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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게문학] 신체교환 -下- +完후기
마시멜로우 | L:46/A: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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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463 | 작성일 2020-09-22 08: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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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게문학] 신체교환 -下- +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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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교환 -上-

 

http://www.chuing.net/zboard/zboard.php?id=whigh&page=1&m_id=&divpage=12&best=&sn=off&ss=on&sc=on&keyword=%EC%8B%A0%EC%B2%B4%EA%B5%90%ED%99%98&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0059&c

 

신체교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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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여래와의 싸움이 끝난 후 진모리는 단모리 이상으로 약해졌으며 한대위 또한 옥황의 힘을 잃어버렸다.

본 적도 없는 신[염아=자칭 염라대와의 아들의 줄임말]에게 속아서 강제로 어딘지도 모를 섬에서 

생존게임인 신체교환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

 

생존자 2명이 나올 때까지 차력도 쓸 수 없는 이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남는 이야기

 

신체교환 게임이란? 방식은 흔한 생존게임이지만 자신의 육체나 다른 사람의 시체를 음식이나 무기, 생활용품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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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교환 기능 요약

1. 자신의 신체 부위를 무기, 음식, 각종 도구들로 교환할 수 있으나 

  부위별로 교환 가능한 물건이 정해져있으며 교환할 수 있는 물건들도 다양한 편은 아니다.

 

2. 교환창은 신체교환이라는 단어를 속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홀로그램 창이 눈 앞에 나타나게 되며

   버튼은 꼭 손가락이 아닌 모든 신체 부위로도 터치가 가능하다.

 

3. 자신의 몸을 살아있는 타인에게 주거나 살아있는 사람들 끼린 서로 신체를 교환하지 못한다.

 

4. 죽은 시체를 손으로 만지고 있으면 그것은 자신의 몸으로 받아들여 교환이 가능하다.

 

5. ★표시 기능 1시간 동안 모든 공격으로부터 방어를 해주고[즉 데미지 무효화] 다른 사람에게도 

   해줄 수 있지만, 오직 머리부분만이 필요하다.

 

6. 교환한 도구는 다시 신체로 교환할 수 없으나 자신의 몸 위치를 바꾸는 건 가능하다.

   (단, 그것도 부위별로 가능한 이동 위치가 따로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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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아래쪽 굴의 안쪽]-

 

'꿀꺽'

 

F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찔러 죽였던 D의 몸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고 반응이 없자 

이번엔 크게 흔들어 보았으나 이미 시체가 된 D는 움직일 리가 없었다. 

 

F는 D의 시체를 손으로 만지면서  신체교환 시스템을 테스트해보았다.

화면에는 예전과 다르게 원래는 한 명이었지만 이번에는 사람 표시가 하나 더 늘어나서 

두 개로 나타났다.

그중에서 하나는 한쪽 팔이 없었고 또 하나는 멀쩡한 상태라서 어느 게  자신의 몸인지 

D의 몸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먼저 D의 왼팔로 배낭과 소형 나이프로 바꾸느라 교환했던 자신의 왼팔을 돌려놓았다.

 

'휘적 휘적'

 

원래 다른 사람 거였던 팔을 교환했던 거라 어색했는지 팔을 이리저리 휘둘러 보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도 해보았으나 이질감 따위는 전혀 없었고 왼팔에 감각도 전해져 오고 

시간이 더 흐르니까 어색함도 사라지고 그냥 원래 자신의 팔처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다음으로 F는 자기가 죽였지만 신경이 쓰였는지 칼에 찔려있는 D의  몸뚱이를 

다른 거랑 바꾸려고 했는데 막상 무엇으로 바꿀지 그건 생각해 둔 적이 없었다.

 

'꼬르르륵'

 

이런 상황에 배는 고프다니... 생명체란 존재는.... 

F는 일단 D의 몸통을 음식과 교환하기로 하고 교환창을 띄워 보았다. 선택할 수 있는 음식 메뉴는 

고기,야채, 빵 이것들뿐...

원래 세계에 가면 먹을 것이 너무나 다양한데 이 게임은 선택지가 너무 부실했다.

강제로 목숨을 걸어야 되는 상황에 배려도 부족하다니.... 

 

F는 고기를 골랐다가 그냥 빵이 나았나? 하고 후회를 했는데 그건 날고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날고기의 중앙 부분의 상태가 이상했다. 썩은 건진 모르겠지만, 이상한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흔적은 찔렀던 D의 몸통에 남아있던 상처와 아주 똑같았던 것이다.

 

F는 찝집하기도 하고 그 부분은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그 부분만 칼로 도려낸 후에 밖으로 던져 버렸다.

 

일단 고기는 날고기였기 때문에 구운려면 불이 필요한데

원시적인 방법으로 불을 피우는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제대로 할 자신도 없었다. 그렇다고 날고기를 먹을 순 없고 

안 먹고 버리자니 그것도 아깝고 어쩔 수 없이 불을 피우기 위해 라이터를 찾으려고 했지만

불을 피우는 도구는 성냥뿐이었다. 

그러고 보면 선택할 수 있는 무기 중에 총도 없고 전기제품도 없고 지금 시대에 비교하면 상당히 

원시적으로 살아야 되는 느낌이다.

 

성냥 한 개비를 D의 오른쪽 발가락 하나와 교환하고 굴 밖에서 태울 만한 것을 모아서 불을 지폈더니 

동굴 안에 연기가 점점 차고 있어서 불편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다.

왜나하면, 만약 밖에서 연기가 올라가고 있는 걸 누군가가 보면 위치가 발각될 테니까

그래서 등을 입구 쪽으로 돌리고 연기가 밖으로 삐져 나가는 걸 최대한 막으면서 고기를 구웠다. 

 

F는 익어가는 고기를 보면서 생각했다.

 

 

'저건 원래 D.. 즉 사람 고기가 아닌가? 고기라곤 했지만 도대체 무슨 고기지?

역시 인육인가?'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먹기 싫어졌다. 맛있게는 보이고 냄새도 물로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은 했지만

먹기가 싫어졌다.

