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음 1화 - 킨나라가 아이라바타에게
도시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많은 이들의 염원과 함께. 혼이 실린 절규는 스러지며 시간마저 멈춘 듯한 적막함 너머, 뿔달린 자들이 있었다. 그들의 머리수는 방금, 하나 줄었지만 뿔의 개수는 여전했다.
방금 전까지 절규를 내뱉던 앳된 청년을 큰뿔의 사내가 붙잡고 있었으며, 창을 든 한 여인은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였다. 재를...
"끝인가, 정말?" 되뇌였으나 답은 없었다. 참으로 잿빛이 가득한 날이였다. 왕은 방금전까지 불탄 재들을 만들던 자의 얼굴을 처다보았다. 그의 이름은 이제 그의 것이 아니였으며 목은 이미 몸에서 떨어져버렸지만, 마지막 웃음은 간직한 채였다.
왕은 자신이 처음 그의 품안에어 눈을 떴을때 그가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드디어 눈 떴구나! 다행이야...걱정했어! 참 내 이름은 아이라바타야. 아.이.라.바.타. 넌 이름이 뭐니?》
어린 날을 그에게 의지하였다. 그러나 같은 길을 걷는다 하더라도 서로 다른 것을 본다면 끝내 갈라진다 하였던가
서로가 서로에게 말로서 소중한 존재라 여겼을 뿐, 많은 것을 다르게 바라보았던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의 자리를 앗아가고, 동족들이 너에게 뭉친 그 순간에도 내가 어떤 상황인지 뒤돌아 보지 않았다.
내가 너를 가장 필요한 순간, 너는 오직 너의 꿈만 바라보았다.
언제나 당당한 모습이 자랑스러웠고 한심하였다.
너의 목을 조른 그 낙관도 애틋하였고 답답하였다.
'그래 너도 날 필요하지 않았다. 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반역이다. '
왕은 그리 생각하였으나 여전히 답은 없었다. 아들의 비명소리가 다시끔 들렸다. 왕이 알아채지 못한 사이 응고하고 있던 도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녹아 흘러내렸고 옛 누이의, 반역의 몸뚱아리는 재가 되어 불이 남긴 흔적과 하나되었다.
"... ..." 왕은,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였다.
2년동안 귀찮아서 미루다 미루다 안쓴 팬픽이 군대 훈련소 격리 기간 동안에 술술 써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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