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김영랑 시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 김영랑 시
‘오매 단풍들것네’
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들것네’ //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졍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들것네’ //
· 오매 : 어머나(전라 방언)
· 장광 : 장독대
· 자지어서 : 잦아지어(전라 방언)
· ‘오매 단풍들것네’ : 전라도 말씨로서 토속 언어의 시적 활용
* 감상 : 시의 핵심은 천진난만한 누이와 ‘나’의 대조적 심리에 있다. 누이는 장독대 위의 감나무를 쳐다보고 아름다움에 도취하여 ‘오매 단풍 들것네’(어머나 단풍이 들었네)라는 감탄을 연발한다. 반면에 나는 며칠 남지 않은 추석에 할 일을 생각하고 가을 바람이 잦아지니 더 추워지기 전에 해야 할 일을 걱정하고 있다. 즉, 누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기 는 순진한 영혼이요, 천진한 감성의 인물임에 비해, 나는 그러한 심성으로부터 멀어진 생활인이요, 성인(成人)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