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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층 다이아수저 나루토
하늘소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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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0 | 조회 2,266 | 작성일 2019-08-20 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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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층 다이아수저 나루토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는가?' 라는 것은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선 상당한 무게가 있는 질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노력' 역시 어느정도의 재능과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메시와 같은 재능을 타고났어도 내전중인 국가에서 태어나버려서 공보다 총을 먼저 들게되면 의미가 없는 것이고, 조던이나 코비가 하는 훈련을 똑같이 소화하더라도 키가 150cm라면 똑같은 기량을 뽐내긴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해를 돕기위해 든 아주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었다뿐이지 이미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재능과 수많은 노력들이 좌절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내가 결정할 수 없었던 나의 속성들.. 즉 인종이나 키, 외모,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능 같은 것들 때문에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는 최근 16년간의 연재를 마친 일본의 소년만화 <나루토>를 통해 개인의 재능과 노력이 불공정한 사회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꽃피워지고 좌절되는 지를 조명해보기로 한다.
 
 
※ 만화 전반의 내용을 다루므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2. 나루토 (키시모토 마사시) - 우즈마키 나루토

 
 
총평 :: 부모없이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해 흙수저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금수저 재능충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소년 만화라는 장르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을 가진 주인공이 갖은 노력끝에 대성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이다. <나루토>의 주인공 우즈마키 나루토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 역시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밑바닥이었던 나루토가 사람들의 시선을 하나둘씩 극복해나가고, 우수한 재능을 타고난 수많은 적들을 하나둘 물리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나루토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나루토의 노력과 성장은 점점 그 의미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이해하려면 또 한번 주인공 나루토의 성장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어른들에게 뜬금없이 극딜당하는 나루토>

 

2-1. 나루토의 성장환경

 
닌자와 그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사는 나뭇잎마을. 그 마을에 홀로 사는 나루토는 어릴 적 양쪽 부모를 모두 잃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의 이름도, 성도, 얼굴도 모른다. 때문에 나루토는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좁은 집에서 혼자 살고있다. 그러나 혼자사는 것보다 더 힘겨운 것은 무슨 이유에선지 차갑기만한 마을 어른들의 시선.. 사람들은 나루토를 저주받은 아이로 취급할 뿐이다. 고작 12살인 나루토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을 지자체 차원에서의 복지혜택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마을 이장이 가끔 용돈을 준다). 덕분에 닌자 학교에 다니며 여러가지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나루토였으나, 타고난 능력이 영 아닌지 성적은 늘 좋지 않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술법에도 어려움을 겪는 만년 낙제생.. 마을 차원으로 따돌림을 받는데다 삶의 수준까지 낮으니 정말 죽을맛이었을 것이다. 이쯤에서 나루토의 성장환경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부모 없음
- 돌봐주는 친척도 없음
- 1인 소년 가구
- 별다른 소득없이 지자체의 지원으로 생활 (저소득층)
- 많은 끼니를 라면으로 때움. 영양실조가 의심됨
- 영문도 모른채 마을 단위로 따돌림 받음
- 타고난 머리가 딸려 기본적인 교육과정 이수에도 어려움을 겪음
 
 
전형적인 흙수저다. <드래곤볼>의 손오공 역시 부모가 없이 자랐지만 최소한 따돌림은 당하지 않았고, 기본적으로 외계인이라 쎄기라도 했다. 그런데 나루토는 그마저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처참한 성장과정.. 얼마든지 성격이 비뚤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루토는 크게 성격이 뒤틀리지 않고 성장했는데, 그 이유는 닌자 학교에서 만난 한 선생님 덕분이었다.
 

