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에는 그냥 책 안읽는 사람들이 만화보니까 생기는 문제 같네요.
파천신군은 암존을 뛰어넘는 무공.
용비는 무공은 뛰어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승리하는 자.
이렇게 결론이 나옵니다.
원래 한국말뿐만이 아니라 모든 말은 문맥을 봐야 하는거지, 문장 하나 하나로 독해하는거 아닙니다. 그러니 '내 몸이 멀쩡했으면 너희가 본좌를 뛰어 넘을 수 있겠느냐!'라는 한 문장만 보고 용비 < 암존을 주장하는 거죠.
전반적 서술의 구조는 자신이 절대강자라 자부했던 암존이 마지막에 회의를 가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자존심때문에 부정하면서도 내심 천존의 말을 마음 한구석에 담아둬서 갈등하고 있는거죠.
천존은 암존이 꺾이는 경우를 두가지 제시합니다. 하나는무공은 약하지만 암존을 이기는 자. 다른 하나는 암존을 능가하는 힘. 전자는 개연성상 용비고, 후자는 해당 말 직후 파천신군을 비춰주니 파천신군이 높습니다.
결국 해당 구조는 갈등과 회의로 되어 있기에 생각이 서로 부딪칩니다. '나는 최강이다. 그건 틀림없다. 하지만... 하지만...' 뭐 이런거죠.
인터넷 세대 분들이 특유의 간결한 묘사에 익숙해져서 복잡한 심리묘사를 이해 못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무조건 내가 세다!'라던가 '무조건 내가 약하다!'만 이해하지,'내 자존심은 내가 최강이라 말하는데 마음 한구석에서는 걸린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인정하기 힘들다' 이런 심리를 이해 못하고 있습니다.
이거 수능 문학 부문에 나오면 보기 아래와 같을걸요.
다음 중 틀린 것을 고르시오.
1. 암존은 자신의 자존심과 천존의 말 사이에 갈등하고 있다.
2. 삶의 마지막 순간에 암존은 자신에게 회의가 들고 있다.
3. 암존은 무척이나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다.
4. 천존과의 만남은 암존의 가슴 속 한구석에 있었다.
5. 암존은 스스로 말했듯 여전히 절대무적이며 누구도 넘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입시교육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독해는 배우니까...
요약하자면 전체를 해석하면 암존은 자존심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그 두 케이스가 용비와 파천이구요.
용비 vs 암존은 경과가 전혀 안나왔지만 암존의 의식은 확실히 나왔습니다. 싸움은 경과없이 결과만 보면 안되는게, 파천과의 싸움도 결과만 보면 파천의 패배니까요.
대사 하나만 가지고 해석하는 분들은 세익스피어에서 사람들이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는 부분에서 독해 포기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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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술 구조로 봤을 때 둘이 동급, 각각 무공의 극한과 기량의 극한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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