그래도 생존을 위해선 먹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에 F는 먹기를 거부하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달래보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눈산에서 조난 당한 등산 동호회 일행이 죽은 일행의 허벅다리를 구워 먹고 살아남았다는 

유튜브 영상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각 언론사의 기자들은 생존자들에게 너도 나도 마이크를 새치기를 하듯 마구 들이밀며 인터뷰를 했었다. 

 

"그  혹한 추위에서 생존하신 소감 한마디 해주세요!"

 

"어떻게 생존하신 겁니까? "

 

그때 등산 동호회의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인육을 먹으며 살아 남았다.' 라고 대답을 하자 

기자들과 주변에 모인 구경꾼들을 경악을 하다가 기자들은 그들을 피하지 않고 도리어 

 

"심정이 어땠나요?"

 

"맛있었나요?"

 

 

같은 일행을 먹으면서까지 살아남은 사람에게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무례한 질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F는 들었지만 내심 궁금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맛은 있었지만 모르겠습니다."

"?"

 

"제 말은 맛이 좋았다는 평가가 아닌, 분명 맛이라는 게 존재하는 거 같았지만 우리는 그때 

맛을 느낄 여유조차도 없었습니다. 살아야 된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꽉 차 있었거든요.

처음엔 우리들의 이성이 '이것은 인육이다.' , '이것은 방금까지 함께 산을 올라온 동료이다.' 라고 

수차례 머릿속에서 속삭였습니다.

우리는 눈을 감고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억지로 고기를 먹었습니다.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우리는 그렇게 먹으며 살아남았습니다. "

 

결국 그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해서 그런지 F는 더 궁금해졌다. 

만약 사람을 먹는다는 식인종이 실존하고 그들이 단순히 '생존'외에의 다른 목적으로 식인을 즐겼다면?

인육은 같은 사람이 먹어도 괜찮으며 의외로 맛도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게 자기 스스로 '인육도 먹을만 하다.' 라고 세뇌를 시켜가며 익어가는 고기를 보았다.

언제까지 익히면 되는 걸까? 그래도 찜찜한 건 찜찜한 거니까 겉 부분이 탈 정도로 익혔다.

 

그리고 고기를 먹어 본 결과 다행히도 그냥 단순히 소고기였다.  

오히려 너무 오래 익혀서 질겼지만 겉에 탄 부분을 긁어내고 꾸역꾸역 열심히 씹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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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산- 

 

'같이 산 쪽으로 도망 갔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틀렸나 보군...'

 

서쪽 산에서 북쪽 산으로 올라온 박무봉은 이곳에서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발자국이라도 남으면 좋겠지만, 박무봉이 서쪽 산에서 처음 찾으러 나설 때 안 건데  

 이 세계에는 흙바닥에 발자국이 전혀 남지 않아서 그걸로 각자 어디로 갔고 

어디로 숨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것은 약자에게 있어  주최자의 배려가 될지 그 반대가 될지는 모르겠다.

 

'설마 벌써 죽었을 리는 없을 테고'

 

박무봉은 아까부터 누군가를 찾고 있는 거 같다. 누구라고 해도 이미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진모리겠지?

그렇다면 박무봉은 진모리를 왜 찾는가? 자신의 계획에 훼방을 놓아서 망친 보복을 하려고?

아니면 자신을 살려 준 진모리가 고마워서?

 

애초에 찾고 있는 사람이 진모리가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지

 

 

이 인공섬은 규모가 작은 편이라 섬 전체를 돌아다니는 데 보통 4시간 정도 밖에 안 걸려서 

느긋하게 찾아도 되지만 박무봉은 급히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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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절벽 아래-  

 

진모리와 한대위가 있었던 절벽 위쪽에서 왼쪽으로 더 가면 돌계단이 있는데 그 계단을 내려오면

바닷가로 오게 된다.

물론 전에도 말했듯이 물고기가 살지 않고 바닷물이라 사람이 마실만한 물은 아니지만 말이다.

 

여기는 서쪽 산처럼 동굴 같은 건 없지만 절벽의 위쪽의 튀어나온 부분이 나름 길고 넓은 편이라 

그 아래 그림자에 숨어 있으면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때 절대 들키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진모리와 한대위는 이곳에서.....

 

 

"모리야 그런데 말이야? 이 게임 주최자에게 한 방 먹이는 것 까진 좋은데"

"?"

"어떻게 그 녀석을 찾지?"

"거, 거기까진 생각을 못 했네;;; 부르면 나오지 않을까?"

 

 

 

진모리는 양손을 마름모꼴로 모아 입가에 가져다 댄 후, 큰 소리로 불러 보았지만 

물론, 부른다고 나올 리는 없었다.

 

"..............................;;;;"

"역시 자기는 숨어서 지켜보겠다는 건가?"

"그럼 어떡하지? 대위야"

"아마 우승자 2명이 나와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까?"

 

 

"으아~ 열받아! 왜 나는 또 너프야?! 빨리 돌아오라고 내 힘아!!

내 원래 힘이 돌아와서 그 염아 놈만 해치우면 이런 고민도 이딴 게임도 할 필요가 없는데!!!" 

 

진모리는 머리를 긁적이며 짜증을 잔뜩 냈지만 머리카락만 헝클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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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딘가의 옥상 위-

 

 

회색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빌딩의 옥상 위, 이곳에 F가 있었다.  

이 상황은 지금까지의 이야기 흐름을 생각하면   어딘가  많이 이상했다.... 이상했지만 

F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옥상 끝에 서 있는 D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가 다가가서 옥상 아래로

D의 등을 밀어서 떨어트렸다. 

 

 

"...................................."

 

 

그리고 F가 뒤를 돌아선 순간 뒤에는 진모리, 한대위, 박무봉이  F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초점 없는 눈동자를 하고 밀어버릴 듯이 양손을 내밀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F는 순간 무서워져서 조금씩 뒷걸음을 쳤다.  

F가 뒤로 물러설 때마다 그들은 점점 F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뒤로 물러서다가 F는 끝내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와버린 것이다. 