<나뭇잎 마을 최고의 인격자.. 항상 이름 뒤에 '선생님'을 붙이도록 하자>

 
그 분의 존함은 바로 나뭇잎 마을 유일의 인격자.. 이루카 선생님이었다. 마을에서 나루토가 느끼는 삶의 고독함과 어려움을 이해해줬던 유일한 어른. 나루토는 이 선생님 덕분에 크게 모나지 않은 아이로 성장했고, 닌자 학교도 무사히 졸업했다. 물론 졸업할 수 있었던 건 마을에서 봉인된 금지된 인술을 훔쳐서 배운 덕분이었지만.. 결과가 좋은데 무슨 상관인가? 나루토는 부족한 재능과 환경을 딛고, 정식으로 나뭇잎 마을의 닌자가 되었다. 어엿한 마을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나중에보면 굉장히 소름돋는 장면>

 
어떤 뛰어난 재능도 훌륭한 환경도 없었던 나루토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꿈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뭇잎 마을의 이장, '호카게'가 되겠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호카게로 선출되는 인물은 일반적으로 마을에서 가장 명망있고 뛰어난 닌자.. 나루토에게는 정말이지 '꿈'과도 같은 일이다. 어쨌든 훌륭한 닌자가 되기 위해서는 닌자로서 여러가지 경험을 쌓고, 하급-중급-상급으로 이어지는 닌자 테크트리를 타야만 한다. 그래서 나루토는 중급닌자 시험에 응시해 마을의 다른 닌자들과 경쟁하게 되는데.. 왜인지 닌자 학교 졸업에도 고전하던 나루토가 중급 닌자시험에서는 꽤 선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건 마을 사람들이 나루토를 끝없이 견제하고 기피하던 이유와 같았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존나 쎄보인다>

 
그것은 바로 나루토의 몸안에 사악한 괴물인 '구미호'가 봉인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나루토가 태어날 당시 마을에 구미호가 쳐들어왔고, 분전했지만 구미호를 완전히 쓰러트리진 못했던 4대 호카게가 목숨과 맞바꿔 나루토의 몸안에 괴물을 봉인시켜버렸다는 것. 당시 마을에서 제일가는 닌자가 한 봉인인만큼 쉽게 풀리진 않을 것 같지만, 나루토가 빡칠 때마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걸 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듯하다.
 
하여튼 몸 안에 저런 괴물이 있는 탓에, 나루토는 죽을 위기에 처하면 방어기제로서 구미호의 힘을 무의식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아주 강력한 힘이지만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힘도 아니고, 그 때문에 마을사람들에게 십수년간 받은 수모를 생각하면 나루토 본인에게 저주면 저주였지 축복은 아니었을 것이다. 뭐 어쨌든 이런 설정 덕분에 나루토는 여러 임무와 중급닌자 시험에서 뒈졌다가 살아나기를 몇 번씩 반복하며 위기를 극복하게 된다. '그게 뭐야, 그건 구미호가 쎈거지 나루토가 쎈 게 아니잖아' 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위급할 때 구미호의 도움을 받긴 했어도, 나루토는 본인의 부단한 노력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흡사 '고스트 바둑왕'의 주인공이 나중에는 훈수두는 바둑귀신이 없이도 바둑을 잘 두게되는 그런 것 처럼.. 무엇보다 구미호가 봉인되었다는 일종의 저주를 적재적소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나루토의 성장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나루토와는 달리 닌자로서의 능력이란 능력은 다 타고난 천재, '우치하 사스케'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면서 만화는 더더욱 주제의식이라는 게 생기기 시작하는데.. 특히 이때쯤 등장한 '록 리'라는 캐릭터, 그리고 '휴우가 네지'와 나루토의 대담내용은  이 <나루토>라는 만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어느정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아니야..>

 

