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 신동엽 시
봄은 : 신동엽 시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 속에서
움트리라. //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를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 //
* 감상 : 우리가 겪고 있는 민족 분단의 비극은 ‘바다와 대륙밖’에서 온 외부적 상황의 소산물 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