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杞溪 ) 장날 - 박목월
아우 보래이
사람 한 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쿵둥하구나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렁저렁
그저 살믄
오늘같이 기계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잖는가베
안 그런가 잉
이 사람아.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저 살믄
오늘 같은 날
지게목발 받혀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
한 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