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대표 "바이든 '실망 않을 것' 약속 했는데 IRA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원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앞에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뒤 3개월 만에 IRA 시행으로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26일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배런스가 홈페이지에 올린 22분 분량의 동영상에 따르면 무뇨스 본부장은 “지난해 5월 우리의 회장 미스터 정(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미국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그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상에서는 진행자가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한번 확인하자 그는 “정확하다”고 답했다. 사실상 미국 정부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미국과 FTA 맺은 한국 이점 가져야”
당시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은 서울에서 정 회장과 50분간 독대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에 총 105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내놨다.
무뇨스 본부장은 “이후 8월에 IRA에 대해 알게 됐다”며 “그리고 나서 우리 회사엔 세제 혜택 자격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IRA로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모델에는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포드‧테슬라 제품만 들어간다. 최근 독일 폭스바겐 ID.4가 추가로 포함됐다. 그는 “(대규모 공장을 짓는 상황에서) IRA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무뇨스는 특히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라며 “현대차는 다른 기업과 다른 이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국 이외에 해외에서 처음으로 제조되는 GV70 전동화 버전과 2025년이면 가동될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을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현지 상황도 전했다.
그는 “북미 지역이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에 오르는 데) 실적을 이끌었다”며 “지난해 반도체 공급 문제가 있었지만 유연한 제조 시스템으로 대처했다. 매일 생산 계획을 변경해 작업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소개했다. 2030년까지 신규 판매 자동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미국 상황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2030년까지 전기차를 68%로 채워야 한다”며 “아마도 2035년에는 100%를 맞추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실리콘밸리 회사 같은 분위기”
무뇨스는 ‘손님(Sonnim)’을 그대로 발음하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연관 지어 설명했다. 그는 “손님은 한국에서 환대를 의미한다”며 “뉴욕의 제네시스 하우스에 방문하면 진정한 손님의 의미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11월 문을 연 제네시스 하우스는 차량 전시장과 함께 한식 레스토랑, 다도 체험장 등을 갖춘 공간이다.
스페인 출신인 무뇨스 본부장은 1989년 시트로엥에서 근무를 시작해 대우·도요타·닛산을 거쳐 2019년 현대차에 합류했다. 그는 “매달 한국에 가는데 현대차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처럼 멋진 분위기가 있다”며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라기보다는 새로운 콘셉트를 받아들이는 하이테크 회사에 가깝다”고 자랑했다.
어허 IRA는 우리 윤카의 외교성과입니다
더 말하면 압수수색해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