'여기서 더 물러섰다간 나도 떨어질 거야' 라는 생각에  F는  아래를 슬쩍 보았는데 

 

".!"

 

아래에선 이미 한참 전에 떨어졌을 D가 빌딩 벽에 붙어서 고개를 들고 F를  노려 보고 있었다.

 

 

" 다음은 네 차례야! 나만 죽이면 끝날 줄 알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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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딘가의 레스토랑-

 

" 안 먹고 뭐해? " 

 

"어! 어?!"

 

D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F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곳은 보아하니 양식 레스토랑이었고 분위기를 띄워주는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접시에는 웰던으로 읽힌 듯한 스테이크... 

 

 

'뭐지? 아까 나는 분명 옥상에서 저 녀석을 밀... 아니야. 그것도 뭔가 이상해.. 

그래.. 나는.. 분명.. 섬에 있었을 텐데... 애초에 쟤는 내가 그때 죽였는데 어떻게?....

아니면 그게 다 꿈이었고 지금 이게 현실인가? 하긴, 광대에게 속아서  모르는 섬에 강제로 보내지고 

물건을 돈이 아닌 신체 부위로 구매하는 생존 게임을 하던 거 자체가 이상하긴 했지 차력도 쓰지 못했고

................꿈 치고는 너무 생생했지만'

 

 

F는 '혹시 지금 이것도 염아가 만들어낸 세계가 아닐까?' 하고 식탁 아래로 손을 숨기고 차력을 약하게 써보았다.

순간, 차력 특유의 보라색 빛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안심한 다음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스테이크를 먹을 준비를 하다가 

문득 

 

'그런데 아까 꾼 꿈 내용은 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이전의 상황이 오히려 기억이 전혀 안 난단 말이야.

내가 왜 쟤랑 여기에 왔지? 그리고 웰던은 내 취향도 아닌데'

 

 

"아까부터 무슨 일 있어?"

 

F가 평소답지 않게 멍 때리고 있자 D가 이상하게 생각한 모양이다.

 

 

"아?! 그게 꿈에서 내가 너를... 아니야. 별 중요한 일은 아니니까 고기나 같이 먹자고"

 

 

F는 말을 하려다 말았다. 

이 레스토랑에 굳이 D와 함께 온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서로  기분 좋게

온 것 같고 괜히 여기서 D가 기분 나쁠만하고 말할 필요도 없는 의미 없는 꿈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F는 그냥 음식 나오는 시간이 길어서 기다리다가 깜박 잠들어 짧지만 길게 느껴지는 악몽이나 개꿈이라도 

꾼 거라고 생각하고 스테이크를 다시 썰어 먹으려고 하자

 

 

"?"

 

F는 D가 음식에 손을 전혀 대지 않고 있는 걸 눈치챘다.

 

"안 먹고 뭐해?" 

"못 먹어 나는 지금 내장이 들어있는 몸통이 없어졌거든..... 그리고 왼팔도 없고....."

"노, 농담하지 마;;;"

 

 

F는 섬찟함을 느껴서 손이 멈추고 식은땀이 흘렀다.  D는 겁쟁이라 평소에 이런 농담을 즐겨 하는 녀석이 아닌데...

그리고 그 농담은 우연치고는 그때 상황과 너무 일치했다. 어떻게 그 부위만을 딱 집어서 말할 수 있는지?

 

그러고 보니 F는 지금 맞은편 자리에 있는 D를 제대로 쳐다본 적이 없었다.

농담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F는 조심스럽게 천천히 고개를 들으며 D의 모습을 확인했다. 

 

D의 상체는 왼팔이 정말로 없었는지 소매가 아주 얇게 펄럭이고 있었다.  

장난으로 옷 속에 숨기고 있는 거 아닐지? 배 부분을 확인해 봤지만, 전혀 팔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온 게 전혀 없었다. 더 이상한 건 몸통도 없는 것처럼 그 부분도 비상식적으로 납작해 보였다.

그 이상으로 더 확인하기 싫었다. 

그래도 궁금하니 마지막으로 얼굴을 확인하려는 순간

 

각 부위를 이어 줄 몸통이 없었던 D의 머리와 왼팔 양다리가 흩어져서 바닥에 굴러다녔다.

애초에 저 상태로 이 레스토랑에 온 게 말이 안 되었는데 이런 건 환각이나 꿈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그러나 F는 공포심에 그걸 판단할 이성을 잃어버렸다. 

 

의자에서 떨어진 D의 머리가 F의 발끝까지 굴러와서 멈추었다.

 

"........네가 내 팔을 가져가서 없잖아!!!!!!!!!!!!!!!!!!!!!!!!!" 

 

 

갑작스러운 D의 고함에 F는 화들짝 놀라면서 포크와 나이프를 떨어트리고 컵에 담긴 물을 엎질렀다.

 

그리고 F의 왼팔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F의 목을 졸랐다.

 

"컥... 커헉....컥"

 

"그 팔이 원래 내거였잖아?!!! 왜 나를 죽였어?!!! 나도 똑같이 살고 싶었는데........................

나도 너처럼 살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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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아래쪽 굴의 안쪽]-

 

 

"허억....허억..."

 

F는 악몽에서 깨어났지만, 다시 그 악몽으로 돌아가는 게 나을지 모르는 현실을 다시 마주했다.

익숙해져서 싫은 이곳의 주변 풍경과 조각나 버린 D의 시체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거 같았다.

'좋은 꿈 꿨냐? 또 누굴 죽일거야?' 라고...

 

'내가 잠들었었나? 이런 상황에 잠이나 자고 있었다니.... 습격을 안 당한 게 용하군

정작 D에게 여기 놀러왔냐니 어쩌니 한 나 자신이 태평스럽게 자고 있었다니;;;;"

 

 

F는 일어나서 D의 시체를 확인하러 갔다. 결과 몸통은 사라지고 가슴 부분에 찔려있던 소형 나이프는 

피가 묻은 상태로 바닥에 떨어져 있었으며 오른팔, 다리, 머리를 이어주는 몸통이 사라졌기 때문에 

각 부위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었다.

