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의 캐릭터성(스압).txt
세레나의 여행 목적이 지우를 만나는 것뿐이고, 작중 비중이 적다는 소리가 있는데
제가 보기엔 아닌 것 같습니다. 세레나는 나름대로의 비중을 개척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세레나 역시 다른 히로인들처럼 고유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겁니다.
뭐 여행목적 생각하면 이슬이는 자전거 보상 받는것 말고는 딱히 목적이 없어보이는데 이건 누구도 지적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지만 일단 무시하고 넘어갑니다.
우선 세레나는 시리즈 시작부터 지우와 만난 적이 있습니다.
캐릭터 설정 공개되고 한동안 세레나=지우의 정실부인 붐이 일었었죠?
자,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레나의 비중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요?
제 생각엔 빛나 마냥 욕을 많이 먹었을 겁니다. 빛나의 성격 역시 한 성격 한 건 아시나요?
세레나가 지금 지우가 곁에 있어서 그런 성격을 숨기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리즈가 진행되면 언젠가는 성격 문제로 갈등이 터지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라면 이건 안티에게 좋은 미끼가 되는 겁니다. BW로 피본 제작진이 열심히 XY를 살리는 마당에 이건 있던 팬들마저 떨어뜨리는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빛나가 그런 문제로 항의 먹고는 후반부로 가서 지우의 비중이 다시 늘어났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세레나의 목표에 대한 비판입니다.
지우를 만나는 것 말고는 뚜렷한 여행목적이 없다, 이게 쟁점인데, 솔직히 여행 목적을 처음부터 미래의 어떤 일, 어떤 직업과 연계해서 여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또 여행 목적을 처음부터 정하란 법이 있을까요?
뭐 있다면 있습니다. 여행 자체. 이건 중요하지 않고 계속 쓰겠습니다.
저는 장래희망을 물리학자에서 전기 엔지니어로 바꿨습니다. 현실 문제가 너무 커서요. 물리학자 꿈을 접을 때 엄청나게 낙담했던 적이 있습니다. 배워온 세월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 때문에요. 배워온 내용도 비슷하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전기 엔지니어로 틀 때도 고민했는데, 하물며 님들은 오죽하겠습니까? 한 사람의 진로를 정하는 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세레나는 자신의 꿈을 정하는 출발선에 서 있는 입장이니 더더욱 그런 것에 신중해야 합니다. 이걸 생각할 때 세레나가 작중에서 자신의 목표가 없어 보이는 건 당연한 겁니다. 오히려 이슬이나 빛나처럼 꿈을 정하고 행동한 게 특별한 거죠. 어릴 적 생각한 진로를 한번도 바꾸지 않고 이루기 직전에 있는 님들이 있다면 박수쳐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포켓몬은 전연령 애니라서 이 정도로 어렵게는 다루지 않겠지만, 꿈을 정하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선 이것저것 해보고 흥미 이상의 열정을 느껴야 하죠. 그래서 세레나가 작중에서 트리밍, 포케비전에 관심을 가진 겁니다. 그것이 7화, 8화, 21화의 내용입니다. 다만 빛나의 전철을 안 밟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세레나의 비중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세레나 메인 에피소드는 3개입니다.
7화(뿔카노레이서) 8화(트리머) 21화(포케비전)
공통점 찾았습니까? 바로 장래희망, 꿈에 대한 내용입니다.
세레나는 전직 유명 뿔카노레이서의 딸입니다. 그래서 자신도 레이서 훈련을 받았지만, 영 내키지 않아했습니다. 하지만 세레나는 다른 일상을 접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트리밍과 포케비전에 큰 관심을 보였고요. 뿔카노레이서 에피는 자기 본업이었으니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러니 목표를 정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최대한 이것저것 다 해보고 결정해야 후회가 생길 확률이 적어지죠. 세레나는 이걸 인식하고 잘 하고 있는데 우리가 너무 난리치고 조급해할 이유는 없습니다. 포켓몬은 화수가 100화는 넘는 장편이니, 시리즈 내에서 세레나가 꿈을 찾는 것을 잘 보여주면 됩니다. 굳이 꿈을 정하고 갈 이유가 없습니다. 세레나의 캐릭터 설정과 행동들이 이미 고정관념을 깨뜨린 마당에 진로 역시 고정관념을 깨겠다!고 제작진이 선언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지켜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겁니다.
제 생각엔 이것이 게임판의 사나와 설정을 확실하게 합친 것 같습니다. 7화에서는 뿔카노레이서도 싫진 않지만 다른 좋은 것도 있을 지 모른다고 했고,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세레나의 진로는 반드시 정해질 겁니다. BW로 욕먹은 제작진이 애니의 평을 깎아먹는 행위를 다시 반복할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비중이 적어서 불만인 사람도 있을 텐데 세레나의 라이벌, 새로운 포켓몬 떡밥 역시 예고되어 있습니다. 빛나만큼은 아니지만 비중을 줘서 세레나의 비중을 유지했으면 유지했지 더 줄일 것 같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세레나가 목표가 없다, 비중없다는 소리를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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