2-1-1. 록 리

 
록 리의 등장은 화려했다. 나타나자마자 주인공인 나루토를 패버리고, 재능충인 사스케까지 두들겼다. 아마 그의 선생이었던 마이트 가이가 제지하지 않았다면 사스케는 그 재능을 꽃피우기도 전에 불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째서 다짜고짜 나타나선 가만있는 주인공 일행을 줘팼는지는 아직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하여튼 등장과 함께 리즈시절을 찍었던 록 리.. 그 당시 록 리라는 인물의 엄청난 포스를 설명하기 위해선 록 리가 어떻게 닌자로 성장했는지를 이해해야하는데, 록 리는 닌자로서 인술이나 환술에 전혀 재능이 없는, 나루토와 비슷한 낙제생이었다. 그러나 인생의 은사 마이트 가이를 만난 후 끝없이 신체를 단련해 '체술'의 달인이 되었고, 태어나면서 재능을 물려받은 다른 닌자들을 인정사정없이 팰 수 있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후천적인 노력으로 선천적인 재능을 극복한다는 것. 록 리라는 인물은 <나루토>라는 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재능 vs 노력'의 담론에서 노력쪽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셈이다. 비록 만화였지만 록 리를 보고있노라면 없는 근성도 생기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록 리의 치세는 얼마가지 못하고 꺾이고 만다. 나루토처럼 몸 안에 괴물을 품고있는 또 다른 닌자, '가아라'와 중급닌자 시험에서 1:1로 맞붙게됐고, 록 리는 그 싸움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록 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의 노력으로 완성한 체술로 '타고난' 가아라와 맞서 싸웠고, 목숨을 건 필살기로 가아라를 시원하게 패버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절반의 성공은 이룬셈이다. 노력을 이기는 더한 노력.. 이때만 해도 독자들 중 '노력의 천재' 록 리가 더 멋지고 강력한 캐릭터로 돌아올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네지 선생님의 주옥같은 일갈. 그러나 정말 '대개' 파악했다>

 

2-1-2. 네지 선생님

 
그리고 '노력의 록 리'와 같은 조에서 대립각을 새우고 있었던 휴우가 네지가 등장해 나루토와 대결한다. 네지는 사스케와 비슷하게 특수한 능력을 가진 눈을 타고났고 (백안), 그래서 굉장히 쎘다. 네지는 가문에서 여러모로 차별을 받으며 자란 탓에 '태생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무언가' 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래서 아무 재능도 없으면서 호카게가 되겠다는 나루토에게 수많은 일침을 날리며 '노력은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정말 버릴게 하나도 없는 네지의 명대사들>

 
그리고 그야말로 떡이되도록 쳐맞는 나루토.. 마구 패면서도 일침을 멈추지않는 네지 선생님의 교육열에 나루토는 고전을 면치못한다. 그러나 나루토는 더이상 힘을 낼 수 없는 빈사상태 속에서, 근성으로 버티다가 돌연 대사 몇 개를 치더니 구미호의 힘을 이용해 환영분신술을 사용, 난데없이 네지를 발라버렸다. 그리고 쓰러진 네지에게 치는 대사..
 

<근데 그거 금지된 술법 훔쳐서 배운거잖아...>

 
'분신술은 내가 제일 못하는 술법이었어' 
 
음.. 나루토가 환영분신술을 어떻게 배웠는지를 생각해보면 좀 어이가 없긴 하지만.. 어쨌든 '주어진 운명을 극복한다' 거나 '재능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는 포착할 수 있었다. 아, 그렇구나. 노력해서 안되는 건 없구나. 나루토도 록 리도 저렇게 노력하는 데 나도 노력해야겠구나. 그러면서 앞으로도 끝없이 노력하면서 성장할 나루토가 너무 기대되는 것이었다. 분명히 그땐 그랬다. 
 

<재능충 사스케를 노려보는 노력충 록 리>

 

2-2. 노력하면 다 되는 나루토

 
나루토는 노력했다. 그 부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라이야라는 스승을 만나 상당한 성장을 거친 나루토. 4대 호카게라는 작자가 수년간 고생해 완성했다는 A급 필살기 '나선환'을 노력한 끝에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었고, 형에게 복수하겠답시고 마을을 탈출하려는 사스케와 대결, 호각지세로 싸웠다(결국 놓쳤지만). 그 이전까지 나루토와 사스케의 재능차이가 얼마나 났는지를 생각해보면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2년간의 수련 끝에 완연한 강자가 되어서 나타난다.
 
여기까진 뭐.. 별 거 없었다. 여기저기서 특출난 재능을 가진 놈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나루토는 번번히 노력을 통해 얻은 힘(+ 구미호의 힘)으로 이겨냈다. 그러나 이쯤에서 재능충인 사스케와의 성장대결 구도가 세워지게 되는데.. 잡았다 싶었더니 또다시 앞서가는 사스케를 따라잡기위해, 나루토는 새로운 술법인 '나선수리검' 이라는 걸 개발해냈다. 이전의 수많은 닌자들이 생각만 했지 구현하지는 못했던 그런 엄청난 술법이지만, 나루토는 어마어마한 노력을 해서 또 다시 짧은 시간만에 그걸 완성해낸다. 그리고 악당을 압도적으로 털어버린다. 어느새 마을의 내로라하는 강자 중 한 명이 된 나루토였는데.. 이쯤에서 나루토의 태생과 관련해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밝혀지게 된다.
 

