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나들의 시 om 11시
언젠가 죽어본 적 있는 그 시간이다
달이 찼다
영원히 살 것처럼 탐욕 하는 부자들이 불쌍하다
이 별에서 꼭 해야 할 일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아는 일뿐
가을에 떠난 너의 이름을
다시 가을이 온 후에 비로소 불러보았다
아무렇지 않았다
여전히 사랑했다
산 사람들 속에 죽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서
여기가 진짜 지옥이 되지는 않는 거라고,
나에게 보낸 너의 마지막 편지에
쓰여 있었다 달빛이 따스했다
착하고 슬픈 사람들을 위해 시를 쓰겠다고
달에게 약속했다
*
믿어야 구원받습니다.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갑니다.
am과 pm의 시간에서 누군가 말한다 그 순간 om의 시간이 그믐처럼 스미며
당신……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