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
짧아서 미안
30년전의 일인데, 한밤중에 가위에 눌렸다.
가위는 평소에도 자주 눌렸기 때문에 그렇게 무섭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때 가위에 눌리면서 처음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목소리라기 보다는 절규였는데, 그것도 많은 수의 남녀가 외치는 소리였다.
가위에 눌리는 중에 사람 목소리가 들린 것은 처음이어서, 내 머리가 이상해진거라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얼마가 지나자, 가위 눌림이 풀렸고 옆 방에 계신 부모님에게로 도망쳤다.
아버지는 주무시고 계셨지만, 깨어계시던 어머니에게 가위 눌린 얘기를 했더니,
어머니는 "세상에 별 신기한일도 있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주셨다.
나는 조금 안심하고, 부모님 사이에 이불을 펴고 잠들었다.
다음 날, 대한항공기가 추락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어째선지 확신이 들었다.
그 목소리는 이거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