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4
한 아이가 친구에게 말했다.
"가지 말라는 강가에 같이 놀러 가자."
두 아이는 강가에 놀러 간다.
강가에는 어른들이 경고 했던대로,
갑자기 발이 빠지는 곳이 있어서,
물에 빠져 버린다.
아이는 정신 없이 허우적 거리다가 겨우 물 밖으로 기어나왔지만,
친구는 마구 울부짖으며 계속 물 속에서 괴로워 하고 있다.
"살려줘.
날 살려줘."
울부짖는 친구의 목소리가 너무나 무서워서 아이는 정신 없이 도망갔다.
도망가면서 멀리서 울부짖는 친구의 목소리가 계속 아련히 들려온다.
점점 멀어지면서 계속해서 들려온다.
아이의 친구는 죽었다.
세월은 흘러 흘러,
아이는 어른이 되었다.
긴 세월 지나는 동안 아이는 무서운 기억을 잊고 결혼도 하고,
자신과 꼭 닮은 아들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오랫만에 그는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옛 친척들에게 인사했다.
다음날 혼자 옛 생각을 하면서 이곳저곳 동네 어귀를 산책하던 그는,
우연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걸음이 강가로 향하게 된다.
그는 점차 그날의 무서운 기억이 되살아 난다.
죽음의 공포.
원망하는 듯 무섭게 울부짖는 죽어가는 친구의 목소리.
그러자,
희미하게 멀리서 그 때 그 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살려줘.
날 살려줘."
그는 공포에 발작을 일으킬 듯이 소리를 지르면서 온힘을 다해 달려 도망쳤다.
돌아와 보면,
사색이 된 아내가 아들이 이제껏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엉엉 울고 있다.
그제서야 깨닫는다.
강가에서 들리던 소리는 귀신의 소리가 아니라,
몰래 놀러나갔다가 죽어가는 아들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