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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적어보네요. 제목은 미정입니다.
벚꽃만개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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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8 | Exp.85%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1-0 | 조회 591 | 작성일 2018-05-08 22: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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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적어보네요. 제목은 미정입니다.

" 다녀왔어. "

나의 건조한 말이 어두운 집을 울리었다. 아침에 불을 끄고 나갔기에 집은 어두워서 집이라는 공간의 따뜻함의 의미가 다소 들지 않는다. 불을 키고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전기세의 문제도 있고 굳이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고 느낄 뿐이다.

" 있어주었으면. "

무심코 중얼거렸지만 마음 속으로 정정하였다. 이곳은 나와 누군가 있었던 공간이다. 자세하게는 내가 집에 돌아올 때 즈음이면 누군가가 집에 있어주어 따뜻한 저녁, 야식을 준비해주었다. 내가 나가있는 동안 불은 켜져있었고 여러 식재료, 간식들이 소비되었지만 전혀 아깝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돌아오면 뭐랄까 마음 속 깊이 안심하고 작게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 수 있었다. 

" 벌써 1년일까... "

그러한 누군가는 이제 없다.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성과 헤어진 뒤 오랫동안은 이성과 가까이 하는 것이 꺼려지는 자신이었다. 1년 정도면 슬슬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누군가- 1년 전에 나의 곁에 있었던 그녀를 떠올리니 왠지모르게 거부감이 생기었다. 과거의 연인에 너무 조여사는 것이 인간관계 나아가 미래에 좋은 영향을 못 준다는 것 정도는 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이러고 있는다고 그녀가 돌아오는 것도 아니며 이런 나를 그녀가 보았을 때 틀림없이 울상을 지을 것이 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 잊을 수 있을리가... "

투덜거리듯 중얼거리며 집문을 닫고는 신발을 벗어 한걸음-

" 앗 차... "

그녀의 목소리가 내 뇌에서, 귀에서, 마음에서, 추억에서... 여러 곳에서 울리었다.

신발 제대로 안벗었잖아, 오늘 식사는 취소.

미안해! 다음부터는 제대로 벗을테니까...

그 말 지난 번에도 했었잖아! 바로 어제라고!

" ... 라거나. "

그러한 기억의 일부분을 회상하니 몸은 저절로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였다.

... 흥, 좋아 식사해도 괜찮아.

마지못해 나를 용서해주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쓴웃음을 지었다. 어둠이 길게 깔린 복도를 지나 문을 연다.

언제나 느끼지만 이런 요리법은 어디서 배운거야?

천천히 먹어. 밤이니까.

그러한 풍경과 추억이 눈, 뇌, 마음에...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딸깍, 하는 소리가 울리고 잠시 뒤 불이 켜졌다. 불이 켜져도 쓸쓸한 큰 방이지만 그 날들의 추억이 전등과 함께 살아나는 것 같아 마음을 후비었다. 통증이 느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주방의 전등을 켜서 냉장고를 확인하였다. 뭐 예상은 했지만 놀랄 정도로 먹을 것이 없다. 지친 밤을 충족시켜줄 간식거리는 물론 출출함을 느끼는 배를 채울 먹을 것 또한.

양치는 필수!

라는 쪽지가 남아있을까 있을리 없는 쪽지를 찾아 눈동자를 굴리었지만 역시 나오진 않았다. 하긴 하루 정도 보관하고 버렸으니 냉장고에 남아있을리 없나. 냉장고 문을 닫고 큰 방을 나와 다시 복도를 걷는다. 복도 불은 키지 않아서 아직도 어둡지만 큰 방불을 켰던지라 처음처럼 어둡지는 않았다. 왼쪽 오른쪽 벽에 문이 2개씩 있다. 왼쪽은 화장실과 창고, 오른쪽은 방 2개. 그 중 현관문에 가까운 것이 나의 방, 큰 방에 가까운 것이 남는- 그녀의 방이었다.

우선 나의 방으로 향하여 불을 킨 뒤 옷을 갈아입는다. 문은 열려 있었지만- 그녀가 있었을 때는 문을 닫아놓았었다.

문-! 닫-! 아-!

피곤하거나 지쳤거나... 어떠한 이유로 문을 안닫고 옷을 갈아입을 때 그녀가 보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고함을 외치었다. 당황하며 문을 닫고 옷을 정리한 뒤 그녀에게 달려가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아주 가끔. 가끔의 해프닝.

" 곤란한 이벤트지. "

라고 나는 떠올렸다. 지금도 떠올리기엔 민망했지만... 지루했냐 즐거웠냐를 따지면 당연히 즐거웠다. 즐거웠기에 나의 여러 곳이 기억을 떠올리고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그녀와의 기억이 싫었더라면 내가 떠올리지도 않을테지.

" 정리 좀 해볼까... "

시간은 밤이지만 오늘하지 않으면 앞으로 평생안할 것 같아 지친 몸을 이끌고 그녀의 방으로 향하였다. 불은 마찬가지로 꺼져있었다. 우선 전등을 키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책상엔 그녀의 사진이 찍힌 액자가 있었고 다 타서 사라진 초가 있었다. 1년 전, 지금. 바뀐 것이 없었다. ... 의식하자니 부끄럽지만 그녀가 입었던 옷들, 읽던 책, 사용하던 물건, 화장품 등 여러가지가 남아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녀를 잊지 못해 아픔을 아직도 느끼는 나이기에 제대로 정리를 안한 것은 당연한가. 라고는 해도 청소는 집청소 이상으로 꾸준히 하니까 그녀도 불만없을 것이다. 아마.

