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 역사상 극사실주의로 찍힌 영화
이만희 감독의 1963년작 [돌아오지 않는 해병]. 지금도 한국 전쟁영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임.
한국전쟁 당시 한 해병부대가 압록강까지 북진해갔다가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오는 중공군과 목숨걸고 싸우는 내용.
감독은 전투씬을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으로 찍고 싶어했음[라이언 일병 구하기 노르망디씬처럼].
근데 당시 국내에 CG 기술따위 전무함. 고로 사실적으로 찍기 위해 진짜로 인원 및 총기를 동원함.
그래서 이 영화에는 등장인원 14,500명. 엑스트라 연 10만명. 실제 당시 현역 해병대원들이 사용하는 탱크 및 군용기 등을 대거 등장.
특히 하이라이트인 중공군과의 전투씬엔 1,500발의 TNT와 5,000여개 넘는 뇌관 + 3천여명의 해병대원 투입.
<배우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터지는 폭약과 배우들 얼굴 옆으로 실제 총알이 날아다니는 촬영현장>
실제같은 자연스러움을 원했던 감독은 배우들이 의식하고 피해 다닐까 봐 땅속 어디에 뭐가 묻혀있는지를 얘기하지 않았고,
압권인 건 배우들 옆에 총알이 박히는 컷의 촬영이었다.
전 군과 서울시경에서 엄선되어 차출된 특등 사수들이 배우들 몸 근처로 실탄을 빗 맞추었고,
심지어 이만희 감독 본인이 카메라 옆에서 직접 M1 개런드 소총을 잡고 사격하기도 했다.
당시 지프를 타고 지나가던 미군 장교가 촬영장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안전을 경시한 현장은 숱한 사고로 얼룩졌다.
땅에 묻은 폭약으로 인해 중공군 엑스트라 한 명의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벌어져
강남의 논 열 마지기를 구해 주는 것으로 수습한 일도 있었다.
결국 영화 흥행 수익의 절반 이상을 촬영 과정에서 입었던 이런저런 피해 보상금으로 사용해야 했던 작품.
우리에겐 이미 약 60여년 전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뛰어넘는 극사실주의 전쟁영화가 존재했었다는 사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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