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8편
"드디어 깨어났구나, 사이코스."
"여기는..."
"후부키 조의 본부야. 여긴 안전해. 언니도 더는 신경 안 쓰는것 같고 협회도 네가 사고에 휘말려서 죽은 줄 알고 있어."
"얼마나... 지난거지?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전율의 타츠마키와 대머리가 싸우던 광경인데 ..."
"꼬박 일주일 동안 누워 있었어. 이제 몸은 거의 회복된것 같은데."
"아니... 아니야... 난 오래 살지 못할지도 몰라..."
"??"
"다 기억나진 않지만.. 잠들어 있는 동안 내 정신은 어떤 동산을 거닐고 있었어. 온통 꽃밭이 펼쳐진 곳이었는데.. 난 그곳에서 '진실'을 알게됐지."
"무슨 소리야... 혹시 '제 3의 눈'에 또 뭔가 보인거야??"
"아마 그렇겠지.. 옛날에 본 것과 비슷해. 인류에겐 미래가 없어... '그'가 분노하고 있어."
"도대체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건데? '그'는 또 누구고?"
"인, 인류는.. 애초에 생겨나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오로치를 만들어 괴인협회를 결성한 것도 그것 때문이야!!!"
"사이코스?"
그녀의 눈에는 또다시 공포가 가득했다.
"내가 본 것들을... 다 말해줄 수는 없어... 미안해 후부키 회장.... 하지만 다행히도 가장 중요한 충고는 해줄수 있어. 저번에 회장과 같이 있던 그 대머리... 그가 어두운 미래를 막아줄 희망이야."
사이코스는 말을 끝마친 후 쓰러지듯이 침대에 드러누웠다.
"사이타마가 희망...?"
"..."
"아까 누가 분노하고 있다고 그랬지. 그건 누굴 말하는거야?"
"누구긴 누구야... '신'이지."
사이코스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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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자리에 왜 모였는지는 아시겠죠. 얼마 전 괴인협회 사건에 이어 네오 히어로즈의 설립까지 겹쳐서, 히어로 협회의 중요 인재들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흐아아암~~"
"배고프다..."
"Zzzz...."
"이봐, 시치. 우리가 언제부터 그런걸 신경썼어?"
"네오 히어로인지 뭔지 어차피 오합지졸이다. 우린 이 업계의 최고 권위 집단이라고. 걱정할거 없어."
간부들의 태도에 질려버린 시치는 이젠 한숨도 쉬지 않았다. 히어로 협회는 지금 존재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나 간부란 인간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심지어 이 상황에 회의에 불참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
"당신들... 마지막까지 이런식으로 나오는군."
거듭되는 사건사고로 인해 히어로 협회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라이벌 격인 네오 히어로즈는 말 그대로 승승장구 하는 중이었다. 애초에 객관적으로 봐도 히어로 협회가 네오 히어로즈보다 나은 점은 단 하나도 없었다.
어차피 히어로 협회가 망해도 '히어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간판이 바뀐것 뿐, 시민들을 지키는 히어로는 건재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시치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신들끼리 잘 해봐. 난 때려치운다."
시치는 간부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린 뒤 문을 나섰다.
"뭐?? 시치, 그게 무슨 말인가??"
"어이!!! 지금 무슨..."
"이봐!!! 돌아와!!!"
"다들 너무 한심하네요."
"...?!?"
히어로 협회의 고위 간부들만 모인 자리였다. 메탈 나이트가 특별히 신경써서 설치한 보안이 뚫릴 리가 없었다. 그러나 한쪽 구석에 서있는 머리가 벗겨진 남자는 결코 간부가 아니었고 분명히 조금 전까진 이곳에 없었다.
"히어로 협회가 부패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허무하게 망해서는 안되죠."
의문의 침입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근처에 있던 간부의 머리를 툭 쳐서 몸통과 분리시켰다. 너무 갑작스런 상황에 다른 간부들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시치는 간부들 중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입니다. 시치가 없다면 히어로 협회도 끝이죠."
"넌 대체 누구냐...?"
침입자는 질문에 대답하기는 커녕 그 자리에 있는 모든 간부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리고 나서 그는 cctv 메모리까지 해킹해서 지워버린 후 한순간에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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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을 옮긴 후 첫번째 출동인가? 그동안 놀고만 있었더니 심심했는데.'
금속 배트는 괴인 출몰 정보를 듣고 I시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히어로 협회 시절과 다른게 있다면,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에 네오 히어로즈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인 '긴급 출동용 드론'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확실히 편하긴 하네. 오, 이제 슬슬 보인다. 저쪽에 연기나는 곳이겠지?"
금속배트는 드론에서 뛰어내린 후 엄청난 속도로 질주해 괴인의 앞에 도착했다. 코뿔소 정도 크기에 도마뱀과 공룡의 중간처럼 생긴 괴인은 온 몸에서 번개를 뿜어대며 날뛰고 있었다.
※재해레벨 용 ㅡ 기신 G6
"벌써 히어로가 오는건가. 대처가 빠르군."
"뭐야... 로봇 공룡? 잡아다가 젠코한테 보여주면 좋아하겠네."
"네 전투 데이터를 받아가마."
기신 G6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속도로 건물 사이를 뛰어넘으며 금속 배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금속배트 역시 배트를 꽉 쥐며 받아칠 준비를 했다.
"합!!!!"
금속배트는 온 힘을 다해 배트를 휘둘렸으나 G6는 가볍게 몸을 틀어 회피한 뒤 앞발으로 그의 얼굴을 후려쳤다.
"컥...!!!"
그는 멀리 밀려났으나 가까스로 쓰러지지 않고 버틴 후 다시 배트를 내리쳤다. 그러나 공격이 G6의 몸에 닿자마자 배트를 타고 강력한 전류가 흘렀고, 금속배트는 멀리 튕겨나 바닥에 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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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시에 괴인 경보입니다!! 이미 A급 히어로 여럿이 당했다고 합니다!!"
히어로 협회 역시 괴인과 싸우는 중이었다. 그러나 인재들이 많이 떠나거나 은퇴한 탓에 예전처럼 일이 잘 풀리지는 않았다.
※재해레벨 귀 ㅡ 슬렌더맨
재해레벨 귀 중에서도 강함은 어중간한 괴인이었으나 히어로의 부족으로 오랫동안 퇴치하지 못했고, 뒤늦게 달려온 탱크톱 마스터와 탱크톱 군단들이 힘을 합쳐 겨우 쓰러뜨렸다.
"다들 괜찮나? 몸이나 탱크톱에 심한 상처가 난 녀석은 빨리 말해. 근처에 병원이 있어."
"마스터... 저쪽에..."
"??"
탱크톱 걸이 겁에 질려 가르킨 방향에서는 괴상하게 생긴 먹구름이 건물들을 뒤덮으며 낮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건 또 뭐야..."
※재해레벨 불명 ㅡ 화난 구름
다음 편에 계속...
그리고 참고로 앞으로도 님이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가 가끔씩 등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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