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어제 본 영화 서치 후기
원래 그래비티 재개봉 하는 거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아서 업그레이드랑 이거 중에 뭐볼까하다가 요새 서치가 핫하다길래 서치를 보기로 결정했어.
사실 이 영화가 관객들은 물론 영화 전문가들 반응까지 상당히 좋은 영화란 건 알고 있었지만 처음엔 크게 기대 안 하고 보러갔음.
사실 서치에서 나온 SNS, CCTV 카메라 화몀 등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는 연출 방식은 대중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들에서도 가끔 사용된 연출이거덩. 내가 아는 건 서치 제작진이 만든 "언프렌디드", 국내 영화 "혼숨" 등이 있고, 아마 그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영화들에서 이런 연출 방식이 사용됐을 거야.
그래서 그냥 SNS 화면으로 전개되는 평범한 스릴러 영화인데, 앞서 말한 영화들을 접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참신하다, 혁명이다라고 평가한 거라 생각해서 크게 기대는 안 했거든. 하지만 영화 서치를 직접 극장에서 보고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
언프렌디드나 혼숨 같은 영화들은 컴퓨터 화면으로 진행된다는 거 외엔 딱히 특별한 거 없는 흔한 페이크 다큐 형식의 영화였지만 서치는 그 이상을 보여줬기 때문이야.
페이스북, 화상전화, 구글, 야후, 지도, 텀블러, 유튜브, 유캐스트 등 수많은 어플들, 심지어 우리가 인터넷을 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까지 전부 활용하여 사건의 단서를 찾는 식으로 서스펜스를 연출하는 방식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보면서 "도대체 어떤 빡대가리가 저런 상황에서 굳이 카메라를 놓지 않고 일일히 촬영할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 정도로 억지스럽게 진행되는 다른 파운드 푸티지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찍힌 화상채팅 화면들, 뉴스 화면, 유튜브 영상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하였기에 크게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어.
무엇보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가족들의 추억을 담은 인터넷 동영상들과 옛날 버전의 윈도우 화면들, 달력에서 어머니의 퇴원 날짜가 계속 미뤄지고 결국 삭제되는 화면, 페이스북 메세지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장면 등 SNS 어플들을 이용해 등장인물들의 일대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연출 방식이었어. 대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시각적인 요소만으로도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였단 점이 정말 인상 깊었거든.
또 연출이나 기법 뿐만 아니라 영화의 스토리도 꽤 괜찮았어.
마지막에 반전에 반전이 계속 튀어나오지만 그전에 이미 "엄마가 경찰에서 일하고, 마고를 좋아하는 아이", "마리화나에 손을 대는 동생", "빅 형사가 도움을 준 범죄자들과 찍은 사진" 등 짧게 지나가지만 복선들을 충분히 깔아놔서 크게 개연성 없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 자칫하면 설명만 늘어놓는 장면이 되어서 영화의 완성도를 해칠 수 있는 범행의 동기가 밝혀지는 장면도 취조실 CCTV에서 자백하는 장면으로 설정함으로써 영리하게 해결해기도 했어.
여기에 중간중간 나오는 네티즌들을 풍자하는 장면들과 유머로 웃음을 주며 어두운 분위기를 적당히 풀어주기도 하고, 데이비드가 마고에 대해 수사하며 그동안 소원했던 부녀관계를 되돌아보는 장면, 영화 마지막에서 데이비드와 마고의 훈훈한 페메 대화를 통해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에 가족영화의 요소도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여 감동을 주었기에 가볍게 보는 재미도 줄 수 있었어.
들어보니깐 이 영화 편집하는데 2년이나 걸렸다던데 제작진들이 정말 고생 많이했을 거 같더라.
지금까지 영화 서치 리뷰였어. 101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참신한 연출 방식으로 스릴러 영화로써의 재미는 물론 가족영화로써의 훈훈함과 감동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그래비티 재개봉까지 한참 더 기다려야하는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덕분에 이런 좋은 영화를 극장에서 놓치지 않았기에 크게 후회는 안 남을 거 같아.
보니깐 이런 영화치고는 드물게 벌써 140만 관객이나 달성할 정도로 흥행도 했고, 입소문도 많이 탄 영화니깐 아직 극장에서 안 본 츄린이라면 꼭 보는 거 추천할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