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춘향의 말(1) : 서정주 시
추천사-춘향의 말(1) : 서정주 시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베갯모에 놓이 듯한(뇌이 듯한) 풀꽃데미로부터
자잘한 나비 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 //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
바람이 파도(波濤)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
* 감상 : 고대소설 <춘향전> 속의 ‘춘향’이의 독백 형식으로 시적 모티프를 차용한 시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한국적인 정서의 원형을 형상화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