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57화 스포일러

"결국... 선발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없는 것 같군."

구휘의 말로 이번화가 시작됩니다. 구휘, 용비, 도겸, 진가령, 소진홍 등이 한 방에서 회의를 합니다.

'황규를 이긴다 해도 당 숙부(당간)까지 제압해야 하는 조건이었으니 통과할 수 있을 리가....'

진가령이 속으로 생각합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1차전을 맡은 황규가 휴식도 없이 수십 명을 때려눕혔는데....

구휘가 도겸에게 말을 붙이며 구휘와 도겸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풍진방주는 선별 방식에 이의 없는가?"

"예. 쓸데없는 희생을 줄일 수 있게 됐으니 오히려 잘된 일입니다!"

"이해해 줘서 고맙군. 자, 그럼 되도록 간단히 설명하지. 천곡산으로 향하는 동서남북 각 방향의 길목을 파천문 측에서 선별한 무인들이 지키고 있을 것이다. 아마... 천곡칠살로 불리는 자들로 추정되는데 누가 어느 곳을 지키고 있을지에 대해선 따로 정보가 없다. 단, 남쪽 방향은 파천문주의 요청으로 우리 두 늙은이가 맡기로 했으니 자네들은 각각 나머지 세 방향 중 한 곳을 택하면 된다. 규칙은 간단하다. 일대일로 승부를 겨루되 상대가 패배를 인정하거나 죽을 경우에만 끝난다. 승패가 갈리면 패한 쪽의 다른 참가자가 상대편 승자에게 대결을 청할 수 있는데 역시 일대일 승부로 규칙 또한 같다. 그러나 우리 쪽은 자네들이 패할 경우, 다른 참가자가 없으니 참고만 해두도록."

"파천문 쪽의 '참가자'들을 다 꺾으면 어떻게 됩니까? 더 이상 도전하겠다는 이가 없으면...?"

"다른 쪽 승부에 참가할 수 있네. 우리 쪽 참가자가 패할 경우, 대결을 청하는 방식일세."

"만약 다른 쪽 승부에 참가할 생각이 없으면... 그땐 천곡산으로 가서 파천문주에게 대결 신청을 해도 되는 겁니까? 아니면 파천문주와 싸우는 건 네 곳의 승부가 마무리된 뒤라야 가능한 겁니까?"

"당연히... 곧바로 파천문주에게 가는 것도 가능하다."

구휘는 도겸, 진가령, 소진홍을 모두 바라보며 '질 거란 생각을 하지 않는 건 셋 모두 마찬가지군.'이라고 생각합니다. 구휘가 다시 입을 엽니다.

"또 질문할 게 남았나?"

진가령이 질문을 합니다.

"언제 시작하는 건가요?"

"저쪽은 이미 준비를 마쳤다는 연락이 있었다. 우리가 각 지점에 도착하는 즉시 시작이라 보면 된다. 허나 저쪽이 준비를 끝냈다고 해서 우리가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 각자 정리할 일이 있으면 정리한 뒤에 출발하도록!"

소진홍이 입을 엽니다.

"딱히 정리할 만한 일이 없다면 지금 당장 떠나도 괜찮습니까?"

"물론이네."

"알겠습니다. 그럼...."

도겸, 진가령, 소진홍이 나갑니다. 계속 구휘 뒤에 서 있던 용비가 구휘를 떠봅니다.

"수상한데? 영감...?"

구휘와 용비의 대화가 잠시 이어집니다.

"또 뭔 말이 하고 싶어서 시비냐."

"다른 두 아이는 몰라도 가령이한테는 한 마디쯤 해 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예를 들면, '후회 없이 싸우되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다.'라든지 '자신보다 고수에게 당하는 패배는 굴욕이 아니다. 죽기보다는 차라리 패배를 인정하거라.' 같은 거 말야... 설마... 네놈이 전부 해결해 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쓸데없는 소리 할 시간 있으면 떠날 채비나 해."

"... 채비랄 거나 있나. 언제 출발할 생각인데?"

"지금!"

"뭐? 자, 잠... 아니, 왜 그렇게 서두르는 거야? 아직 할망구랑 회포도 못 풀었는데...."