 

F는 일단 중요한 D의 머리를 배낭에 넣었다. F도 ★표시 기능에 대해 알고 있기에

머리 부분은 최대한 필요한 순간에 쓰기로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배낭의 공간이 넓지가 않아서 머리 외엔 다른 신체 부위를 넣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F는 D의 나머지 오른팔을 1.5L 짜리 물통과 교환하고 나머지 두 다리는 밖에 숨기고 돌아와서

이따가 필요할 때 찾기로 했다.

 

'탁!'

 

"누, 누구야?!!"

 

 

'탁'하는 소리에 F는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를 돌아봤더니 그냥 물통이 쓰러졌을 뿐이었다.

F는 그 물통도 배낭 속에 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은 네 차례야! 나만 죽이면 끝날 줄 알았어? '

 

F는 꿈에서 D가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물론 이렇게 될 걸 예상 못 하고 저지른 일도 아니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불안해졌다. 

심지어 D를 죽인 게 잘못된 선택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죄책감 따윈 시간이 해결해 준다고 말을 했지만, 그 시간까지 자신의 정신이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살려줘. 살려줘. 살려줘. 누군가가.. 아무라도 좋으니까 나를 살려줘..' 

 

불안해졌다. D를 죽임으로써 얻은 건 많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이 지금 몇 명 살아남았는지 

자신이 있는 쪽으로 오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어서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심지어 방금까지 있던 생존 욕구조차도 사라질 판국이었다. 

F는 차라리 이제 와서라도  포기해버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면 D는 뭐 하러 죽인 거야?"

 

F의 마음속에서 자기 자신들이 말을 걸었다. 

 

"설마 죄책감 때문에 포기하려고? 이제 와서 겁이 난 거야?"

 

"괜찮아. 어차피 쟤도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만났다면 그 녀석에게 붙어서 

너를 죽이려고 했을걸"

 

"맞아맞아. 그 녀석은 단지 운이 없게 먼저 죽었을 뿐이야"

 

"어차피 걘 약하잖아? 네가 아니었어도 딴 놈들에게 죽었을 녀석이야

네가 데리고 다녀봤자. 짐만 되었을 거라고"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손에 피가 묻지 않고 후보 하나가 줄었다고 너에게 감사할걸"

 

 

"그런가?"

 

"그래"

 

"그렇다니까"

 

 

 

 

 

"그렇지?.................그럴 거야"

 

F는 양손으로 자신의 뺨을 세게 때린 후 정신 차리고 이 생존 게임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이 굴은 몸을 숨기고 있기엔 좋았지만, 계속 이 장소에 있다간 발각될 위험도 있고 도망치기도 쉽지가 않아서 

이 장소에 계속 숨어 있는 건 그만 포기하고 배낭을 멘 다음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그리고  F는 대각선 오른쪽 방향으로 서쪽 산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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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절벽 아래-  

 

"저기 한대위, 너는 내가 아까 이 게임에서 다른 사람을 죽이고 살아남겠다고 말했으면 

나한테 실망할 거야?"

 

"실망하지 않아. 그리고 칭찬도 해주지 않을 거고"

 

"우리 말이야.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선택을 못 한 셈이구나"

 

"이해해. 이건 쉽게 결정할 만한 문제가 아니니까 "

 

 

"역시 관두련다."

 

"?"

 

"나 말이야. 그냥 죽이고 이 게임에서 우승하면 편할 텐데 뭐 하러 이런 고민을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역시 그건 안되겠어"

 

" 진모리, 차라리 내가...."

 

 

'풍덩!'

 

 

"진모리? 진모리!!!!!!!!!!!!!!!!!!!!!!!!!!!!!!!!!!!!!!!!!!!"

 

 

진모리가 갑자기 아무 맥락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결국 진모리는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우주에서도 숨을 쉬는 진모리가 이런다고 죽을지는 의문이지만 

애초에 더 쉽고 좋은 방법이 있었을 텐데 어째서?

 

"뭔, 바보 같은 짓이야?! 기다려 진모리!!!!"

 

"쨔잔~!!"

 

"?!"

 

 

한대위가 자기도 따라서 바다에 뛰어 들려고 하는 순간, 진모리가 바닷속에서 무언가를 들고 나왔다.

 

 

" 이 섬엔 먹을 게 전혀 없다는 건 거짓말이었어! 여기 자두가 열려 있었다고

그것도 무려 두 개나"

 

" 바닷속에서 자두가? 거짓말이지?"

 

"거짓말 아니야. 아쉽게도 발견한 건 이거뿐이지만 더 찾아보면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어째서 바닷속에 자두가 있지?"

 

"으, 으음 그건.... 워낙 비상식적인 게임을 하는 녀석이라 이 섬도 비상식으로 만든 것 아닐까?

예를 들면 물고기가 나무 구멍에 들어가 살고 하늘엔 지렁이가 날아다니고 그러지 않을까?" 

 

"하하하하! 뭐야? 그게! 일단 고맙게 잘 먹을....어! 진모리 너 손가락이 왜 그래?"

 

한대위의 눈에는 붕대 대신에 풀로 감싸고 있는 진모리의 왼쪽 새끼와 약지가 눈에 들어왔다.

 

"어? 아! 아까 잠수할 때 바닷속에서 뾰족한 게 있었나 봐. 운 나쁘게 긁혔지 뭐야"

 

"보여줘 봐."

 

"에이~ 아니야. 뭘 보려고 그래? 걱정할 정도로 큰 상처는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그래?"

 

 

진모리의 행동에 한대위는 뭔가 미심쩍은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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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산의 위쪽- 

 

F는 여기서 박무봉과 그의 아들이 있었던 동굴을 발견했다. 

동굴의 입구는 큰 돌들이 바깥쪽에서 쌓여서 입구를 막고 있어서 마치 안에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쪽에서 막은 게 아니라 바깥쪽에서 막은 걸 보면 저 안에는 지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함정이고 밖에서 누군가가 대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2인조이고 안에는 한 명이 숨어있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쓸만한 걸 숨겼을지도 모르는데  그걸 지나치는 건 아깝다는 생각에 

F는 조심스럽게 슬쩍 다가간 후에 돌을 치워보려고 쌓여있는 돌 중 하나에 손을 댔다.

