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전쟁! (제 2화)
“제길, 이렇게 된 이상 맘 편히 있는 건 불가능할 것 같고, 최소한 친구라도 있으면 좋겠는 걸······.”
쓸쓸함이 내 몸을 휩싸고, 동시에 그 골 때리는 만렙 올힘 법사님의 모습이 점점 작아졌다.
나는 어느새 이상하다는 생각없이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이, 나 적응이 너무 빠르다고.
피곤해, 오늘 캐서린 때문에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 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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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하아암- 잘 잤다.”
눈을 비비며 일어난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이 아닌 하얀 살결에 인형이었다.
“꽤나 사실적이네, 캐서린 녀석 내 속마음을 용케도 알고 가져다 놓은 건가?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친구.”
물론 대답할 리가 없는 그 녀석에게 나는 이렇게 말을 했고,
그 인형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보기 위해서 몸을 이쪽으로 돌리게 했는데······.
“우와”
예쁜 얼굴을 한 꽤나 사실적인 여자 인형이었다.
캐서린 녀석, 생각보다 내 취향을 잘 알고 있었잖아?
고맙다, 캐서린. 네가 지금껏 한 일 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어.
“예, 예쁘다······.”
감탄이 저절로 나올 정도의 얼굴을 한 그 인형은 웬일인지 얼굴을 조금 찌푸리고 있었다.
“조금만 웃으라고. 그럼 완벽히 내 스타일······.”
이렇게 말하며 그 인형의 미간을 펴주려고 하는 순간,
인형이 눈을 번쩍 뜨더니 그대로 나의 배에 강력한 킥이 그대로 꽂혔다.
“······이 되는데······.”
나, 나는 이 상황에서도 필사적으로 그녀의 원피스 치맛속을 보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런걸 설명하고 있는거지? 아무래도 방금 충격에 뇌가 기능을 정지시킨 모양이다.
“인형이 아니잖아······.”
“변태!!”
그, 그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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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두둑”
뼈가 맞춰지는 소리에 맞춰서 내 목소리가 화음을 이루었다.
“아야야······.”
너무 셌다고, 그 발차기.
“변태, 일어났냐?? 다행히도 머리와 다르게 몸은 건강한 것 같구나.”
“당신, 처음 보는 사람한테 말이 너무 심하다고.”
제길, 차라리 인형인 편이 더 좋을 뻔 했어.
“처음 보는 사람을 만지는 변태한테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제길, 내 말은 듣지도 않는 거냐.”
“뭐, 네가 날 만지려면 내가 죽거나 또는 내가 원할 때뿐이겠지만
전자와 후자 둘 중 어느 쪽도 허락되지 않을 거다.
일단 네가 나보다 먼저 죽을 거고, 내가 너한테 그런 일을 하게 놔둘 정도로 뇌 기능이 마비될 경우는 없을 거기 때문이지.”
인형이었을 때도 이런 성격인 걸 알았음 만지지도 않았을 거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지도 않을 것 같기는 하다만.
“근데, 너는 어쩌다가 여기로 오게 된거냐?”
“내가 너에게 말을 해줘야 하는 이유라도 있나?”
“그러시겠지.”
경계의 눈초리로 날 쳐다보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슴으로 시선을······이 아니라 나는 진짜 변태인거냐?
어째서, 어째서이지?!
이제는 자동적으로 눈이 그쪽으로 가게 되는 건가?!
어쨌거나······. 인형일 때도 느꼈지만······.
이 녀석······없다.
작다기도 뭐할 정도로 무(無)의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변태로군······. 기분 나쁘니 꺼져버려!!!!!!”
공기를 가르는 듯한 엄청난 소리를 내며 날아온 그녀의 발에 맞은 나는 엄청난 속도로 위로 솟구쳤다가 떨어졌다.
“으헉-”
바닥에 널부러지며 나는 볼썽사나운 소리를 내고 말았다.
“기분 나쁘니 저기로 가서 유리벽이나 보고 있으라고.”
‘솔직히 저 벽이나 너나 다를 건 없잔아.’라는 말을 꾹 참고 나는 얌전히 구석을 향해 걸어갔다.
너무 한심하다고, 나.
“하아······.”
방금 그 장면을 몇 번을 되돌려봐도 나는 한심한 녀석이라는 결론밖엔 나오지 않았다.
높이 떴다가 추락하는 장면에서 특히······.
잠깐, 아까 얼마나 높이 올라갔었지? 아까 거의 벽에 닿을듯 말듯······.
“그거다!!!!!”
나는 바로 그 여자에게로 성큼 성큼 걸어가서 정중히 부탁했다.
“부탁이야, 방금과 똑같이 나를 차줘. 제발 부탁이야.”
“기, 기분 나쁘다! 저리 가!”
“한 번만 부탁이야, 응?”
“그러니까······저리 가라고!”
“퍼엉-”
“으악-”
난다, 하늘을 날고 있다.
나 아직 날개 달지도 않았는데? 하하하.
아니지, 아니지, 정신 차려야 한다.
고통이 너무 심해서 깜빡했지만 저 문 손잡이를 잡아야한다.
저 문만 열면 나가는 건 시간 문제이다.
“좋아, 해보는 거야!!”
나는 튀어올라가는 속도를 이용하여 벽을 세게 치고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반대편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활짝.
“오오, 드디어!!!!”
“뭐, 뭐야!! 말도 안 돼!!”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되.
그럼 어디 혼자 잘 썩어보라고 인형녀씨~~
“그럼 안녕~ 그러게 나한테 잘 했어야지.
예쁘다고 사람 무시하고 그러면 쓰나~”
미끌······.
“쿵······.”
“아하하하······. 우리 대화로 해결할까요?”
인형녀의 눈에서는 사람의 인정과 자비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빛이었다.
“대화······? 좋지, 어디 몸의 대화로 풀어보자고.”
“끄아아악-”
이상한 상상은 마시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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