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버지의 그림자 - 목필균
어디로 가는 길일까?
흔들리며 가는 지하철 4호선
경로석에 앉아있는 아버지
틀어진 손가락 마디 마디로도
손톱 반달도 사라진 두꺼운 손으로도
가림막 없이 살아온 세월이 보인다
조바심으로 허둥대는 허술한 일상
충무로 환승역에서 내린 투박한 그림자
왜소한 발에 신겨진 낡은 운동화로 가는 곳에는
기울어진 어깨를 마지막까지 지켜 줄
아들이 있을까?
딸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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