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나무
그다지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신기해서 들었던 소문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 청주의 모충동에 살고 있지만,
어렸을 적 엔 같은 청주이지만 미평동에서 자랐습니다.
청주 분들은 아시지만 미평동엔 모 대형마트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원래 모 대형마트 입구에는 커다란 600년 정도 되는 둥구나무가 있었습니다.
제 또래 아이들은 매일 그 나무에서 놀곤 했습니다.
올라가기도 쉬웠고 여름엔 너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모 대형마트가 온다고 하였습니다.
(그즈음 우리가족은 이사를 했습니다만.)
사람들은 처음엔 다들 반대를 했습니다.
오래된 나무다 신령스런 나무다 그런 이유였습니다.
사실 사시사철 그 나무에다가 고사를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업체에서 파격가로 돈을 뿌리기로 약속했습니다.
반대하던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말이죠.
물론 오래된 집들도 많았는데 그 근처까지도 다 매입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순진하고 단순한 사람들이라 결국 마을사람들이 합의하고 나무를 잘랐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마을이 흉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집집마다 3~4달이 멀다하고 사람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동네사람들을 설득하러 다닌 집은 두 형제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모든 집들에서 줄초상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끝까지 반대하고 외로이 마트 옆에 쓰러져가는 집을 가지신 댁은 전혀 피해가 없었답니다.
지금은 거의 동네사람들이 떠나가고 마트 옆으로 많은 상가들이 들어섰지만,
아직도 외로이 있는 그 댁 분들은 무탈하게 잘 살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