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미정) ㅡ 프롤로그. 새로운 필법도입해봤는데...
쓰라는 알게이드는 안쓰고 또 새로운 소설쓰고 앉았네요 ㅋㅋㅋㅋㅋㅋ
알게이드는 수능 끝나고 확실히 할 예정.
갑자기 문뜩 생각난 아이디어에 그만...
아, 프롤로그만 읽어선 무슨내용인지 모르실까봐..
이거, 현대 판타지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금울리는거, 감동, 없어요 ㅋㅋㅋㅋ 아, 감동은 있지만 그게 주 목적이 아니라는 겁니다 ㅋ
재밌게읽어주세요.
필법이상한가요?!@
제목?
서문.
'말'과 '이름'의 힘을 아시나요?
프롤로그.
"하ㅡ제르 님!"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한 소녀의 필사적인 외침이 가늘게 들려왔다.
ㅡ멈추어야 해.
하지만 의식과는 관계없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대지가 갈라진다.
대기가 울부짖는다.
두 눈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알수 있었다.
어두운 시야, 그 속에서 나의 것이면서도 나의 것이 아닌 입술이 열리려 했다.
ㅡ안돼.
멈추지 않는다.
ㅡ이 이상은, 안돼!
잔혹하게 내뱉어진 한마디.
"잊어라"
★
"안돼ㅡ!! 읏!"
챙!!!
조그마한 방안, 절규와도 비슷한 외침이 울림과 동시에, 그 외침을 삼키듯, 벽 한쪽에 걸려있던 액자, 책상위에 놓여있던 조그마한 화분, 플라스틱 제질의 직육각형의 서랍, 방 한가운데 놓여있는, 그위로 흰 종이들이 널브러져 있던 원형 탁자가 요란스럽게 부셔졌다.
그 난장판 속에서 푸른 계열의 침대위의 상체만을 일으킨 한 소년, 예하린.
숨이 가빴다. 기분 나쁜 진땀이 온 몸을 덮고 있었다. 살짝 긴 듯한 숱이 많고 곱슬거리는 더벅머리가 땀에 젖어, 이마와 귀, 그리고 뒷목에 축축하게 달라붙어있었다.
어지러움. 정신이 혼미했다.
가쁜 숨을 진정시키며 숙여졌던 머리를 들어올렸다. 천장을 향한다.
천천히, 긴 앞머리 사이로, 흐릿했던 시야가 회복되었다.
새 하얀, 아무것도 없는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을 덮고 있던 걸리적거리는 이불을 떨리는 손으로 걷어내었다.
온몸을 적시던 땀과 공기가 맏닿아, 식은 땀으로 바뀌어 몸의 온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ㅡ감기 조심해-!
갑자기 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무시.
문뜩, 이불의 가장자리를 붙잡고 있는 암 말기 환자와도 같은 손이 눈에 띄었다.
새하얗기 보다는 투명하다. 사이사이 튀어오른 푸른색의 핏줄에 그것을 감싸고 있는 투명한 피부가 그 푸른 빛을 받아 살짝 창백한 빛을 띄웠다.
반대 쪽의 자유로운 손으로 그 손을 어루어 만져 본다.
거칠다.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ㅡ피식.
살짝, 푸른빛을 띄우는 입술에서 실소가 흘러나왔다. 쓴 웃음.
이불을 걷어내고 드러난 초록빛 파자마 차림의 두 다리를 침대 밑으로 옮겼다.
바닥으로 부터 느껴지는 이 차가움. 기분이 좋다. 머리를 식혀주는 느낌을 받았다. 계속 이대로이고 싶을 정도로.
꽤 오랫동안 그 느낌을 잔뜩 만끽하고는, 살짝 삐걱거리는 느낌이 없잖아 있는 몸을 침대로부터 일으켰다.
다시 느껴지는 어지러움. 이건 방금 전에 느꼈던 어지러움과 조금 다르다.
시야가 깜깜하다. 흐릿한 것과는 조금 다르다.
그리고 익숙한, 머리에서 느껴지는 후끈거림과 동시에 피가 도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새 중앙 부터 천천히 회복되는 시야로 보이는, 다행히도 무사한, 하린의 키 높이 정도의 벽에 달린 조그마한 거울.
그 안으로, 하얗게 질린듯한 얼굴이 거울로 비추어졌다.
ㅡ반짝.
"......"
순간 거울로 비춰진, 하린의 얼굴에 위치한 두 눈이 붉게 반짝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착각이겠지'
ㅡ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어갔다.
하린의 시야가 거울에서 책상으로 옮겨졌다.
책상위로 6 시 30 분을 가리키는 하늘색의 원형 알람 시계. 다행인지 아닌지, 표면의 유리에만 살짝 금이 가 있을 뿐, 초침은 주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알람이 울리기까지 앞으로 1시간. 아직은 이른시간이였다.
살짝 느겨지는 피곤 함에, 다시 침대로 돌아가고 싶어졌지만, 침대위로 땀에 젖어 탁한 푸른빛을 띄우는 시트가 눈에 들어오자, 조금 참아보기로 한다.
마침 땀 때문에 여기저기 들러 붙은 잠옷에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샤워를 하자고 마음 먹고, 바닥에 널브러진 날카로운 유리조각이나 화분 조각들을 조심히 피해가며 방앞 까지 도달했다.