<이럴수가... 전혀.. 생각도못한... 반전..>

 
놀랍게도 나루토는 구미호로 인해 일찍 사망한 4대 호카게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나뭇잎마을 이장님 아들.. 그렇다. 흙수저인줄로만 알았던 나루토는 원래 금수저 집안 출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나루토가 태어날 때 마침 구미호가 마을에 나타나버렸고, 양 부모는 자식에게 괴물을 봉인하는 희생을 치르며 마을을 지킨 것이다. 그야말로 살신성인. 지금 나뭇잎 마을이 멀쩡히 있을 수 있게 해준 두 영웅의 아들이 바로 나루토였다. 그런데 왜 어릴 때 취급이 그 따위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마을 이장님이었으면 남긴 재산이 조금이라도 있었을텐데 왜 거지처럼 살았는지도 알 수 없다. 어쨌든간에 나루토는 알고보니 고귀한 혈통이었던 것이다.
 
그 쯤되니 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왜 나루토가 쓱 훑어만 보고 환영분신술을 물 쓰듯이 쓸 수 있었는지, 왜 나름 재능충이라는 네지를 처바를 수 있었는지, 왜 남들은 몇 년동안 수련해야하는 술법을 얼마 안되서 익혔는지, 거기에 그걸 발전시킨 초필살기를 또 얼마안가 완성시켰는지.. 그냥 타고난 거였다. 역대급 닌자였던 4대 호카게와 생명력 하나는 쩔어준다는 우즈마키 가문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덕분이었다. 그리고, 마을의 이장이면서 나루토의 아버지였던 4대 호카게가 어째서 나루토에게 그런 끔찍한 괴물을 봉인했는지 역시 드러나게 되는데 
 

<아 그랬구나?>

 
그랬다고 한다. 나뭇잎 마을에서 힘이란 곧 권력.. 어떻게 보면 4대 호카게는 자식에게 쥐도새도 모르게 권력을 상속시켜준 셈이다. 그 덕분에 나루토는 수많은 초죽음 상태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고, 툭하면 넘치는 차크라를 뽑아내서 상대를 조져놓을 수 있었다. 맨날 라면만 먹어서 힘도 없을텐데 겁나 뛰어다닐 수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부모없이 자라면서 고생 좀 하긴 하겠지만 결국 호카게의 아들.. 몸 속에 짱 쎈 괴물도 있겠다, 재능도 물려 받았겠다, 흙수저에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였다. 
 
물론 나루토는 이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많은 노력을 한다. 페인이라는 강자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자 갑자기 '선술'이라는 걸 수련해와서 털어버렸다. 그러자 그제서야 상황파악을 하게된 나뭇잎 마을..
 

<우디르급 태세전환>

 
나루토는 금방 나뭇잎 마을의 유력한 대권후보가 됐다. 당장 이장이 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지지율이다. 괴물이네, 마을의 원수네, 저주받은 아이네 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죽어라 갈궈댔던 사람들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선량함 그 자체다.
 
그러나 우리의 나루토는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었는데, 그건 같은 반이자 라이벌이었던 사스케였다. 어릴적부터 본능적으로 목표삼았던 호카게가 눈 앞이었지만, 이대로 대권에 도전하기에는 마을의 배신자이자 전국적인 범죄자인 사스케와 절친한 사이였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 것이었다. 나루토가 안정적으로 호카게로 취임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를 써서든 사스케를 치워야하는 상황. 나루토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사스케가 범죄자인채로 다른 세력에 의해 사망한다면 대권 후보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나루토는 자신의 꿈을 위해 사스케를 본인의 손으로 처리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어.. 좋은 생각인데?>

<기득권층 카카시가 말문이 막힌 모습이다>

 
전쟁이 일어났다. 사스케가 여기저기 똥을 싸고 다녀서 긴장감이 고조된 차에, 웬 범죄집단의 철학자가 한 명 나타나선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다짜고짜 닌자 연합군이라는 게 생기고, 옛날의 적들이 다시 살아나는 등 그야말로 개판이 된 상황이다. 권력이 눈앞에 있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3단 눈깔 사스케>

 
거기에 사스케라는 놈은 또 타고난 눈깔을 이용해 겁나 쎄져서 왔다. 뭐가 타고난 게 그리 많은지... 이젠 그냥 재능과 재능의 싸움이었다. 우치하 가문의 천재 사스케의 재능이냐, 4대 호카게의 아들이자 구미호를 몸안에 갖고있는 나루토냐. 아까 노력이 재능을 이긴다든가 하는 소리를 들었던 거 같은데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다.
 