 

 

'푸욱!'

 

"끄아아악!!"

 

 

그 순간, 누군가가 F의 오른쪽 어깨에 칼을 찔러 넣은 후, 다시 빼버렸다.

F는 멀쩡한 왼손으로 피가 흐르고 있는 오른쪽 어깨의 상처를 막으며 더 찔리기 전에

재빠르게 그 자리에서 몇 걸음 뒤로 물러난 후, 자신을 찌른 범인을  확인했는데 

그 정체는 박무봉이었다.

 

 

"크윽, 박무진..."

 

"이젠 세통령이라고 부르지도 않는 건가? 뭐, 상관없지..

나는 자네에게 별 미련이 없거든... 내가 찾는 사람은 자네가 아니니까."

 

 

"......................................."

 

F는  오른쪽 어깨가 찔린 지금 상황에 박무봉과 싸우면 자신이 상당히 불리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같은 편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받아 줄 것 같지 않고 

가방에 들어있는 D의 머리로 1시간 동안 지속되는 방어막 버프를 걸고 박무봉을 쓰러트린 후 

다음 타깃을 찾으러 가는 작전도 생각해 보았지만 

만약 박무봉이 그걸 눈치채고 도망가면 오른쪽 어깨가 다친 상태로 확실히 쫓아가서 죽일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박무봉이 처음에 데리고 있었던 박무봉의 아기도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저 돌로 가려진 굴안에는 아마도 아기의 시체가 있을 것이고 

박무봉 역시 자기랑 마찬가지로 아기의 머리를 사용해서 방어막 버프를 걸고 싸운다면 

역시 F 본인이 상당히 불리해지기 때문에 여기서는 일단 물러서기로 했다.

  

'그래도 자기 아들인데 아버지인 박무봉이 죽였을까?' 라고 만약 그렇게 물어본다면 F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라고 

 

결국, 여기선 싸우지 않기로 정한 F는 뒤로 조금씩 물러선 다음 거리가 어느 정도 벌어졌을 때 

등을 돌리고 잽싸게 산 아래로 뛰어갔다.

 

"!"

 

'쿵,쿠다다다닥, 데굴데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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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땅-

 

"으윽..."

 

F는 산을 뛰어서 내려오는 도중에 산에 박혀 있는 돌멩이에 발등이 부딪혀 넘어져 산의 가장 아래쪽까지 굴러떨어졌다.

구르다 생긴 타박상과 긁힌 상처들이 생겨서 몸의 여러 군데가 아팠지만, 그래도 박무봉이 쫓아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차라리 아까 그냥 박무봉이랑 싸우는 편이 더 나았나? 싶었지만 지금 선택한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고 해서

다른 선택지의 결과는 좋을 거라는 보장 또한 없었다.

그리고 넘어진 건 본인의 실수였지 선택에 의한 당연한 결과도 아니었기에 그걸 아는 F는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하고 

 

'어?!'

 

 

아까 산에서 구르다가 떨어진 것일까? 가지고 있어야 될 소형 나이프가 보이지 않았다.

찾으려면 산을 다시 올라가야 되는데 어디에 떨어진지도 모르겠고 박무봉이 쫓아서 내려오고 있는 

중 일지도 모른다.

만약, 박무봉이 그걸 발견해서 주웠다면? 지금 F의 몸 상태로 칼 두 자루를 쥔 박무봉을 다시 마주친다면 

F로선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다.

 

"......................................"

 

 

'설마 그것도 발견하진 못 했겠지?'

 

F는 아직 산에 남아있을 D의 두 다리를 떠올렸다.

지금 칼에 찔린 오른쪽 어깨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도구를 하나하나 교환하는 것보단 어차피 

본인은 의술 실력도 없고 그냥 오른쪽 팔을 통째로 교환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오른손을 박무봉이 가져가서 없을 것을 대비해서 '소형 나이프'로 교환했고 나머지 오른팔 부위는 

타박상에 바를 연고로 교환했다.

 

 

오른쪽 어깨가 찔렸기 때문인지 타박상의 연고는 처음부터 누군가 쓴 듯한 헌것으로 교환되었다.

그리고 연고는 평범한 연고지 특별한 마법 아이템은 아니었기에 발랐지만 바로 통증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연고를 바르고 나서 F는 지금 다시 산에 올라가 숨겨둔 D의 두 다리 중 하나를 써서 

오른팔을 돼 찾을지, 박무봉이 찾고 있을지 모르니 

그냥 다른 쪽으로 가서 시간을 때우다가 다시 올라갈지 고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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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 절벽 아래-  

 

진모리와 한대위는 돌멩이들을 두 사람이 누울 정도의 넓이만큼 옆으로 대충 치운 다음에 

돌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면서 풀을 뜯어와 흙바닥에 푹신해질 정도로 깔았다.

중간에 서로 '여의를 쓸 수 있으면 편했을 텐데', ' 나도 마찬가지로 차력을 쓸 수 있으면 편했을 텐데'

라며 신세 한탄도 하긴 했지만 오히려 지금 상황을 체력단련을 할 기회로 여기며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한대위, 우리 이렇게 누워있어도 되는 걸까?"

 

" 뭐, 계속 신경만 쓰고 있어봤자  뾰족한 수도 안 떠오르고 어쩌면 이렇게 몸이  

 편한 상태에선 마음도 편해지고 오히려 더 좋은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도 있으니까"

 

 

두 사람이 누워 있는 곳의 위쪽에는 넓고 긴 절벽의 모서리로 가려져 있어서  위쪽에 있는 사람은

여기에 누워 있는 두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위에서 무너지진 않겠지?"

 

"그렇게 약해 보이진 않은데"

 

"그럼 다흐해에엥 이고오~"

 

 

진모리는 그동안 피곤했던 걸까? 누워있다 보니 몸이 나른해졌는지 말을 하면서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한대위 너는?"

 

"나는 괜찮아. "

 

"그럼 나도 안 잘래에에.............."