방문 앞 바닥에 보이는 조그마한 화분조각들을 왼발로 살짝 밀어내며 동그란 손잡이에 손을 올리는데, 눈 앞으로 살짝 부피가 큰 듯한 직사각형의 달력이 눈에 띄었다.
상단에 커다랗게 타이핑 된 숫자 12. 그리고 그 밑으로는 조그맣게 타이핑 된 숫자 1 부터 31.
1부터 23까지는 빨간색 싸인펜으로 엑스표시가 되어있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달력의 배경으로 알록달록한 발광물과 흰 눈에 의해 데코레이션이 된 커다란 나무가 그려져 있었다.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이 달력에 엑스표시가 하나가 늘어난다면, 정말 3년이 되어버린다.
아직도 그 기억'만큼'은 생생하다.
이 달력의 배경으로 그려져 있는 것과 비슷한, 커다란 나무에 파뭍혀 있던 자신을.
아니, 그 기억 뿐만이 아니라, 그 날 이후, 3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순서대로 나열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ㅡ
ㅡ그 이전의 기억은 없다.
그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고는, 다시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자신의 몸에 무슨일이 일어났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래층에서 자고있을 부모님도, 옆 방에서 자고있을 여동생도.
갑자기 밀려오는 자괴감에, 도망치듯 방을 나섰다.
바로 보이는 것은 좌우로 난 긴 복도. 그 앞으로는, 여동생의 방문이다.
문의 상단에 달린 조그마한 나무판자에 "'노크' 없이 들어오면 '포크'로 찍어 버릴거임♡" 이라는 친근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럴 기력도 없을 텐데, 이번에는 쓴웃음이 아닌 조금 달달한 웃음이 얼굴에 떠올랐다.
3년 전에 알게된 새로운 사실. 자신에겐 아빠도, 엄마도, 여동생도 있었다. 그때 가족이란 개념을 처음 알았고, 가족에 따뜻함을 처음 알았다.
하린, 자신을 위해 아픔을 나눠가져 주었던, 자신을 위해 대신 울어주었던, 가족.
그 기억을 회상하면서 느껴지는 여동생의 따뜻함에 몸안에 굳어진 차가운 것이 녹아내리는 듯한 착각이들었다.
어느새 바닥을 향하던 고개를 들어, 다시 한번 여동생의 방을 따뜻하게 바라봐준 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미소와 함께, 발걸음을 좌로, 복도의 끝에 있는 욕실로 향했다.
몇 발짝을 내딛고나니, 2갈래길로 나누어졌다. 오른쪽으로는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왼쪽으로는 이어진 복도다.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날 이후,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이 곳에 올라왔던 기억. 아직도 생생하다.
첫 계단을 오른 발로 내딛었다는 사실도, 8번째 턱을 넘다가 발을 헛딛었다는 사실도.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턱을 넘고 휘청거리던 지탱해주며 웃음을 터뜨리던 여동생의 밝은 얼굴도.
다시, 미소가 떠오른다. 점점 기력이 돌아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방금 전보다는 빠른 템포로 욕실을 향해 발걸음을 한번 한번 내딛었다.
살짝 한산한 느낌.
욕실 문을 열고 보니 천장 가까이 달린 창문이 열려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휭, 휭 하며 찬 바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욕실을 시끄럽게 울렸다.
욕실 바닥에 놓인 플라스틱 제질의 초록색 물방울 무늬 슬리퍼를 두 발에 끼어 신고, 슥, 슥 끌어 욕조를 밟고 올라섰다.
키가 그다지 큰 편이 아닌 하린이지만, 욕조를 밟고 올라서면 간신히 창문에 손이 닿는다. 여기저기 녹쓴 창문 바깥에 설치된 보호 철창에 살짝 눈길을 준후, 열려진 유리창을 왼쪽으로 밀어 창문을 닫았다.
조용해졌다.
까치발을 하던 것을 멈추고 욕조에 내려와서 보니 유리창에 대었던 오른손이 먼지에 잔뜩 더렵혀져있었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유리창에도 자신의 손바닥 자국이 찍혀있을 것을 생각하니 조금 우스워졌다.
손을 씻기위해 수도 꼭지를 틀고 세면대에 손을 올린다.
느껴지는 차가움.
뽁ㅡ 뽁ㅡ 하며 소리가 날 정도로 문질렀다.
갑자기 촥, 하며 얼굴에 물방울이 튀었다.
그것을 파자마의 소매로 닦아ㅡ
ㅡ내려고 했다.
아무리 해도, 닦아지지 않았다. 닦아내도, 계속해서 물방울이 어디선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바로 앞에 위치한 거울을, 보기를 거부한다.
차가운 물에 새하얗게 질려버린 두 손을 모아 물을 가득 담아 얼굴에 뿌렸다.
다시.
다시.
다시.
"흐으윽... 으윽"
흘러나오는 신음과도 비슷한 울음소리.
이제는 참지 못하고 거울을 올려다보았다.
웃고 있어야할 그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일그러짐의 사이로, 수돗물이 아닌 다른 것이 주름을 따라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외치고 싶었다.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할수없었다...
하린의 여동생은, 이곳에 없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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