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게 문학] 아머드 ㅡ 26편
인류 역사상 두번째 신급 괴인 '미친 사이보그'는 갑자기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사라졌다. 히어로 협회도, 네오 히어로즈도, 그 이외의 어떤 공식 기관도 미친 사이보그의 흔적조차 쫓지 못했다.
하지만 뭔가를 알아챈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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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도대체 네놈은 뭐냐...."
아머드 고릴라는 겨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의 앞에는 슈트를 입은 누군가가 서 있었다.
"오해하지 마시게. 그쪽이 먼저 덤벼서 상대해준 것 뿐이고, 나는 결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네."
"그 말을 어떻게 믿지?"
"믿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말이라도 전해주게나. '요로이'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지너스 박사도 이야기할 마음이 생길걸세."
아머드 고릴라의 통신장치를 통해 대화를 듣고 있던 지너스 25호는 요로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바로 그를 들여보내 주었다.
"당신이 지너스 박사군. 난 크세노라네."
"크세노 박사... S급 히어로 '귀신 사이보그'의 동료 아닌가? 요로이에 대한 이야기는 뭐지?"
"결론부터 말하지. 미친 사이보그가 바로 요로이일세."
"...그 근거는?"
"예전에 그의 '조직'과 협력한 적이 있다네. 그들이 정의와는 거리가 먼 족속이라는 것을 깨닫고 금방 연락을 끊기는 했지만. 나는 그곳에서 현대인류의 수준으론 꿈도 못 꿀 기술을 본 적이 있지. 바로 이것일세."
크세노 박사는 어떤 기계팔을 내밀었다. 바로 요로이의 오른팔이었다.
"이건..."
"미친 사이보그의 오른팔이라네. 바다에 떠다니던 것을 회수해 왔지. 사이타마 군과 싸우던 도중 떨어져 나간 모양이네.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최강의 사이보그이자 '조직'의 리더, 요로이의 몸을 이루던 파츠와 똑같아."
"..."
"알고 있던게로군."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
"자네가 요로이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은 다 조사했다네. 내가 요구하는 것은 딱 하나일세. 그에 대해 아는 것을 전부 털어놓게."
크세노의 슈트에 달린 무기들이 일제히 지너스를 겨누었다. 그러나 지너스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지너스 박사는 죽었다."
"뭐..?"
크세노가 주변을 둘러보니 수많은 지너스들이 여기저기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말 그대로다. 우린 단순한 클론일 뿐."
"오리지널은 '신'에게 죽었어."
"우리는 너에게 알려줄만 한 것이 그리 많지 않아."
"그러니 정보를 교환하자. 요로이에게 궁금한게 많은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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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과 블래스트는 서로 싸우느라 큰 상처를 입었고 아직도 전부 회복되지 않았다. 나머지 히어로들 역시 며칠 전에 나타난 '미친 사이보그'에게 대부분이 당해버렸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드디어 다 죽여버리러 가는거지?"
"타이밍이 이렇게 좋기도 힘든데 말입니다."
"이것 역시 신의 뜻인가?"
자연교의 간부 4명은 현재 상황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움직여 그들 곁에 착지했다.
"오셨군요."
※재해레벨 불명 ㅡ 초진화체 호모 사피엔스 벨라토르
"방금 얘기하던 것은 다 들었어. 이제 나가서 날뛰어도 되겠지?"
벨라토르는 어스 가디언의 공격에 의해 생사의 갈림길에 섰고, 그 고비를 넘어 한 단계 '진화'를 했었다. 그러나 그가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것은 단지 우연일 뿐, 결국 괴인은 괴인이다. 지금껏 폭주하지 않은 것도 기적이었다.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희도 다같이 가도록 하죠."
그렇게 자연교의 간부 4명과 리더인 벨라토르는 숲 밖으로 향했고, 수 천명의 신도들이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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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교다!! 인간들은 들으라!! 지금껏 너희들은 기생충처럼 지구에 달라붙어 온갖 끔찍한 죄악을 일삼았다! 심판을 내리기 직전에 마지막 기회를 주마!! 지금 당장 그 벌레같은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는 앞으로 다가올 지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교는 이렇게 외치며 A시와 네오 히어로즈의 본부를 포위했다. 히어로 업계는 또 한 번 비상상황에 빠졌다.
"저건 또 뭐지? 괴인도 아니고 다들 인간이잖아??"
"히어로의 전력이 약해진 틈을 타 무슨 수작을 부리는건가.."
히어로 협회와 네오 히어로즈는 일단 신중히 상황을 파악하기로 하며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뭣들 하는거야."
더는 참을 수 없어진 벨라토르는 네오 히어로즈의 본부에 펀치를 날렸다. 그러자 땅이 움푹 꺼지며 건물들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조금 전까지 네오 히어로즈 본부가 있던 곳은 이제 거대한 구덩이로 변해 있었다.
"....!!!!"
"맙소사... 이젠 싸울 수 있는 히어로도 거의 없는데..."
그 광경을 지켜본 시치는 거의 쓰러질 뻔했다. 일격에 네오 히어로즈를 처리한 벨라토르는 이제 히어로 협회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벨라토르가 A시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누군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비켜."
벨라토르는 주먹을 대충 휘둘렀으나, 상대는 기묘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흘려버렸다.
"...?"
의아해진 벨라토르는 다시 주먹질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뭐야? 신기하네."
"겨우 이게 신기해? 더 신기한걸 보여주지."
