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별과 바람의 여행자
처연한 달빛과 실처럼 풀숲 사이에 불어오는 바람만이 가득한 인적 드문 언덕에 그는 언제나 밤하늘 보며 서 있었다.
한겨울 눈처럼 내리는 유성이 아름다워-
가끔 웃어주는 둥그런 달님이 반가워 나는 항상 그곳을 거닐었었고 아이처럼 순수한 외모를 가진 그와는 자연스레 말을 주고받게 되었다.
아니 말을 주고받게 되었다지만 나 혼자만 열심히 말하고 그는 묵묵히 듣는 그런 관계였지만 내 딴에는 무엇인가 통한다고 느꼈기에 말을 주고받는다 생각했었다.
아무튼, 내가 하루에 있었던 이런 저런 일들을 얘기하고 그는 그것을 들으며 가끔 미소 지어주며 그와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져 갔고
나는 어느 날 이름도 정체도 모르는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고 언제나 그렇듯 침묵을 지키며 처음 만났을 때와 다름없이 밤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당시 끈기가 있었던 나는 그에게 재차 물었고 이상하게도 그는 시선을 내게로 돌려 어딘가 어색하지만 슬픈듯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이 누군지도 알려주지 않는 이유나 영문은 모르겠지만 이 이상 묻는다면 다시는 그를 보지 못할 것만 같아 나는 그냥 여느 때와 같이 그와 같이 밤하늘에 떠 있는 모래알갱이 같은 별을 바라봤다.
매일 밤 그와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하루가 지났다.
이틀이 지났다. 보름이 지났다. 한 달이 지났다.
반년이 지났다. 일 년이 지났다. 삼 년이 지났다.
여느 날 평소와 다름없이 별을 바라보고 있는 내게 그가 말했다.
"너와 같이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야."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그것보다 그가 말한 내용이 충격이었다.
이미 그가 나의 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어딘가 슬플듯한 미소를 짓는 그에게 혹시 진짜 마지막이면 어쩌지-
타는듯한 갈증 같은 간절함을 속에 품은 채 물었다.
"… 제가 질리셨나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 그런 게 아니야…. 단지… 시간이 됐어. 미안해…."
"그런 말 마세요…. 시간이 됐다니요…. 혹여 용무가 있으시다면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시면 되는 일 아닙니까…."
그런 간절한 나의 말에 그는 대답이 없었고,
나는 그를-
그는 여전히 밤하늘을 바라보며 유성이 세 번 내릴 만큼의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내가-
떨어지는 네 번째 유성을 볼 즈음 눈을 깜빡이자 그는 이미 흩날린 바람처럼 내 곁을 떠나있었다.
그리고 십 년 후 나는 사라진 그를 찾기 위해 여행자가 되어 탑을 올랐다.
이어지는건 음 이어지는 스토리 생각은 해놨는데
요즘 쉬는 날이 많이 없어서 잘 쓰지는 못하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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