그러나 나루토는 결코 여기서 포기할 인물이 아니었다. 전쟁이 일어나긴 했지만, 여기서까지 혁혁한 공을 세우면 차기 호카게가 누가 될지는 더더욱 명백해질 것이므로.. 그래서 나루토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필요성을 느꼈고, 아버지(4대 호카게)의 유지를 이어받아 자신의 안에 있는 구미호를 완벽하게 컨트롤 하기 위해 수련에 들어간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서 성공한다. 당연하다. 4대 호카게의 아들이니까. 
 

<빼도박도 못하는 재능충 인증>

 
그런데 전쟁이 일어난 목적 자체가 '나루토 안에 있는 것과 같은 괴물들을 이용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환술을 거는 것' 을 막기 위함이라, 나루토는 닌자 연합군 입장에서 꼭꼭 숨겨놓아야하는 인물이었다. 잘못하다 잡혀서 구미호를 빼앗긴다면 꼼짝없이 적의 의도대로 되어버리는 셈이니까. 그러나 나루토는 그걸 견딜 수 없었다. 전쟁에서 공을 세워야 확실하게 자신이 호카게가 될 수 있는데, 그더러 가만히 숨어나 있으라는 건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짓이었다. 그래서 수련을 마친 후 또 쎄진 나루토는 다짜고짜 탈주해 전쟁에 참전한다. 좀 쎄지더니 이젠 눈에 보이는 게 없다. 
 

<재능충 나루토가 재능이 적은 사람들을 능욕하는 모습이다>

<이 노옴!! 우즈바야시 나루콘!! 어서 나루토의 몸에서 나오지 못할까!!>

 
이쯤되니 나루토는 예전에 지가 했던말을 기억도 못하고, 예전보다 더 제멋대로 말하며 행동하는 무법자가 되기 시작한다. 4대 호카게 아들에 마을도 한 번 구한 영웅이고, 무엇보다 존나 쎄다. 아무도 나루토를 제지하지 못한다. 나루토가 뭘 하든 무슨 말을 하든 그저 놔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람이 권력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어디까지 신념을 저버릴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와중에 노력으로 재능을 커버할 수 있다던 록 리는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다. 가끔 생사여부가 확인되긴 하는데 딱히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진 못한다. 그냥 마을닌자1 취급이다. 이럴거면 술에 취하면 더 쎄진다느니하는 설정은 왜 넣은건지..  아주 오래전 나루토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던 네지 선생님 역시 가진 재능이 부족했는지 전쟁중에 장렬하게 전사하고 만다.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어...>

 
그렇다. 나루토가 사는 세계란 재능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세계였다. 혈통이든 혈족계승이든 눈깔이든 인주력이든.. 뭘 갖든 갖고 태어나야 해먹을 수 있는 세계. 이 세계에서 재능을 이길 수 있는 건 노력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뛰어난 재능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루토는 그걸 다 갖고 태어났고, 그래서 영웅이 되었고, 그래서 호카게가 되려한다. 이쯤되면 누구말대로 그냥 전 세계에 환술을 걸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전쟁이 가면 갈수록 난장판이 되고, 마침내 닌자의 조상이네 신이네 하는 놈들까지 나오면서 나루토가 타고난 재능에도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하긴 그래봤자 인간의 아들인데.. 신을 어떻게 이긴다는 말인가? 지가 신의 아들도 아니고서야.. 
 