※신살순격
그는 다름아닌 가로우였다. 가로우는 엄청난 속도로 벨라토르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벨라토르는 신기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연타를 잠깐 맞아주다가 순식간에 가로우의 배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컥....!!!!"
괴해신살권으로 흘려냈음에도 피를 토할 정도의 데미지였다. 가로우는 급히 정신을 가다듬고 벨라토르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진짜 이상하네. 분명히 때렸는데 제대로 맞는 느낌이 없어."
벨라토르는 어느새 가로우의 뒤에서 주먹을 쥔 채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은 가로우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또다시 공격을 피했다.
'젠장... 이 녀석도 괴물이잖아...'
가로우는 원래 속세의 일에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며칠 전 미친 사이보그가 대부분의 히어로들을 전투불능으로 만들었기에 그들이 회복될 때까지만 어쩔 수 없이 '괴인사냥'을 하던 중이었다.
며칠 동안 히어로들이 쓰러진 틈을 탄 괴인들은 많이 있었으나 전부 가로우에게 몰살당했기 때문에 큰 혼란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가로우가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움직임이 꽤 특이하네. 얼마나 버틸지 볼까?"
벨라토르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움직이며 가로우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천재적인 무술 실력과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감각이 없었더라면 이미 수백번은 넘게 죽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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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리더와 싸우고 있다."
"신경쓰지 마세요. 히어로 협회 따위는 우리끼리도 충분합니다."
자연교의 네 간부들은 각자 한 방향씩 4방향으로 흩어져 히어로 협회를 습격했다. 수 천명의 신도들 역시 간부들을 따라 끝없이 모여들었다.
"자... 시작한다."
※재해레벨 용 ㅡ 대폭락 대공
대폭락 대공의 주변에 빛의 구슬들이 떠오르더니 사방으로 날아가 폭발했다. 히어로들이 몇 번이고 덤벼들었지만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쓸려나갔다. 그렇게 일방적인 광탄 폭격이 계속되던 도중, 누군가가 폭발을 뚫고 대폭락 대공에게 달려들었다.
"?!?!!"
온 몸이 불타며 뼈와 근육이 드러난 상태로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대폭락 대공은 황급히 물러섰다.
※S급 4위 ㅡ 좀비맨
"깜짝 놀랐군... 불사신이라고 불리는 히어로는 알고 있다."
"알고 있으면 여길 오지 말았어야지. 너도 신인가 뭔가 하는 놈에게 힘을 받은거냐?"
"...네가 그런걸 어떻게 알지?"
"아, 그건 바로"
좀비맨은 말하다 말고 갑자기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대폭락 대공은 미세한 광탄으로 총알을 증발시켜 버렸다.
"아깝네."
"소용없다."
대폭락 대공은 그 말과 함께 수없이 많은 광탄을 흩뿌렸다. 굉음과 섬광이 끊이질 않았고 그 일대는 완전히 평지가 되었다. 좀비맨의 모습 역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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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인간들...!!"
※재해레벨 용 ㅡ 니트족 교황
니트족 교황이 소리치자 신비한 힘에 의해 주변의 땅이 조각나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신의 심판이 있으리라!!!"
땅의 파편들은 엄청난 속도로 소용돌이치며 주변의 모든 것을 믹서기처럼 갈아버렸다. 그러나 갑자기 소용돌이의 속도가 느려지더니 완전히 멈췄다.
"에스퍼 자매가 온거냐? 아니... 다른 하나는 누구지?"
"너같은 녀석은 언니가 나설 필요도 없지."
※A급 25위 ㅡ 지옥의 후부키
"아니 나는 왜 끌고 온거야..."
※사이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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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긴 창을 휘두르며 날뛰고 있었다. 창에서 발생하는 참격만으로 건물들이 젤리처럼 잘려나갔다.
"크하하핫!!!!!"
※재해레벨 용 ㅡ 방구석 여포
"지금이다!!! 등을 노려!!"
방구석 여포가 공중에 점프한 틈을 타 A급 히어로들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히어로들의 공격은 그의 옷자락조차 뚫지 못했다.
"으... 으아아악!!!!"
방구석 여포의 창이 히어로들을 토막내려는 순간, 누군가 검을 휘둘러 공격을 막아냈다.
"너희는 멀리 물러나라. 이 녀석은 내가 상대한다."
※S급 7위 ㅡ 구동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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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님? 안 들어가십니까?"
"싸우러 오긴 했지만 이리저리 돌아다니긴 귀찮단 말이죠.. 저는 길목이나 지키고 있겠습니다. 대신 이쪽으로 도망오는 히어로들은 제가 처리할테니 여러분은 대충대충 싸워주세요."
※재해레벨 용 ㅡ 대공황 수상
대공황 수상이 손짓을 하자 빛나는 나무 줄기같은 것이 생겨나 사방의 길목을 막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도망쳐 나오는 히어로는 없었다.
'이상하네... 신도들 선에서 다 정리된건가? 생각보다 너무 약하잖아.'
물론 그건 아니었다. '괴인협회' 사건과 '드래곤 엠페러 사건'을 겪고도 아직도 히어로를 하고 있는 자들이 겨우 이런 싸움에서 도망칠 리가 없던 것이다. 어쨌건 기다리다 지친 대공황 수상은 결국 직접 들어가기로 했다.
그 순간, 그의 등 뒤의 빛나는 나무가 수천 토막으로 분해되었다.
※S급 3위 ㅡ 아토믹 사무라이
"하드보일드하면서 인정파 히어로인 아토믹 사무라이 등장!!"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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