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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김무제 | L:57/A: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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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83 | 작성일 2020-02-17 00: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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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새해

새 아침은

산 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 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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