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이 되어 주시겠습니까?_[프롤로그]
집 옥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쐬고 있자니 그동안의 일들이 모두 꿈처럼 느껴진다.
불어오는 바람, 눈부시지않게 부드럽게 비춰주는 달빛에 이대로 깜박 잠들뻔했다.
"이렇게 기분좋은 휴식은 얼마만이더라-"
이대로 뻗어 잠이나 잘까.생각했다가 포기했다. 모기한테 헌혈해주고싶은 마음도 없으니까.
'탁,탁'
저 멀리 옥상문 쪽에서 계단오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는 상당히 가볍게 옥상문까지 도착하자 멈추었고,
'끼이익'
오래된 철문에서 삐꺽대는 소리가들려왔다.
"아! 여기 계셨군요 수박드세요"
쟁반 한가득 수박을 담아온 여자아이는 달빛 보다 밝게 웃었다. 그모습에 나는 두근 거리면서 무언가 느껴졌다.
피곤에 취했나. 그냥 귀여운 여자아이다 정신차리자.
"갑자기 왠 수박? 집에 없었을텐데"
내가 물어보자 여자아이는 엄청난 일을해냈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번에 마트에서 낑낑대며 들고 왔다구요! 대단하죠"
자랑스럽게 '에헴' 거리는 여자아이를 보자 놀리고 싶어졌다.
"쓸데없는짓 했구만, 내가 수박 싫어하는건 생각못했어?"
내 대답이 의외였는지 여자아이는 잠시동안 경직되더니-
'히이잉'
아. 운다. 역시 눈물샘이 느슨하다니까 이녀석.
갑자기 눈물을 흘리니까 나도 당황할수밖에 없다. 일단 달래줘야지
"농담이야 농담! 나 수박 무지무지 좋아해"
보란듯이 수박을 베어먹으며 맛있는 표정을 지었다. 과일은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아서 상관없으니까.
'...'
여자아이는 잠시동안 눈을 붉힌채 말없이 바라보다가
"헤헤 그러실줄 알았어요"
언제 그랬냐는듯 미소를 지었다.
오해하지 마시길 저는 절대 이런쪽 매니아가 아닙니다. 여자아이 놀려주고 즐기는 타입이 아니라고.
'풉'
나도 모르게 웃고말았다. 여자아이의 감정변화가 빨라서 웃겼달까.
"응? 왜웃는거에요?"
궁금한지 여자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한번만더 놀려볼까.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런쪽 매니아 아닙니다.
"그냥 니가 귀여워서"
"에?"
내폭탄 발언이 끝나고 한동안 무슨소린지 이해못한듯 보이더니 '퍼엉'이란 효과음이 어울릴정도로 얼굴을 붉혔다.
"무,무,무,무슨소리인가요! 귀,귀,귀, 귀엽다니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응"
이럴떄 뻔뻔하게 결정타를 날려주자 이런반응을 보일테지 예를들면 쓰러지는행동이라던가.
"아우우우우~"
'피식~'이라는 바람빠지는소리가 들리는듯하더니 여자아이는 쓰러졌다. 음 정확하게 맞췄더니 속이 쓰리다. 어느새 나는 이런 매니아가 되어가는건가.
나는 쓴웃음지으며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정말이지 이런모습을 보면 처음만났을때가 믿기질않다니까."
남은 수박 한조각을 들며 혼잣말을 내뱉는다.
아직도 헤롱거리는 여자아이몫까지 먹어야하니 빨리 먹자. 혼자먹기엔 양이 좀많다.
"오늘 화장실 들락거리느냐 엄청바쁘겠네."
말상대도 쓰러졌겠다. 혼자서 여러가지 생각이나 하자.
수박 한입 베어 먹고 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에는 둥근달이 세상을 비추고있다.
"저 둥근달이 다시 초승달이되려면 언제까지 지나야할까."
둥근달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른사람은 이해못할 말을 했다.
"아우우 그러면 안돼요~"
어느새 잠든 여자아이는 얼굴을 붉힌채 잠꼬대를 한다. 무슨꿈을 꾸고있는거냐.
나는 여자아이의 잠꼬대를 가볍게 무시하고 회상하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일테지 이 얘와 알게된건.
어두운밤 갈라진 뒷산에서 나는 이얘를 만났다.
그때 내게 처음한 질문은,
-사신이 되어주시겠습니까?
그렇게 나와 여자아이 유나, 라는 감시자 와의 만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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