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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해결사M | L:6/A:35
18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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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329 | 작성일 2017-09-29 19: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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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00

꿈을 꾼다. 그 소녀를 만나는 꿈이다. 소녀는 검은색 긴 머리에 작은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다. 눈이라든가 코의 생김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얀 얼굴을 긴 머리가 덮어버려 입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꿈속에서는 분명히 본 것 같은데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매번 잊어버리고 만다.

소녀는 내가 다가갈 때마다 나를 피한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를 무서워하는 듯하다.

난 소녀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지만 끝내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소녀를 죽여 버리고 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난 소녀에게 손을 댈 수 없다. 소녀를 만질 수 없다. 소녀를 느낄 수 없다.

소녀의 차가운 손을 잡는다. 소녀의 붉은 입술에서 붉은 피가 흐른다. 묘한 가시감이 나를 뒤덮을 때쯤 난 잠에서 깬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눈을 뜬다.

 

01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만 남은 난 외삼촌에게 맡겨졌다. 외삼촌은 나를 특별히 잘 대해주지도 못 대해주지도 않았다. 언제나 나는 집에 혼자 있었고, 친구들과 놀고 싶다든가 그런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어서 꽤 괜찮은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은 외삼촌의 집과는 거리가 꽤 있는 곳이어서 나는 혼자서 살게 되었다. 외삼촌의 집에서 있을 때도 외삼촌은 언제나 일 때문에 바빠서 혼자서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에 나는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무언가에 열중인 외삼촌을 보면서 사람이 저렇게까지 열심히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니, 실은 내가 저렇게까지 열심히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 때부터였다. 묘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소녀가 나오는 꿈이었다. 난 그렇게 매일 밤 꿈속에서 소녀를 죽였다. 만약 현실에서 그 소녀를 만난다면 난 또 죽여 버리고 말까 그런 생각이 매일같이 들었다. 하지만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소녀를 알아본다는 게 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소녀가 현실에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었다. 적어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소녀를 본 적이 없었다. 살인이 나쁜 것이라고 모두들 말하지만, 막상 무엇이 나쁜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직접 그것을 실행해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무엇보다 살인이라는 것에 질려버렸다. 매일 밤 소녀를 죽여도 소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하게 살아서 또 내 꿈속에 나타났다. 그런 비일상적인 일상에 난 지쳐버렸다. 그러다 나는 그 소녀를 만나버렸다.

뜨거운 여름의 시작을 알리듯 매미가 힘차게 울어대던 어느 날, 그 소녀는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모두 자리에 앉아라. 오늘은 전학생을 소개하겠다. 최민지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최민지라고 합니다.”

힘없는 목소리로 소녀가 말했다.

긴 머리가 하얀 얼굴을 덮고 있었지만, 나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매번 내 꿈에 나타난 그 소녀였다. 소녀는 피보다 붉은색의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귀 울림이 일어났고 주위의 소음들이 모두 사라졌다. 숨쉬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내 눈동자는 똑바로 소녀를 향해 있었다. 몸 안의 피들이 뒤집어지는 듯 했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입술이 말라갔다. 소녀는 아무렇지 않게 내 옆을 스쳐지나갔다.

난 순간적으로 샤프 펜을 쥐고 일어섰다. 인기척에 소녀가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사방으로 붉은 피가 튀었다. 그 때 난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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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6/A:412]
여왕님
좋아좋아~
2017-10-13 01:02:06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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