<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나루토는 신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신의 아들의 환생이지만.. 그게 뭔 상관이란 말인가? 하여튼 구미호와 4대 호카게 아들을 거쳐 신의 아들이라는 출생성분마저 등장.. 그래서 또 어마어마한 파워업을 했다. 사실 이쯤되면 금수저라는 말이 적절할지조차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루토는 신의 아들로서의 힘을 발휘해  여차저차해서 전쟁을 마무리 지었고, 마침내 사스케 문제까지 정리하는 데에 성공.. 
 

<마을 이장되기 진짜 힘드네>

 
마침내 마을 이장이 되는데에 성공한다.
 
 
 
우즈마키 나루토가 보여준 행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가족도 없고 재능도 없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닌자가 됐다 
→ 저주인줄로만 알았던 몸안의 구미호 덕분에 위기를 여러차례 넘겼다 
→ 알고보니 4대 마을 이장의 아들이라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다 
→ 재능덕분에 선술을 쉽게 익혔고 더 쎄졌다 
→ 몸안의 구미호는 사실 컨트롤이 가능한 거였고 그래서 더더욱 쎄졌다 
→ 사실 신의 아들의 환생이라 진심으로 완전 쎄졌다
→ 전쟁에서 이겼다
→ 마을 이장
 
 
재능이 전부인 세상에서 재능이란 재능은 다 타고난 나루토. 물론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었고 나름 열심히 했겠지만, 그건 록 리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우즈마키 나루토의 일생은 궁극적으로 '노력도 재능있는 놈이 해야한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었다. 호카게라는 꿈을 가지고 그걸 이루려면 신의 아들쯤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니까. 4대 호카게가 만들어놓은 금수저 환경이 권력을 잃고 추락했지만, 결국 물려받은 재능과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마을 이장직을 이어받는 데 성공한 셈이다. 어떻게 보면 <나루토>라는 만화는, 부모(4대 호카게)가 자식(우즈마키 나루토)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을 그린 만화다. 단지 그게 아주 길고 험난했을 뿐.. 
 
사실 꽤 많은 독자가 '흙수저인줄 알았던 나루토가 사실은 금수저였고, 노력충 코스프레를 했지만 사실은 어마어마한 재능충이었다'는 사실에 분노하기도 했다. 어쩌면 일종의 배신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동네에서 왕따나 당하던 바보형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열심히 공부해 검정고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얼마후에 보니 그 바보형은 재벌가의 잃어버린 자식이었고 이미 돌아가셨다는 부모님은 천재적 사업가였는데 하여튼 그래서 그 형도 사실은 머리가 비상한 인간이었고 이 후로 공부를 좀 더 하더니 어느새 젊은 나이로 대기업의 CEO가 되어있었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현실을 조금만 투영해서 생각한다면 나루토는 재능충인게 당연하다. 몸 안에 구미호도 없고, 4대 호카게 아들도 아니고, 신의 아들의 환생도 아닌데 단지 노력과 근성만으로 모든 걸 이겨냈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도 고작 17살에...  재능이 곧 권력인 세계에서 최강이 된 나루토가, 금수저 재능충인 것은 이루 말할 것 없이 당연한 것이다. 닌자가 나와서 불뿜고 물뿜고 나무뿜고 번개로 찌르고 눈으로 세상을 정복하는 등 별 비현실적인 요소가 다 있었던 만화였지만, 권력의 세습과정, 재능이 노력에 미치는 영향 같은 부분에서는 더없이 현실적이었던 셈이다. 
 
결론 : <수저 계급론>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나루토는 실각한 권력가의 아들로 태어나 흙수저로서 불우한 성장과정을 겪었지만, 부모가 물려준 힘과 본인이 타고난 엄청난 재능을 통해 권력을 되찾고 금수저로 복귀한 인물이다. 언제나 현실은 냉혹하다. 소년만화 역시 다를 바 없다. 환경과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다면 노력하기도 어렵다. 오랜만에 <나루토>를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단순히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출처  기억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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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심심
'노력의 천재' 록 리..!
가 이 글을 싫어합니다.
2019-08-20 23:26:33
추천0
[L:49/A:218]
카구야여사
긴글 잘 읽었습니다.
노력도 재능있는 놈이 해야한다 라는 말이 제일 와닿네요..그렇다고 노력을 하지 않는건 아닌데 ㅠㅠ
2019-08-21 00:18:56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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