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탑은 자유와 희망의 탑을 그린다면서
정작 "무엇을 타고난자 또는 권위" 라는 속성에 너무 얽매여있음.
이 "권위"를 부여하는 요소들은 10가주라는 부모, 비선별여부, 고대의힘, 시동무기 이런건데 이런걸 부여받지 못한 자들은 다 그냥 나약하고 부수적인 조력자에 불과함.
밤 동료들을 계속 같이 끌고 가고 싶지만 시우 자체가 기반에 깔아놓은 저 위계적 질서 때문에 독자들은 그 틀에 얽매여 나머지 캐릭들을 등한시하게 되고 실제로 나머지 캐릭들의 매력이 살아나기 어려움. 우리가 봤을때 분량 잡아먹는다고 느끼는 이유가 근본적으로 시우의 저 "위계질서 설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함.
이게 왜 문제냐면 보통 인간은 니체가 말했듯 "힘에의 의지"라 하여 그 심리적 원형에 신, 초월자 또는 힘을 갈망하게 되어있음. 근데 시우의 저 힘의 근원이 되는 요소들에 대한 설정이 너무 구체적이고 경직된 나머지 점점더 우리가 힘(강함)에 매몰되게 한다는거.
다른 만화들도 그렇지 않나 할수 있지만 원피스에서 루피의 뿌리가 부각되기 전, 패기와 패왕색이 나오기 전엔 고작 고무고무 열매라는 허접한 열매 먹은 주인공으로 밖에 안보였고 그런 주인공의 모험과 동료애에 좀더 집중할수 있었다는 거지. 힘이란 요소는 자연계의 강점 외에는 명확하게 특정되지 않았고 우리는 루피의 근성과 기발한 전투방식에서 미리 승부를 재단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그 절절한 전투를 응원하며 카타르시스까지 맛볼수 있었다는거야.
반면 신탑은 주인공이 강함을 얻고 그 결과를 보여주며 터뜨리는것 외에 뭐가 있을까? 시우도 그걸 알기 때문에 자주 밤레기를 만들며 독자들과 밀당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독자들에겐 그런 신탑은 과정이 의미있고 더 풍성한걸 느끼게 해주는 이성과의 섹스가 아닌 빨리 결론으로 나아가려고 충동적으로 좇는 딸감밖에 안된다는거.
나는 자유와 희망의 탑을 시우가 그리려하지만 저렇게 그 자신은 힘의 위계를 명시적으로 갈라버리는 요소들에 매몰되어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고 생각. 그 안에 집어넣은 내기나 게임적 설정, 동료를 끌고가는 그런 점들은 그냥 부수적인 추임새에 불과한거고 본질적으로 신탑은 위계에 꽉막혀 있는 그런 답답한 만화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