.
그리고 스님 자신은 마치 현재 날씨라도 말하는 듯한 태도로 잔혹한 사실을 입에 담는다.
"뭐, 그래도 부족했는지 츠나야시로를 필두로 하는 시조 몇 사람은 엄청난 시간을 들여 영왕님의 심장을 도려내고, 두 다리를 없애고, 내장이란 내장을 잘게 썰어 본체에서 분리했네. 힘을 깎아내며 그저 자기들 형편에나 좋은 '왕'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말이네."
왕방울 스님의 말을 듣고, 이제껏 침묵하던 슈타라 센쥬마루가 미소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
"정치에도 회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도 없이, 반항할 뜻을 품어도 한숨 한 번 쉬는 것도 이뤄주지 않는 몸인 채로 사신을 위한 쐐기로 계속 존재한다. 이러하게도 형편에나 좋은 '왕'을 만들어내다니, 우리가 사신의 시조이면서 실로 업보가 크지 않을 수가 없도다."
어쩐지 남일처럼 말하는 그녀의 말에, 스님은 깊게 수긍하면서도 다른 측면에 대해 말한다.
"아아, 그런데 말일세. 영왕님에게는 분명히 의지는 있었네. 변하는 시간 속에서 큰 국면을 인도하는 흐름이라고 부를 수 있으려나... 쿠로사키 이치고 일행을 여기로 끌어들인 것, 그분의 의지가 있었음이 분명하네. 자네들도 느낄 것이네. 뼈가 왕건(王鍵)으로 변하고, 혼백의 일부를 이 영왕궁으로 내맡긴 그 몸이라면 말일세."
실제로, 영왕의 오른팔과 왼팔은 각자 의지를 가지고 영왕궁에 귀환했다.
오랫동안 소울 소사이어티에서 모셔져 왔던 오른팔은 세계를 지킬 존재로서, 유하바하의 곁에 있던 왼팔은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하는 선천적인 퀸시로서.
스님의 말에 동의하듯이 키린지 텐지로가 긴 이쑤시개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위세 좋게 목소리를 높인다.
"오우, 뭐, 핏줄이 어쨌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시바 가문의 사람이 키운 소승이 영왕님의 의지로 여기에 왔다는 것도 또 재미있는 운명이지 않은가! 그렇지 않나!"
"그렇다네. 시바 가문의 시조였던 사신은 억지로 봉인을 계속한 츠나야시로에게 반발했지. 우리가 저지를 죄를 세상에 널리 알려 심판을 세상에 맡겨야 한다며 주장했네. 게다가 자신의 몸을 영왕을 대신할 제물로 하는 술법을 탐구하려 했네."
"호, 그건 확실히 시바 가문 시조님답군."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