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옆칸의 얼굴
이건 내가 1년 전 쯤에 겪은 일이야
친구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갔어
역전에서 만나기로했는데 친구가 좀 늦더라고
그 역은 2층에서 기차를 타게 되어있는데 1,2층 모두 화장실이 있어
2층은 관리가 잘되어있고 넓은 반면에
1층 화장실은 관리도 별로 안되어있고 칸도 2개밖에 없었어
난 2층까지 올라가기가 귀찮아서 그냥 1층에 있는 화장실로 들어갔어
그리고 볼일을 보려고 첫번째칸에 들어가서 앉았는데
밖에 누가 발을 질질 끌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별 신경 안쓰고 핸드폰을 확인하고 있는데
내가 있는칸 문을 똑똑똑 세번 두드리더라고
그래서 나도 똑똑 해줬는데 그 발소리가 옆칸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난 '왜 옆칸 비었는데 내칸에 와서 노크를 하고 질알이야'라고 생각했지
근데 그 순간 옆칸에서 쾅!하고 칸 사이에있는 벽을 친거야
난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서 핸드폰을 떨어트렸어
가슴은 막 쿵쾅쿵쾅거리지 짜증은 나지, 그래서 핸드폰을 주우려고
허리를 숙였는데...
옆칸 사람이 얼굴을 90도로 꺾어서
칸막이 밑 틈새로 날 쳐다보고 있었어
사람이 정말 놀라면 소리도 못지르고 움직이지도 못한다는걸
그때 알았어
나랑 눈이 마주치니까 그 남자가
천천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가더라
발은 또 질질 끌면서..
그 날 친구 만나니까 안정되면서 눈물이 펑펑 나더라...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경험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