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현 x 정우 단편 썼다 읽어라
허억... 헉... 허억...
서양그룹 회장실.
대낮부터 두 훤칠한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울려퍼진다.
땀은 비처럼 흐르고 얼굴은 해처럼 붉어져있다.
조금 더 어려보이는 청년이 젖은 머리칼을 재수없게 쓸어올린다.
"... 이번엔 내가 이겼지?"
"... 착각하지 마라. 네가 애써 내 기술 따라하려는 게 안쓰러워서 넘어가줬을 뿐이야."
"맹실장 그런 배려도 할 줄 알아?"
"누가 네 실장이냐? 저번에도 말했지? 난 함부로 주인을 바꾸지 않는다고."
맹실장이라는 남자가 씩씩거리며 화를 낸다.
이미 얻어맞고 열을 올리느라 붉어졌던 뺨이 어째서인지 한층 더 붉어보인다.
"어쨌든 배려해준 건 맞잖아? 의외로 신사적이라니까. 신의도 지킬 줄 알고. 김민규가 따로 없네."
"뭐...!"
'하여튼 이정우... 도발 만렙이야.'
두 남자의 말다툼을 지켜보던 팔자눈썹의 거구가, 덩치에 맞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작게 웃었다.
"김인범 웃지 마라!"
"네, 네, 실장님."
"이...!"
'맹실장'은 화가 났다.
사실은 자신에게 화가 났다.
한창 자신과 말다툼을 하다가도, 치고받고 대련을 하다가도,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재수 없게 머리칼을 쓸어올리던 그 어린 놈은, '김민규'라는 이름만 나오면,
갑자기 자신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회장실 창문을 통해, 아마도 동해파 거점인 H호텔 쪽을 바라보며,
꽤 그리워하는 듯한 눈빛을 지었다.
어쩌다가 한 번씩 '이세진'이라는 이름이 나올 때도 비슷하긴 했지만, 유독 김민규 얘기가 나오면 좀 심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 모습에 화가 났다.
나는 여기 있는데. 네 눈 앞의 상대는 나인데, 어째서 네 눈 속에는 그 남자가 더 선명하게 보일까.
그리고 그런 의문을 품으며 분개하는 자신에게, 서양그룹 임시 경호실장, 맹수현은 혐오를 품지 않을 수 없었다.
"... 불쾌해서 간다, 진짜."
"그럼 계속 불쾌해하면서 들어. 벌써 가려고?"
움찔.
벌써 가냐는 말에 수현이 순간 주춤한다.
아니야.
저건 단순한 놈의 농간에 불과해. 이상찬 회장님에 대한 내 충성을 흔들려는... 더러운 농간이다.
수현은 다시 총총거리며 회장실을 빠져나갔다.
.
.
.
4년 후.
"지금 맹실장 기술 안 썼다고 삐진 거지?"
"아닙니다만!"
"뭐가 아니야? 얼굴에 다 써 있는데."
"흠흠."
여전하구만.
질투하게 만드는 남자라니까. 우리 회장님은.
수현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정우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부끄러움에 자신의 얼굴이 빨개진 것도 모른채.
끗
다음은 응식 x 정우나 상대 x 혁
같이 미치자 너도 이미 늦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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