 

"아니, 넌 먼저 눈 좀 붙여둬. 그 후엔 내가 잘 테니까 그땐 잘 부탁해"

 

"그래, ...............그럼"

 

진모리는 곧바로 깊게 잠이 들었다. 옆에 있는 한대위가 절대로 자신을 죽이지 않을 거란 믿음 때문일까?

진모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코를 골며 무방비 상태로 잘 자고 있었다.

한대위는 풀로 감고 있는 진모리의 손가락을 만져 보곤

 

".................! ......................."

 

 

신체교환 기능으로 종이와 펜을 교환한 후, 하얀 종이에 무언가 적은 후

진모리의 주변에 있는 돌멩이 밑에 슬쩍 끼워 넣은 후 혼자 다른 곳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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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분 후

 

-남쪽에서 처음에 모였던 장소[중앙]로 가는 길-

 

"어?!" , " 너는?"

 

 

F의 생각대로 박무봉은 서쪽산에서 내려왔던 모양이다. 

산 아래에 있었던 F랑 박무봉이 다시 만났는지 어쨌는지 하는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한대위와 박무봉은 여기서 서로 마주쳤다. 

 

둘 다 겉모습이 평소와 달라서 서로 그것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박무봉은 머리카락이 전부 사라져서 대머리가 되어 있었고 한대위는 오른쪽 뺨에서 어깨 부분까지

피부가 네모 반듯하게 벗겨져있었다.

그리고 서로는  그게 누군가에게 당한 흔적이 아닌 신체 교환의 흔적이라는 걸 금방 눈치챘다.

 

 

"그 머리는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긴 기분전환 삼아 시원하게 밀어버렸지 너야말로 그 피부를 보아하니 종이랑 바꾸었나 보군.

별로 관심은 없지만 뼈 중에서 펜으로 바꾼 부위도 있겠지?

설마, 흙바닥에 글을 쓰는 방법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았을 테고"

 

"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그 녀석에게 제대로 남기기 위해 어쩔 수 없었어"

 

"그 녀석이란 건 당연히 진모리겠지? 내가 지금 그 녀석을 찾고 싶거든 어디에 있지?"

 

"가르쳐 줄 리가 없잖아?"

 

"흠, 역시 그렇게 나오는 건가? 상관없어 내가 직접 찾도록 하지"

 

" 혹시 말이야? 내가 바빠서 그런데 지금 못 본 척 지나가 줄 수 있겠어? "

 

"내가 왜 그래야 되지?"

 

" '우리가 그때 너를 죽이지 않은 대신' 이라고 하면 안 될까? "

 

"난 그걸로 고맙게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부탁할게"

 

 

박무봉은 한대위가 진모리가 있는 장소를 가르쳐 주지 않는 건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싸워서 알아내거나 조건을 걸고 알아낼 마음까지는 없었다.

 

 

"................... 좋아. 그런데 나한테 부탁까지 하면서 어디에 가려는 것이지? 듣자 하니

진모리도 같이 있던 거 같은데 진모리도 냅두고 혼자서 "

 

"나는 이 생존게임에서 퇴장할 거야"

 

 

한대위의 말을 들은 박무봉은 잠시 흠칫하더니 이내 배를 잡고 끌끌 거리며 웃어댔다. 

한대위가 알아서 죽어준다는 말이 좋았던 것일까? 아니면 한대위의 말이

웃길 정도로 못 믿겠다는 거였을까?

 

"천하의 한대위가 무서워서 퇴장하겠단 말을 할 리는 없고 듣자 하니 진모리도 살아 있는 거 같은데

왜 그런 선택을 했지?"

 

"나는 말이야. 이 게임에서 진모리가 살아남길 바라고 있어"

 

"그것도 이해가 안 되는군. 어차피 이 게임은 우승자를 두 명 뽑고 있어

너희 둘이면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할 텐데?"

 

"진모리나 나나 이 게임에서 남을 해치면서까지 살아남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죽고 싶지도 않았거든, 그래서 우리는 둘이 끝까지

버티면서 살아남을 생각이었어."

 

 

"또 그놈의 불살 주의인가? 하지만, 자신이 직접 죽이는 것과 남들이 알아서

죽어나가길 바라는 것의 차이 아닌가?

너희들이 알아서 죽으면 어느 정도 그 문제는 해결될 텐데 이기적인 녀석들이구만"

 

"너한테 그런 소릴 듣다니.. 뭐, 이기적이라고 들어도 어쩌겠어.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쉬운 게 아니거든"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너는 왜 갑자기  죽음을 선택한 것이지?" 

 

한대위는 박무봉에게 진모리의 손가락에 대해 잠시 설명을 해주었다. 신체교환 기능으로 손가락 두 개를

먹을 것으로 바꿨으면서 자기에겐 '이 섬에서 원래 있었다.' 고 거짓말을 했다고 

그리고 그건 진모리가 자는 틈에 다쳤다고 풀로 감싼 손가락을 살짝 만져봤을 때, 마치 그 안이 비어있는 것처럼

푹 들어갔을 때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진모리는 말이야. 같이 살아남기보단, 자신의 몸을 내가 눈치 못 채도록 조금씩 교환해가며 

내가 이 섬에서 버티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조금씩 건네줄 생각이었겠지 '어디서 주웠다.' 라는 거짓말과 함께

...이대로 내버려두면 진모리는 지금의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그런 녀석이니까...

그러기에 나는 진모리가 남을 해치지 않고 이 게임에서 살아남기가 더 수월해지도록 도움을 줄 생각이야. "

 

 

"그 방법이 너를 희생해서 진모리에게 오래 버틸 수 있도록 식량 같은 걸 넘기겠다는 건가?  

그런다고 진모리가 좋아할 거라 생각했나?"

 

"상관없어"

 

"뭐?"

 

"난 이기적이니까 그 녀석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길을 선택할 뿐이야."

 

 

박무봉은 그 말을 듣고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웃더니 한대위의 옆을 지나쳐가면서 

 

 

"좋든 싫든 나를 살려 준 것은 사실이니 우린 이만 서로 못 본 채 하고 헤어지도록 하지"

 

"고마워"

 

"그런데 왜 굳이 이런 데까지 와서 죽으려고 하지?"