"며칠 떨어져 있었다고 회포야, 회포는. 헛소리 말고 빨리 준비해!"

소진홍이 걸어가고 있는데 갈색 말을 탄 양정학이 백마 한 마리를 이끌고 소진홍에게 다가오며 말을 겁니다.

"걸어서 가기엔 먼 거리야. 말을 타고 가는 게 나을 걸세."

소진홍은 퉁명스럽게 대꾸합니다.

"더 이상 선별된 자는 없다 하더니... 당신이 내 다음 참가자인가?"

"설마... 나도 주제 파악 정도는 한다네. 참전이 아니라 참관을 위해 가는 걸세. 당금 무림 최고수들의 경합이라니 놓치기 아까운 구경거리 아닌가?"

소진홍이 백마에 올라서 양정학과 말을 몰아 떠납니다.

진가령, 황규, 당간, 도겸이 급히 떠나는 양정학과 소진홍을 보고 있습니다. 도겸이 진가령에게 말을 건 것으로 도겸과 진가령의 대화가 잠시 이어집니다.

"보기보다 성미가 급하군요, 저 검사... 아직 누가 어떤 방향을 맡을지 결정도 안 했는데...."

"천곡칠살 가운데 자신이 찾고 있는 상대가 있어서 그럴 거예요. 그자가 어느 방향을 지키고 있을지 모르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그가 있는 곳을 선택하려는 생각이겠지요."

"그런 사정이라면야 뭐... 흐음... 참, 저는 아무래도 오늘 떠나긴 힘들 듯한데 백마곡주께서는 오늘 떠날 생각이신지...."

"저도 오늘 중엔 출발하기 어려울 것 같네요."

"다른 게 아니라... 혹 제가 먼저 도착하더라도 곡주님이 두 곳 중 한 곳을 선택하도록 양보해 드리고 싶습니다만...."

"배려는 고맙지만 그럴 필요까진 없어요.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선택하고 늦게 도착한 쪽이 남은 한 곳을 맡기로 해요. 후후...."

"알겠습니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도 방주께도 무운이 함께 하기를...."

도겸과 백마곡 사람들은 포권으로 인사를 하고 서로 갈라집니다.

한편 세상 물정을 모르시는 맛집 탐방가 가우복 씨가 삼거리 객점으로 들어옵니다. 송예린이 반갑게 인사를 하자 가우복도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줍니다. 그때 다른 이름 모를 백마곡 사람이 삼거리 객점 안으로 들어와서 여전히 만두를 먹고 있는 홍예몽에게 두 분 조부님들(용비, 구휘)이 떠났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본격적으로 떠나기 전에 진가령의 어깨를 손으로 잡으며 인사를 하는 구휘와 객점에서 만두를 먹는 홍예몽에게 투덜대는 용비, 도연을 안아주는 도겸, 말을 몰아 달리는 양정학과 소진홍이 한두 장면씩 나옵니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등에 짐을 진 이름도 없는 두 노인이 숲속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때 어떤 사내가 노인들에게 "저...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라고 말을 겁니다.

노인들은 그 사내가 있는 방향을 돌아보는데 도깨비가 나타났다며 화들짝 놀라 달아납니다.

자신을 보고 도깨비라며 도망치는 노인들의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며 강룡이 의아해합니다.

"도... 깨비? 내 몰골이 그렇게 보이는 건가?"

그때 강룡이 강한 투기를 느끼고 뒤를 돌아봅니다. 아무도 없습니다. 강룡은 근처 냇가에서 세수를 합니다. 수면에 비친 강룡의 모습 뒤에 여전히 검은 얼굴이 보입니다. 강룡이 놀라서 뒤를 돌아봅니다. 여전히 아무도 없습니다. 놀란 강룡의 심리 서술이 나오며 끝납니다.

'뭐야, 이게. 내가 어떻게 돼 버리기라도 한 건가?'

한 주 휴재했는데 내용 진행이 거의 없는 것은 아쉽지만 꼭 한 번쯤은 나왔어야 할 내용의 에피소드이기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