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아븨루가 왜 개연성이 없냐면
밤 아를렌 V 루슬렉
일단 너무 뜬금없음. 아를렌에 관한 떡밥은 고작 2부 초반에 나온 건축물 하나가 끝임. 심지어 챕터 이름도 '오른팔의 악마'로 아를렌 떡밥은 사실상 없었다고 보면 됨.
차라리 아를렌의 손을 떡밥으로 쓸거였으면 표면상 건축물 이름을 다른 걸로 해놓고 내부에서 밤이 어떤 표지판을 보고 '아를렌의 손?'하고 독백하는 장면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음.
다른 캐릭터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을때 밤이 표지판에 적힌 '아를렌의 손'을 읽자, 그 캐릭터가 "이런 식의 글자는 한 번도 못 봤는데.. 탑의 언어는 아닌 것 같은데 이런 건 어떻게 아는 거야."하는 식으로 넌지시 던져놓는게 나았음.
두번째는 '그레이스'라는 이름인지 성씨인지 모를 단어. 밤의 퍼그식 이름은 쥬 비올레 그레이스인데, 이 중 그레이스는 수장의 퍼스트 네임이기도 함. 근데 루슬렉이 작중 언급된건 고작 한번. 심지어 풀네임도 아닌 '미르치아'가 끝임. 그 밑에 해설로 미르치아를 짧게 설명하는 글도 없었음.
사실상 블로그나 나무위키까지 가서 보지 않는 이상 독자들은 미르치아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 때문에 '당연히' 밤과 루슬렉 사이에 일치하는 '그레이스'라는 키워드도 알 수가 없음.
차라리 밤이 훈련받는 동안 루슬렉이 직접 나타나서 그의 프로필을 만화 내에 간단하게 설명하고, 루슬렉이 밤에게 밤의 부모에 대한 언급을 넌지시 해뒀으면 좋았을 것 같음.
세번째는 밤의 태도. 그동안 밤이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었나? 아무리 갇혀 지내고 라헬한테 세뇌당하디시피 자랐다지만 탑에 들어오면서 정상적인 놈이라면 스쳐가듯이라도 부모에 대한 생각을 했었어야 함.
또한 이때문에 밤의 부모 이야기를 봐도 실감이 안남. 보통 캐릭터를 보고 독자들이 "이 캐릭터 부모는 누구지?"하고 생각하진 않잖아. 작품이 진행될수록 캐릭터가 자신의 부모에 관한 언급이나 태도가 나타나면 그때서야 독자들이 이 캐릭터의 부모에 관한 것을 알려고 하게 되는데 밤은 그런게 없음.
더 웃긴건 가람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난 후의 태도. 자기도 모르던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도 정신적 붕괴과 성장같은 게 없음. 그냥 "이게 내 운명?"이 끝이고 그 다음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붉바리 레이드.
사실상 이게 제일 문제임. 만약 밤이 이야기를 듣고 없어졌던 기억이나 느낌 등이 되살아나는 듯한 묘사에, 짧은 회상이라도 있었다면 떡밥은 둘째치고 이해는 감. 근데 결과는? 좆망.
마지막은 다같이 짜고 친듯한 주변인들의 말. 가람한테서 이야기를 전해들은건 이해해도, 갑자기 구스트앙이 나타나서 '아를렌의 아들'이니, 라헬이 '아를렌은 널 괴물이라고 불렀어'한다는건 도저히 이해가 안됨. 구스트앙은 그렇다 쳐도 라헬은? 왜 갑자기 아를렌을 언급하는 거지? 그동안 아무 말도 없다가 갑자기 왜 아를렌을 언급해?
개좆같은 회상은 왜 안 보여주는 지도 모르겠고 이딴식으로 개연성은 개구리한테 쳐먹여놓고 왜 독자들한테 이해를 바라는 건지 난 진짜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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