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랑 살아가는 법 #05
#05 귀신과 상담했다"여기가 상담실인가요?"
귀신씨가 상담실의 방 안을 두리번거리며 말하였다.
"작아서 실망했어?"
"아뇨! 상담하기엔 딱 좋을 것 같아요! 특히 좁은 방에다가 방음벽이고 가운데에는 티슈가 놓여있고 안에서 잠그는 형식이라는 점이 특히 맘에 들어요!"
도대체 상담실이 그런 식이면 어디가 좋은 거지?
"뭐, 아무튼 상담할 때 방해하면 혼난다?"
"무슨 벌을 주시게요?"
미묘하게 기쁘다는 느낌이 드는 귀신씨의 얼굴. 귀신씨 설마 M?
"음..."
"아앗! 지금 방금 야한 생각 하셨죠!!"
"음? 별로..."
"아니요! 표정에서 다 나와요! 4초전에 제가 진우씨의 몸을 봉사하는 생각을 하셨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어요!"
범인을 지목하는 듯한 느낌으로 나를 가리키는 귀신씨. 게다가 확신에 찬 눈이다.
"아니, 그러니까."
"앗! 이번에는 저에게 부끄러운 대사를 읊게 하려는 생각을 하셨죠?!"
"별로 그런 건..."
"꺄악~! 이번에는 저를 묶어놓는!"
이번에는 팔까지 파닥거리며 소란스럽게 말하는 귀신씨.
"델루젼 브레이커!!(delusion=망상) 너의 망상을 부순다!"
"오른손만 피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내 델루젼 브레이커... 아니, 오른손을 피하는 귀신씨. 의외로 빠른데?
"나랑 그런 대화하면 좋냐?"
여자면서 남자인 나에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그런 농담을 한다는 것은 그냥 지나치기 힘든 상황이다.
"차, 착각하지 마세요! 벼, 별로 진우씨가 유일하게 저를 건드릴 수 있는 남자라서가 아니니까 말이죠! 랄까요~"
진심인건지 장난인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내가 마냥 싫지는 않은 듯 하다. 그리고 그 대사도 나름 오해를 유발한다만?
"아앗! 그 표정은 분명 제가 진우씨를 좋아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표정!!"
"아, 싫어하는구나?"
크윽! 낚인건가?! 뭐, 대충 그럴거라고 예상은 했으니 데미지는 0이다. 무르군 귀신씨!
"아뇨. 좋아하는데요?"
...
당했다!!
"하나만 하라고..."
"그건 그렇고 사람 안 오네요?"
5, 6교시인 수업중 5교시가 끝난 상황. 현재까지 아무도 오질 않았다.
"뭐, 그래도 편하니까."
"이 정도 타이밍이면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올 때도 되었는데 말이죠!"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귀신씨.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으니 무시하자.
"이 시점에 상담같은걸 받으러 오는 사람은 분명 중요한 인물일 꺼예요!"
귀신씨의 의미를 모르는 말들이 계속 이어진다. 역시 무시하자.
"저기요! 듣고 있으신가요?!"
내 귀에 대고 소리지르는 귀신씨.
"어어~ 듣고있어."
"거짓말! 제가 방금 뭐라고 한지 아세요?!"
"음... 오늘 저녁에 뭐 먹고싶어?"
"아, 저는 오징... 그게 아니라!!"
"앗! 저기 UFO가!"
"엣?! 어디요!! 가 아니라 여기 창문이 없잖아요!"
"라노베 살건데 뭐 살까?"
"아, 저는 언젠가 천마의 ㄱ... 가 아니라 왜 자꾸 무시하는 건가요?!"
어린애가 떼쓰듯 화내는 귀신씨. 의외로 잘 휘둘리는 듯 하다.
"귀신씨는 귀엽네."
"그럼요! 제가 한 귀여움 하죠! 에헷~"
손으로 V자를 만들어 윙크하면서 귀여운 포즈를 하는 귀신씨. 보통 이런 말 하면 '후엣?! 그, 그런...' 이라는 대사를 하고 부끄러워 하는게 정상 아니던가? 물론 그런 말을 할 성격의 여자아이에게 이런 소름돋는 말을 할 자신은 없지만.
상담실밖 복도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이 교실 옆인 보건실로 가는 학생이겠지.
"오오! 손님인가요?!"
귀신씨가 눈을 빛내며 밖으로 나갔다. 물론 오랜만에 귀신답게 벽을 통과해서. 이봐 아닐 가능성이 높다니까?
"여기려나..."
발걸음 소리가 상담실 앞에서 멈춘 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약 15초의 공백 후 문 두드리는 소리.
"들어와."
문이 열리고 한 여학생이 귀신씨와 함께 들어왔다. 다행이게도 귀신씨가 안 보이는 듯 하다.
참고로 나는 중학교 3학년 이기에 선생님을 제외하면 딱히 존댓말할 사람이 없다.
"상담... 받으러 왔는데요?"
"음, 잘 찾아왔어. 일단 기록을 해야 하니까 이름과 학년을 알려줄래?"
"네, 2학년 강시연이예요."
하늘색 머리카락의 오른쪽을 노란색 머리띠로 묶은 아마 사이드테일이라고 하던가? 여하튼 그런 머리모양을 하고있다. 생긴 걸 봐서는 꽤나 소심해 보인다.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같은 학교니까 마주쳐도 이상하지 않으려나?
"2학년 강시연... 그래서 여기 온 목적은?"
"그게 그러니까..."
강시연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을 머뭇거렸다. 무슨 말하기 힘든 일인걸까?
"이 여자아이 진우에게 고백하려고 하고 있어요!!"
들려오는 귀신씨의 목소리. 헛소리인것 같으니 무시한다.
"말하기 힘든 이야기라면 천천히 해도 돼. 물론 학교 끝나면 나갈 생각이지만."
"아, 네! 그러니까 그게 말이죠..."
다시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강시연.
"먼저 덥치세요! 이 여자아이 진우씨를 진짜로 좋아한다구요?!"
또 들려오는 귀신씨의 헛소리. 이젠 질리기 시작했다.
"일단 심호흡을 크게 해봐."
"아, 네! 하아~ 후우..."
심호흡을 하고는 아까보다 안정을 되찾은 눈으로 말하는 강시연.
"제 중요한 것을 되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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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뭔가 갈수록 소설이 성의없어지는 느낌은 0% 착시현상인겁니다!
그리고 전 귀신에 대한 상식레벨이 쪼렙이니 양해좀요 아핳핳;
아 근데 제 예전 이미지 이상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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