 

 

" 그 녀석의 곁에선 차마 죽을 마음이 들지가 않더라"

 

"그렇군."

 

"그러고 보니 박무봉 너는 어떻게 할지 못 들었는데 괜찮다면 가르쳐 줄래?"

 

"나는 이 게임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죽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안 죽일 거야라고 말하면 믿어 줄 건가?"

 

"힘들지 네가 예전에 한 짓이 있으니까. 그래도 믿어는 볼게"

 

 

".....훗, 나는 그 날 이후로 모든 게 다 허무해졌어. 이 생존 게임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을 정도로 마음이 공허하달까? 

마지막으로 진모리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을 뿐."

 

 

박무봉의 그 한마디를 끝으로 서로 손인사를 하면서 헤어졌고 서로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될 즘에

한대위는 문득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박무봉이 데리고 다니던 박무봉의 아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안 물어봤네' 라고 

그리고 어차피 자기는 죽을 입장이기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더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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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산 입구 근처-

 

'..........만약, 진모리를 대신해서 내가 다 해치워줬으면 진모리 녀석 역시 싫어했겠지?'

 

그리고 한대위는 나뭇잎을 잔뜩 모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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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 절벽 아래-[한대위 이 장소에서 떠난지 34분 후]  

 

 

"흐암~ 잘잤다. 대위야 이제 내가 눈 뜨고 있을 테니까 너도 자"

 

운 좋게도 진모리의 모습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는지 진모리는 이 상황에 혼자 자면서도 무사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해서 망정이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대위가 방심을 해서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설령, 한대위에게 누군가가 이 문제에 대해 말했다면 '괜찮아. 진모리는 쉽게 당할 녀석이 아니야'

라고 능청스럽게 대답할지도 모르지만

 

 

"한대위! 대위야!"

 

아무튼 진모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어야 되는데 보이지 않는 한대위를 부르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한대위가  돌 밑에 끼워 넣어서 고정시킨 쪽지를 발견했다. 

 

[ 내 친구 진모리에게.

 

내가 갑자기 없어졌다고 놀라지 말고 북쪽 산의 입구 쪽에서 

돌탑이 쌓여있거나  나무에 큰 X자가 있는 나무의 뒤로 와줘.

그리고 그 주변에 있는 나뭇잎들을 치워 봐

너에게 마지막으로 꼭 전해주고 싶은 게 있어

 

진모리 널 만나서 지금까지 즐거웠어]

 

종이의 크기가 작았던 탓일까? 한대위는 작은 글씨로 간략하게 적은 것 같았다. 

메시지를 다 읽은 진모리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었는지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진모리는 쪽지를 움켜쥐고는 짐승 같은 괴성을 지르며 곧바로 북쪽으로 뛰어갔다. 중간에 신발 끈이 풀려 넘어졌지만, 

진모리에겐 1분 1초의 시간도 낭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발은 그대로 버려두고 맨발로 뛰어갔다.

 

'왜?! 왜?! 거짓말한 거야? 한대위!!!!!!!!!!!!!!!!!!!!'

 

진모리는 혹시라도 아직 늦지 않았을까 봐 열심히 북쪽으로 가능한 쉬지 않고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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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산 입구-

 

북쪽 산 입구에 도착한 진모리는 근처에서 큰 X자 표시가 그어져 있는 나무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돌탑이 

쌓여져 있었고... 아마, 한대위가 돌탑이 쓰러질 것을 대비해서 표시를 두 번 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 나뭇잎이 수북하게 쌓여있었고 그 틈으로 검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진모리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나뭇잎 들을 치워버렸는데....

 

 

"!!"

 

나뭇잎을 다 치워보니까 그곳엔 여러 가지 식량들과  그것을 담을 가방 그리고 목 아랫 부분은 다 사라지고 남은

한대위의 머리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한대위는 진모리 외에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도록 최대한 숨기기 위해 

흙바닥을 발로 비벼가며 얇고 넓게 구멍을 파고 나뭇잎들을 잔뜩 모아서 그것들을 쌓은 후, 

밑으로 파고 들어가 몸을 웅크려 숨긴 다음에

 다리부터 양 팔, 그리고 몸통과 얼굴만 남았을 땐 혀를 사용해서 버튼을 누르며 교환을 한 것이었다.

    

 

"한대위! 뭐라고 말 좀 해봐!!! 왜 이런 바보같은 짓을 한 거야?"

 

그렇게 진모리는 대답할리가 없는 한대위의 머리를 끌어 안으며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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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 바닷길-

 

시간이 조금 흘러 한대위의 죽음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진모리는 바다를 보며 

마음을 좀 더 차분히 가라앉히기 위해 한대위가 교환한 식량을 가방에 담고 

 

한대위의 머리는 그냥 북쪽산에 무덤을 만들어서 묻어둔 채 다시 남쪽으로 와버렸다.

 

한대위가 왜 자신의 머리는 남겨 두었는지는 진모리도 알고는 있었지만 사용하고 싶지는 않았었다.

 

'무기를 남겨두고 떠나지 않은 건 아마도 남을 직접 해치면서 살아남는 싸움이 아닌 

도망가면서 숨고 버티는 싸움을 하며 살아남으라는 의미였겠지....'

 

진모리는 돌아오는 길에 벗겨진 신발을 발견해서  다시 신고

 

'하지만 대위야, 나는 아직도 뭐가 옳은 답인지 모르겠어... 아니... 이제 나는 예전처럼 힘이 없어서

옳은 방법이 아닌 그나마 나에게 있어서 가장 나은 방법으로 골라야 되는 걸까'

 

 

'툭!'

"어?!"

 

 

진모리는 혼자 생각하면서 원래 있던 남쪽 절벽 아래로 걸어오던 때에 발밑에서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자 확인을 해보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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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의 절벽-

 

이것은 진모리가 한대위의 메시지를 읽고 뛰어가기 2분 전의 이야기 

 

F는 서쪽에서 박무봉이 다른 장소로 이동하길 기다리고 있다가 남쪽으로 와버렸다. 

