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59화 스포일러

가우복과 황규가 밤에 만나서 대화를 나눕니다. 가우복이 놀라서 묻습니다.

"뭣? 신선림까지 개입했다고?"

황규가 뻔뻔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합니다.

"선배님도 알고 계셨던 거 아니었습니까? 빙옥선제(홍예몽) 님 모시러 갔던 녀석들 말로는 삼거리 객점에 선배님도 계셨다고 하던데요?"

그제서야 가우복은 삼거리 객점에서 "가 봤자 늦을 텐데."라며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던 여인이 빙옥선제임을 깨닫습니다.

가우복이 황규의 멱살을 잡으며 윽박지릅니다.

"이 쉑,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째서 나한테 안 알렸어?!"

"에이~ 이젠 조직원도 아니면서 왜 이러세요. 그리고 곡주님께서도 선배님에겐 알리지 말라고 하셨다구요."

"곡주님이 뭐라 하시든 이 정도로 큰일이라면 알렸어야 할 거 아냐!"

"아, 알았어요. 담엔 꼭 알려 드릴게요. 그러니 이거나 좀 놔주십쇼."

"젠장. 그럼 지금은 다들 천곡산으로 떠난 거냐?"

"예! 출발한 지 벌써 열흘 가까이 됐으니 다들 거의 도착했을 겁니다. 특히 소진홍이란 녀석은 이미 도착해서 싸우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 소진홍이란 녀석이 백마를 타고 질주하다가 진유림과 영감을 발견하고 말에서 뛰어 올라 공중에서 선제 공격을 하려고 합니다.

공중에서 소진홍이 칼을 다 뽑기도 전에 앉아 있던 진유림이 공중에 도약한 소진홍을 향해 칼을 휘두릅니다.

소진홍이 칼이 부러지고 피를 토합니다.

이미 죽었어야 할 대미지라서 다음에 큰 부상은 없었다고 나올 것 같은 공산이 크다, 양정학과 짜고 친 환술 미끼라고 하는 사람들 많겠죠.

뭐, 전개상 바로 죽지는 않았다는 것에는 저도 어쩔 수 없이 동의하기는 하지만 양정학과 짜고 친 환술 작전이라면 혼자 싸우겠다고 했으면서 양정학과 함께 싸운 것이니 진짜 추한 거죠. 물론 전개상 소진홍이 바로 죽지는 않았지만 까불다가 부상은 입었을 수도 있죠.

황규의 말이 이어집니다.

"뭐... (소진홍은) 또 혼자 흥분해서 깝치다가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두 분 조부님들도 비슷하게 도착하실 겁니다. 소진홍이 떠나고 곧바로 두 분도 출발하셨으니...."

가우복이 지금 황규가 말하고 있는 인물들이 누구를 뜻하는지를 묻습니다.

"두 분... 조부님?"

"곡주님 외조부님(구휘)과 용 할아버님(용비) 말입니다."

"뭐? 그분들이 이 싸움에 직접 참전하신다고?"

"아, 제가 아까 말씀드렸잖습니까. 신선림도 개입했다고."

"개입한다는 게 중재자로서가 아니라 참전자로서였단 말야? 그리고 그런 조건을 파천문 쪽에서 받아들였다고?"

"두 분의 직접적인 참여를 요청한 건 오히려 파천문 측이었습니다. 물론 신선림을 먼저 언급한 건 외조부님이셨죠. 놈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을 받아주는 대가로 신선림을 내세웠거든요. 파천문주가 그 제안에 응하기로 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더 요구했는데 두 분의 참전이 그것이었습니다."

가우복이 깜짝 놀랍니다.

'파천문주가 직접 요청했어? 신선림 전설들의 참전을? 도대체... 파천문주란 자는 왜 그런 무모한 짓을? 설마... 신선림 사람들을 상대로 자신의 무공이 통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황규가 계속 주저립니다. 언제까지 대화를 계속할 셈이냐? 쓰는데 화가 치밀려고 한다?

"... 다른 두 사람도 하루 간격을 두고 출발했으니 도착 시간이 크게 차이 나진 않을 겁니다."

"어, 뭐?"

"아, 거 참, 아까 말씀드렸잖습니까. 곡주님과 풍진방주 도겸이라는 자 말입니다."

곡주님과 풍진방주 도겸이 절벽에서 시끄러운 서쪽 방향을 내려다 보며 소진홍은 서쪽을 맡기로 정했으니 본인들도 서로 갈라지기로 합니다.

도겸이 진가령에게 북쪽과 동쪽 중에 고르도록 배려했고 진가령이 가까운 동쪽을 맡겠다고 합니다.

다시 가우복과 황규입니다. 가우복이 강룡의 행방을 묻습니다.

"참, 용이는?"

"모르죠, 뭐. 천곡칠살 중 한 명(제운강)과 싸운 이후, 지금까지 계속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가우복은 강룡의 안위를 걱정합니다.

남쪽도 도착했습니다.

용비가 수레를 끌며 구휘를 내려줍니다.

용비가 수레를 끌고 온 백마에게 근처에서 적당히 놀다 오고 배탈 나니까 아무거나 주워먹지 말라고 말하며 고삐를 풀어줍니다. 저 백마는 비룡의 자손인가?

용비가 또 언제나 그랬듯 촐랑댑니다.

"오우, 세상에~ 파천문주란 놈 살기가 장난 아니구만. 온몸이 이렇게 저릿저릿해 보긴 사춘기 때 이후론 첨이야. 그건 그렇고... 정말 혼자 끝낼 생각인가? 송아지 두 마리 정도면 내가 거들어줄 수도 있는데... 나이가 나이니만큼 옛날 생각만 하고 덤벼들었다가 큰코다칠 수 있어."

구휘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헛소리 집어치우고 네놈은 네놈이 맡기로 한 일이나 신경 써!"

그때 한 남자가 구휘와 용비의 등 뒤에서 말을 걸어옵니다.

"가령이... 외조부님? 맞군요... 역시! 두 분 할어버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강룡이 구휘와 용비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자 구휘와 용비도 차례대로 강룡에게 한 마디씩 말을 건넵니다.

"강룡...?"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강룡을 보고 구휘와 용비가 눈을 동그랗게 뜰 정도로 놀랍니다. 강룡도 당황한 표정으로 되묻습니다.

"예? 두 분... 이야말로 이런 곳에 무슨 일로...?"

"...."

그리고 전작 주인공들과 현작 주인공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구휘가 아니라 강룡이 혈비 앞에 나섭니다.

"당신이 혈비군, 그렇지?"

그런데 강룡 몸에는 잔상처가 아직도 많고 혈색이 안 좋던데 지금은 혈비를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