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 신의 맨얼굴(1/4)
아침 안개에 파묻히는 길을, 한 무리의 신과 그 권족이 나아가고 있다.
한쪽은 금발에 단정한 얼굴의 남자 신.
다른 하나는, 윤기나는 흑색의 장발과 붉은 주홍빛 눈동자를 가진 엘프의 소녀.
신이 만발하는 것은 복수의 화책이었다.
흰색을 주로 한 대륜이 시시각각 흔들리고 있다.
그런 그들을, 길에서 기다리는 인영이 있었다.
"......로키?"
디오니소스의 중얼거림에, 호위인 레피야를 수반하는 로키는 "오"라고, 한쪽 손을 들었다.
"자주 오는 구만, 여긴?"
꽃다발을 들고 있는 남자 신의 등을 보며, 말을 건다.
디오니소스와 피르비스에 동반한 로키들은 도시 남동쪽 구역 [제1 묘지], 통칭 [모험자 묘지]에 발을 옮기고 있었다.
목숨을 잃은 모험자들을 위해 마련된 매장지에는, 하얀 묘석이 수없이 널려 있다.
이른 시간대도 있어서인지 로키들 이외에 사람의 그림자는 없고, 그저 조용함이 있을 뿐이다.
"아아... 이 마음을 잊지 않도록, 시간을 내서 오고 있어"
일어선 디오니소스 앞에는 여러 개의 묘들이 있다.
틀림없이, 그의 권족의 시신이 담긴 묘지다.
넉 달 이상 전, 디오뉴소스는 권족을 잃고 있다.
아마도 [극채색의 몬스터]에 관련된 일들을 목격해 버렸기 때문에.
그는 권족의 설욕을 씻기 위해, 로키들과 손잡고 원수를 쫓고 있었던 것이다.
"…"
꽃을 놓는 행위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신인 로키는 안다.
이미 아이들의 영혼은 하늘로 돌아갔다.
이 묘지 밑에 묻혀 있는 것은 단지 고기 덩어리이며, 달래야 할 억울함도, 보답 받을 사람도 없다.
디오니소스의 행동은 하계인들의 관습에 따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의 로키는 그것을 쓸데없는 행위라고,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았다.
로키 역시, 사랑스러운 권족들을 크노소스 내에서 잃어버렸으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여?"
"사과야. 그밖에는 없어."
지상에 남는 신들이 유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아이들에 대한 사죄의 뜻에, 로키도 본받으려다, 말았다.
그런 감상적인 것을 하는 것은, 소녀들을 빼앗은 악의 근원을 끊은 후라고, 그렇게 결정했다.
대신 옆에 있는 레피야가 눈을 내리깔고, 필비스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두 눈을 감았다.
"로키, 난 말했지. 도시에 있는 신은 모두 용의자, 아이들의 원수라고"
"...아아"
"나는, 반드시 아이들의 원수를 갚을 거야. 모든 일을 계획한 신에게, 응보를 치루게 할거야."
잠시 무덤을 바라보던 디오니소스는, 의사 표명을 하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그가 가슴속에 품고 있던 맹세처럼 들렸다.
"로키, 당신이 생각하는 것을 맞춰볼까? 나의 [파밀리아]는 걸리적 거리고, 가까운 시일내에 행할 크노소스의 공략 작전에 협력시킬 생각은 없다"
"…"
"하지만 굳이 말하지--- 작전에 참여하게 해주면 해"
천천히 돌아본 디오니소스의 눈동자가, 곧바로 로키를 꿰뚫는다.
로키는 실처럼 가는 한쪽 눈을 휙 열었다.
"우라노스들의 이야기는, 들었다. 그들의 숨기려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진상이 아닌 것도... 결국, 난 일을 흐트러뜨릴 뿐인 광대였어. 믿음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데려가주면 해."
그것은 간곡한 소원에도, 애원에도 비슷했다.
지금까지 거짓 가면을 쓰고, 언행으로 얼버무리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디오니소스가 드러내는 강한 의지.
결코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하나하나의 말에 힘을 쏟는다.
"이것은 이빌스 잔당들과 [더럽혀진 정령]을 무너뜨면 끝나는 일이 아니야. [도시의 파괴자]를 자처하는 녀석의 정체를 파헤쳐야 해."
".....확실히, 근본되는 녀석을 찌그러뜨리 않는 한, 또 이번과 같은 소동이 일어나겠지"
"그래. 그리고, 신을 죽이려면 신의 손이 필요해. ...아이들한테는 짐이 너무 무거워."
"…"
그것은, 틀림없이 공략 작전에 디오니소스 자신도 참가할 것을 알리고 있었다.
사람이 신을 죽이는 것은 최대의 금기, 하계의 대죄로 여겨진다.
만일 [에뉴오]의 정체가 신이라 한다면, 권족들이 위해를 가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으로 놓쳐 버리는 것은 충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한 신의 동행이다.
설마 하는 제의에 레피야와 피르비스가 번쩍 고개를 드는 가운데, 디오니소스는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 흑막을 폭로하고, 토벌하지 않으면 나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어... 제발 부탁한다, 로키"
거대 시벽의 그늘에 가려 있던 묘지의 일각에도, 한 가닥의 아침 해가 비치게 된다.
이쪽으로부터 잠시도 시선을 떼지 않는 남신의 유리빛 눈동자를 바라보던 로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알았어."
난잡하고 엉망인 것보다 깨끗하게 정돈된 걸 보고 싶지 않나요? 그런 고로 계속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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