" 오늘만큼은 제대로 바꿔줘야지... "

다 탄 초를 바꿔준다는 것을 자꾸 까먹었지만 오늘 만큼은 초에 불을 키고는 청소를 시작하였다. 이 방에 잘 들어오지 않는지라 쓰레기는 없고 먼지만 있다. 먼지를 최대한- 그녀가 보면 지적할지도 모르지만- 깨끗이 쓸어낸 뒤 쓰레기통에 버리고 책상의 서랍을 열었다. 열쇠로 잠가놓는 꼼꼼함 때문에 이 서랍안에 그녀의 일기장이 있다는 것을 안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왜읽어라거나 왜 이제야 찾았어라거나... 둘 중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니면 둘 다 일지 상상하니 미소가 지어졌다. 일기장을 넘기었다. 이 일기장은 나와 사귄 후- 좀 시간이 지난 뒤 동거를 시작했을 때 부터 실려있다. 그녀의 집에는 나의 집에 오기 전의 일기장이 있을 터지만 그 일기장은 그녀의 가족의 물건이다. 알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집에서의 그녀와 나의 집에 동거하던 그녀에 약간 차이를 두고 있는지라 굳이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에시당초 남의 일기니까, 여러모로 양심에 찔리기도 하고. 꽤 두꺼운 일기장이지만 절반 쯤에 일기장이 끊겼다. 왜냐하면 일기를 쓰기 전인 점심에 그녀가 사고를 당해 일기를 쓰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 ........ 25일. "

끊어진 일기장에 날자를 쓴다. 초등학생 일기 숙제를 제외하고는 별로 일기를 쓴 적은 없지만 나름 줄을 열심히 채워나갔다. 연습도 나름 해봤지만 아직도 부끄럽고 묘해서 길게는 못쓸 것 같지만.

 

... 난 오늘 너의 방에서 초를 갈아주고 청소도 하고... 너의 일기를 다시 보며 추억을 떠올렸어. 좋았던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를 만났기에 축복받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생각해. 

여태껏 일기를 쓰지 않았던 것은 1년 뒤 이 날... 내가 이어가고 싶어서였어. 너는 1년 뒤가 아니라 바로 이어주는 것을 바랬을까? 하지만 미안해. 솔직하게 그때 이후로 1달간은 어떻게 보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어. 지금에서야 머리가 정리되었어. 그러니 이렇게 적을게.

.

.

.

.

........

 

" ... 누가 보면 큰 일 나겠네. "

내가 봐도 낯부끄럽지만 그녀는 만족해줄 것이다. 그야 지친 날 이렇게나 노력했으니까. 음음 하며 나의 어깨를 토닥여주겠지. 

시간은 이미 12시를 넘기었다. 벌써 그녀의 마지막 날이 지나가고 나에게 새로운 날이 찾아온 것이다.

" ... 이참에... "

그녀의 사진이 찍혀있는 액자를 책상 앞으로 땡기고 핸드폰을 꺼내어 셀카모드로 바꾼 다음- 액자와 내가 화면에 들어오도록 사진을 찍었다.

찰칵.

무미건조한 소리가 울리고 찍힌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갤러리에 들어가-

" 어? "

나의 옆에. 정확하게는 책상에 올려져 있는 사진이 나와있지 않고- 왠 하얀 연기? 덩어리가 사진과 책상을 가리고 있었다. 이게 뭐지하고 수 분간 빤히 바라보다가- 손가락으로 보이는 것이- V자로 되어 있은 것을 보고는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처럼 충격을 받았다. 심령사진이 찍힌 것이다. 그리고 이 날, 이 방에, 나의 옆에 타이밍좋게 V자를 하며 사진에 찍힐 귀신- 영혼을 생각하니 딱 한명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마른 침을 삼키고 나의 옆자리를 빤히 바라보았다. 천국이나 지옥, 신을 믿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떨리는 눈동자로 굳은 입술을 움직여 말을 걸어보았다.

" 너... 거기 있어? "

... 당연하겠지만... 답은 없었다. 하지만 대신이라고 해야할까. 떠오르기 시작하는 햇살이 나의 볼을 따뜻하게 비춰주었고 저 멀리 짹짹거리는 새의 소리가 귀를 간지럽혀주었다.

 

 

 

 

 

오타라거나 떨어지는 가독성과 재미임에도 끝까지 읽어주셧다면 감사합니다. 무언가 하나를 정하고 쓴 것이 아니라 적당히 떠오르는 대로 적은 것이라 어떨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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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6/A:568]
여래아
웹툰을 글로 읽는거 같네요 잘봤습니다.
2018-05-08 22:10:18
추천0
벚꽃만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에 거슬리는 오타라거나 오탈자는 없었죠?
2018-05-08 22:12:47
추천0
[L:46/A:568]
여래아
첨삭 하기위해 본게 아니라 작품 자체를 본거라서 오타부분은 모르겠네요
오타가 걱정되시면 한컴오피스로 작성 후 맞춤법 검사 하시는게 빠를듯?
2018-05-08 22:18:40
추천0
벚꽃만개
알겠습니다. 다시한 번 별 것 없는 작품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2018-05-08 22:19:39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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