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안 나온 단역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캐릭터
단행본 16권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마양 구원군으로 출진한 왕기 장군 휘하의 등 기마대 대원입니다. 등과 똑같은 콧수염이 인상적이었고, 등 기마대의 돌격 장면마다 깨알같이 얼굴을 보여주며 활약했지요. 최후도 멋졌습니다.
나무위키 피셜이라 사실인지는 모르겠는데, 작가의 10주년 인터뷰에 의하면 등은 외모에서 알 수 있듯 서역인이라고 합니다. 물론 실제 말고 작중에서요. 중국사에서 서역이라는 말은 보통 중동까지인데, 등의 외모는 빼박 유럽인. 당시 중동에는 그리스-마케도니아계 왕국인 셀레우코스 왕조가 존재하였습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사후 그의 제국이 분열되며 세워진 국가로, 피지배층은 현지인이었지만 지배층이 그리스-마케도니아 계열의 유럽인이었던 국가입니다. 등은 아마 서아시아의 셀레우코스 제국에서 꽤 귀한 신분의 혈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 이국적으로 생긴 등 기마대 대원이 등과 같은 민족이라고 가정할 때, 상당히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셀레우코스 제국에서 유럽인의 피를 이어받은 상류층으로 태어났지만 어떠한 이유로 스텝지대(유목민의 주 이동경로였던 유라시아 북부의 초원길. 당시는 사막을 경유하는 실크로드가 개척되지 않았으니까.)를 가로질러 왔겠지요. 상당히 험난한 여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중국 서부의 진나라에 정착하고, 전장에서 공을 올려 꽤 높은 작위를 받았겠지요. 장군의 측근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이니까 당시 진나라의 20등작제 내에서 낮은 작위는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최후는 국운이 걸린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만드는 인물이네요.
이상 의식의 흐름대로 쓴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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