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 떨어진데 - 윤동주
별똥 떨어진데 - 윤동주
밤이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농회색으로 캄캄하나 별들만은 또렷또렷 빛난다.
침침한 어둠뿐만 아니라 오삭오삭 춥다.
이 육중한 기류 가운데 자조하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를 나라고 불러두자.
나는 이 어둠에서 배태되고 이 어둠에서 생장하여서 아직도 이 어둠 속에서 그대로 생존하나 보다
이제 내가 갈 곳이 어딘지 몰라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하기는 나는 세기의 초점인 듯 초췌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내 바닥을 반듯이 받들어주는 것도 없는 듯하다마는 내막은 그렇지도 않다.
나는 도무지 자유스럽지 못하다.
다만 나는 없는 듯 있는 하루살이처럼 허공에 부유하는 한 점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하루살이처럼 경쾌하다면 마침 다행일 것인데 그렇지를 못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