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 “같은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위로할 수 있었으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잃은 희생자 유가족 B 씨. 고민 끝에 KBS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슬픔과 분노, 두려움 등으로 언론 앞에 서는 걸 망설였지만, 참사가 잊혀지고 유가족의 목소리가 작아져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B 씨는 인터뷰하면서 참사로 인한 슬픔으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습니다. 해가 뜨고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하는 게 두려울 정도로 괴롭지만, 문 여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에도 혹여나 아들이 돌아올 것만 같아 깜짝깜짝 놀란다고 밝혔습니다.
B 씨는 자신과 같은 유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건,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고 함께 슬퍼하며 서로 위로를 나누는 거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유가족 간에 소통하는 것과 이를 위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을 서로 연결하고 만나게 도와주는 정부의 역할은 없다고 지적합니다. B 씨가 개인적으로 노력해 얻은 다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20명 안팎입니다.
B 씨는 최근 정치권 공방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습니다. 참사 발생 직후 여야는 공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정작 애도 기간이 끝난 뒤에는 국회 국정조사 추진과 희생자 명단 공개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습니다.
B 씨는 "개탄할 노릇이다"면서 "지금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희생자 유가족을 내팽개쳐놓고 왜 자기들끼리 싸우냐?"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희생자 유가족에게 더 따뜻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습니다.
B 씨는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제가 만난 분들 대부분 명단 공개해 찬성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명단공개를 꺼려 하는 유가족도 계시지만, 다른 희생자 유가족들을 다 같이 만나서 의견을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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