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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학생회장 선배
대갈맞나 | L:47/A:502
867/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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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61 | 작성일 2019-01-19 00: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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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학생회장 선배

내가 F현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의 일이다.

 

작은 시골이라 여중과 여고가 붙어있는 형태였는데 여고 학생회장선배가 선망의 대상이었다.

 

공부는 보통이었지만 스포츠 만능인데다가 외모도 성격도 남성스러운편이라 많은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다.

 

물론 나도 그런 여학생들중 하나였고.

 

여학생들은 농구라든지 테니스 같은 운동 좀 가르쳐달라고 회장선배에게 곧잘 부탁을 하러 갔다.

 

나는 당시 몸이 상당히 허약했었기 때문에 운동을 전혀 할 수가 없어서 그런 친구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친구들에 비해 사춘기도 꽤나 늦어서 초경도 얼마전에 비로소 시작했고

 

1년사이에 키가 갑자기 15센치 정도 커버려서 체력이 약해진게 아닌가하고 생각했다.

 

건강이 안좋아 늘상 핏기없이 새하얀 내얼굴을 부러워하는 여자애들도 있었지만 나는 건강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그 애들이 훨씬 더 부러웠다.

 

학교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운동중인 선배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끔씩 선배가 날 힐끔거리는 듯한 느낌도 받았지만

 

평상시 나에게 따로 특별히 말을 걸거나 한적이 없었기 때문에 단순히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늦가을 무렵 엄마와 같이 가까운 시내에 쇼핑을 하러 갔는데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 명함을 내밀면서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물어왔다.

 

명함을 받아보니 패션에 관심있는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패션잡지의 사진사.

 

따로 뭐 어디로 같이 가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엄마랑 같이 쇼핑하고 있으면 자기가 알아서 찍을거라고 했고

 

혼자도 아니고 엄마랑 함께 있는거라서 사진촬영해도 된다고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한달후 집으로 바로 그 패션잡지가 배달되어 왔는데 거기에 내 사진이 실려 있었다!

 

'어느 작은 마을에서 발견한 미소녀' 라는 제목으로 4페이지에 걸쳐서 스무장정도의 사진이 나와 있었는데

 

좀 민망하기도 했지만 내가 잡지에 실렸다는게 너무너무 기뻤다.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은 학생회장선배.

 

선배는 며칠전에 집수리를 하다가 손이 못에 찔려 시내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했다.

 

상처가 제법 큰 모양이었다.

 

몸은 괜찮은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 사진이 나온 책 자랑도 할겸 병문안을 가기로 했다.

 

혼자 가긴 쑥쓰러우니까 이웃의 친구와 함께.

 

병원 접수창구에서 선배가 입원한 병실을 물어보고 위로 올라가려는데 바로 곁에 병원 도서관이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서관에 들어가 그 패션잡지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그 잡지에서 내 사진이 실린 부분은 수십개의 칼질이 되어 있었다.

 

얼굴을 도저히 알아볼 수 없을만큼.

 

도서관 대여장부를 보니 선배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나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울고불고 떼를 써서 겨울방학기간중에 전학수속을 밟고 학교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아픈곳 하나 없이 아주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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