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2층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2) 감독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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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은 많은데 순전히 사진떄문인듯
나는 칼리아한테 물어보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보이는 광경에 의해 잠시 몸이 굳었다. 칼리아는 입고있던 교복 비슷한 차림의 단추를 풀고 자신의 짐에서 다른 옷을 꺼내고 있었다. 약간 작았던 교복에 갇혀 있던 가슴이 풀려나며 출렁였다.
"칼리아씨!"
얼굴이 붉게 물든 채 고개를 돌리고 있는 나를 보며 칼리아는 물었다.
"아 왜? 뭘 그렇게 부끄러워해?같은 여자끼..."
역시나.
"저..아...아니아니, 전 남자라구요!"
"뭐어어어?"
칼리아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분홍색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빤히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니가? 남자라고? 아니 키도 나랑 비슷하고 얼굴도 이렇게 귀엽고 이쁜데? 목소리가 생각보다 낮긴 했다만 남자까진 아니고...어쨌든!!뭐?!!"
나는 최대한 칼리아에게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칼리아.일단 옷부터 좀..."
"꺅?!"
칼리아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후다닥 근처에 있는 흰색 잠옷을 가져다가 덮었다. 그 후 칼리아는 어색하게 서 있는 나를 보며 포켓을 꺼내서 '이렇게 귀여운 애가 남자일리가 없잖아'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헥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응-칼리아 왜?"
"감독관님!쟤 남자잖아욧!!"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곧 미친듯이 웃는 헥스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걔 남자라고? 진짜? 와 이거 미치겠넼ㅋㅋㅋㅋㅋ나 전에 있던 총시험감독관도 여자같이 생긴 남자긴 했다만 쟨 더 심하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쨌든! 그럼 제 룸메이트로 들어오진 못할텐데 얘 어떻게 하죠?"
"아. 근데 어쩔 수 없어. 지금 선별인원용 방은 비워둬야 하니까 제외하고 남는 독방이 없는데...4층 모조리 수리중이잖아."
"그럼 어쩌라고요...."
"잘해봐~"
"네? 뭐라고요? 헥스?"
"어짜피 너가 걔보다 더 쎄니까 상관없잖아. 걍 당분간 같이 살아."
뚝-
"여보세요? 헥스? 헥스? 아..."
칼리아는 계속 말하다가 전화가 끊겨진걸 알고 내 쪽을 돌아보며 한숨을 쉬었다.
"휴...어쩔수 없네. 니가 2층 써라. 내가 1층 쓸게. 잘 지내보자."
"저...제가 불편하시면 그냥 알아서 밖에서 숙소 구해도 괜찮아요..."
칼리아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다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그래도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왔을텐데 밖에서 자라고 할 순 없지. 걍 여기 있어..."
아...치유된다...헤헤...
"네. 잘부탁해요."
"그럼 가보자. 다른 감독관들한테 소개시켜 줘야지. 내일부터는 내가 직!접! '시험의 층'에서 시험 감독관을 한다는것에 대해 알려줄 테니까 오늘은 그쯤만 하고 쉬자구."
칼리아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문을 열었다.
"가자! 아라!"
"네~"
우리는 다시 내려와서 [감독관용 휴게실]이라고 쓰여 있는 표지판 안쪽의 문으로 들어갔다. 다른 감독관들을 본 칼리아는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얘들아~여기 신입 데려왔어!"
"아...안녕하세요?서 아라 라고 합니다."
난 머리를 긁으며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다른 감독관들을 둘러보았다. 통통하고 귀엽게 생긴 푸른 야구모자를 쓴 남자...토끼귀를 달고 등대를 만지고 있는 여자...그리고 붉은색 머리에 약간 정신줄을 놓은듯한 남자?여자?저사람 성별이 뭐지?
"안녕..."
"어! 엉금이다!"
나한테 인사하는 토끼귀 여자의 말을 끊으며 빨간머리가 소리쳤다.
"우와! 귀여워! 엉금이다! 엉금이! 내 어릴적 친구!"
엉금이?
"네?저..."
"안녕! 난 파도잡이 감독관 쿼에트로 블릿츠! 잘 부탁해 엉금아!"
"도데체 엉금이가 뭐에요?"
그때 그 토끼귀 여자가 빨간머리의 귀를 잡고 치우면서 대답했다.
"아 미0친놈아 좀 꺼져... 미안미안. 아라. 쟤 원래 저래. 엉금이는 저녀석이 어릴때 키우던 거북이겠지. 맨날 선별인원 볼때마다 지가 어릴적 키우던 무언가로 부르거든. 난 등대지기 감독관 시아시아야. 반가워."
"네..."
으아아아...붙임성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정말 어색해...내 성격이 이럴땐 정말 싫어진다...
칼리아가 등 뒤에서 나를 쿡 찌르더니 물었다.
"왜그래 아라. 어색해?"
"아 아뇨...그냥...뭐..."
"그래도 여기 사람들 다 착해. 뭐 랭커라는 것 자체만으로 '착하다'라고 하기 좀 애매하긴 하지만...어쨌든 편하게 대하라구."
"네. 칼리아."
그때 소년같은 목소리가 헛기침을 하더니, 아까전의 그 통통한 야구모자 남자가 다가와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아라 씨. 제 이름은 뮬 러브. 창지기 교육관입니다. 잘 지내봅시다."
왠지 모르는 포스를 느끼며 나는 약간 놀란 채로 대답했다.
"네...넵!"
"여기 러브가 우리들 중 리더야. 가장 강하기도 하구. 모르는거 있으면 나나 러브한테 물어봐. 다시한번 환영해~"
그래도 다들 좋은 사람들인것 같다. 칼리아가 말한대로 탑을 끝까지 오른 사람들을 '좋다'라고 하긴 좀 애매할지도 모르지만....뭐 어때?
"네!다들 잘 부탁드려요!"
"자~그럼 환영하는 의미에서 양념치킨 시켜 놨습니다!"
"오오오!"
나는 기쁜 기색을 보이며 다른 사람들을 보았지만, 다른 감독관들은 별로 표정이 좋지 못했다.
"왜그래요 칼리아?"
"아...또야......양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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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먹고 마시고 떠들다 보니까 밤이 깊었다. 내일부터는 감독관 교육을 받아야겠지....휴...그래도 오길 잘한것 같아. 이 기회에 이 소심한 성격이라도 고쳐봐야지...
밑에서 칼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라, 자?"
"아뇨..."
"빨리 자. 내일부터 할 일 많으니까. 난 졸려 죽겠다. 생각해보니까 닌 술은 아예 입에도 안 댔지?"
"헤헤...들켰네요...죄송해요. 근데...우리 가문 규칙이라서..."
"뭐 어때. 잘자~"
"칼리아도요..."
나는 빨리 잠들기 위해서 누워서 눈을 꼭 감았다. 잠시 후 조용하지만 조금씩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로롱-퓨-고로롱-퓨-..."
결국 일어나서 밑 층 침대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칼리아가 편하게 누워서 코를 골며 잠들어 있었다. 저 외모에 코골이라니 이미지가 확 깨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피식 웃어 보였다. 정말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자네. ㄱ...귀여워....
난 한참동안 그 자세로 칼리아를 멍하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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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이 많아보이지만 그건 100% 사진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다른건 몰라도 실력을 늘리는 걸 목표로 하는 중임 ㅇㅇ
이건 로맨스소설이 아니고
선별인원들이 들어오는 순간 아마 로맨스 비중은 팍 줄 겁니다
개인적으로 신탑 1부같은 전개를 해보고 싶었던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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