 

남쪽으로 와 버린 이유는 이러했다. 

F는 오른손잡이였기에 왼팔만 있는 것보단 오른팔만 있는 게 더 편해서 남은 왼팔을 교환 기능으로

오른팔과 바꾸었다.

신체에서 도구로 바꾸고 그 도구에서 신체로 돌릴 수는 없지만, 자신의 신체를 다른 신체 부위랑 교환

하는 것은 가능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도 아무렇게나 나 되는 것도 아니고 부위별로 조건이 있지만...

 

F는 시간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처음에 염아가  말했듯이 현세에서 가지고 있던 물건은 여기서 쓸 수 없어서 

휴대폰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 물론 옷은 예외다.

 

이 섬은 밤낮이 바뀌지도 않아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알 수 없고

초조해진 F는 문득 아직 못 만난 두 사람의 상황이 궁금해졌고 그 둘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단순히 확인만 하려고 이곳 남쪽으로 직감으로 선택해서 와버린 것이다.

 

".........................................................."

 

 

 

절벽 아래를 쳐다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사실 아무도 없던 게 아니라 한대위는 이미 북쪽 산으로 가는 중이었고 진모리는 절벽 모서리 아래쪽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던 거지만, F는 헛걸음을 한 줄 알고 돌아가려는 도중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앍!!!!!!!!!!!!!!!!!!!!!!!!!!!!"

 

'뭐,;;; 뭐야?!'

 

아래쪽에서 갑자기 들려온 큰 괴성에 놀라 뒷걸음치다가 절벽 아래쪽으로 추락할 뻔했지만, 간신히 

절벽 끝에 매달릴 수 있었다.

아래쪽을 쳐다봤는데 뛰어내리기엔 너무나 높았.......................

 

'어?! 진모리?'

 

F는 아래쪽에서 진모리로 보이는 사람이 괴성을 지르며 뛰어가고 있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진모리가 손에 쥐고 있었던 하얀 종이가 F에겐 순간 칼처럼 보인 것이다.

 

 

'젠장! 진모리가 여기 오기 전에 내가 먼저 올라가야 돼....!!"

 

 

그러나 지금 오른팔만 있는 F에겐 한 손으로 절벽을 다시 올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다리 한 쪽을 왼팔로 바꾸고 올라가서 다시 왼팔을 원래 다리로 바꾸고 재빨리 뛰어서 

도망갈 작정이었다.

 

진모리가 어디까지 왔을까? 옆을 슬쩍 보면서 확인했는데, 진모리는 돌계단을 뛰어 올라오고 있었다.

그걸 발견한 F는 더 다급해졌는데 이유는 당연히 자기 쪽으로 올 것 같아서였다.

 

'빠,빨리 바꾸고 올라가야 돼;;; 교환 버튼은 꼭 손가락으로 누를 필요는 없다고 했으니 이 상태로도 가능해..'

 

F는 순간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그리고 절벽 모서리 끝을 잡고 있는 손바닥에서도 땀이 나서 결국 

손이 미끄러져 아래로 추락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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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의 절벽 아래-

 

"허억..윽.....커헉!"

 

절벽 아래로 떨어진 F는 간신히 목숨은 붙어있었지만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뼈도 여러 군데가

부러지고 내장도 크게 손상을 입은 것 같아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배낭에 타박상용 연고가 하나 있긴 하지만 부상은 그것만으론 택도 없을 정도였다.

 

'데굴데굴'

 

아까 절벽에서 떨어졌울때  어딘가 뾰족한 돌에 긁혔던 걸까? 찢어진 배낭 안에서 

D의 머리가 나와서 바닷물 쪽으로 굴러갔다.

 

'젠장!'

 

다행히도 D의 머리는 바닷속으로 빠지지 않고 더 먼 곳에서 멈추었다.

F는 D의 머리를 보고 지금 몸 상태론 공격을 완벽히 방어해도 의미가 없었기에

아깝지만, 1시간짜리 방어 기능은 포기하고 수술도구들로 바꾸어서 수술을 할 생각이다.

도와줄 사람도 없고 마취도 할 수 없어서 고통스러울 테고 애초에 의술 실력도 없지만 어쩌겠는가? 

운에 맡기는 심정으로 해야지 

 

F는 혹시 오른팔을 교환해서 왼팔로 바꾸면 멀쩡한 상태로 교환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도해봤지만

이미 아까 전에 부상을 입은 신체로 교환을 했을 때, 고기나 연고가 멀쩡한 상태로 교환된 게 아니었듯이  

교환된 왼팔 역시 멀쩡하지 않은 상태로 교환되었다.

 

"......................................"

 

 

 

 

일어나서 걸어 다닐 순 없지만 아예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는 아니어서 F는 몸을 조금씩 질질 끌어가며 

D의 머리가 있는 장소로 기어갔다.

피를 흘려가며 기어가느라 의식이 혼미해지는 순간에 문득 '등산 동호회의 인터뷰' 중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인터뷰 내용 중에 '그렇게 해서까지 살아야 되는 이유가 있었나요? ' 라고 하는

기자의 질문에  동호회 회장은 

'네, 있습니다. 제가 거기서 그렇게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반응이 왜 그러십니까?

혹시 가족을 위해서? 애인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그런 거창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겁니까?

그런 거 없습니다. ' 라고 대답했던 것을 그리고 F도 또한 그러했다.

 

 

'난 살 거야... 살 거야 ...살아남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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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 바닷길 [현재]-

 

 

"!!"

 

진모리의 발에 걸렸던 것은 F의 시체였다. 그리고 시체의 앞쪽 조금 많이

떨어진 거리에서 D의 머리도 발견했다.

 

진모리는 지금 이 상황을 보고 '두 사람은 여기서 서로 싸우다가 죽은 건가?' 라고 생각했다.

 

 

'저 대머리는 예전에 보니까 다른 사람과 몸싸움을 할 성격이 아닌 거 같았는데...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응? '

 

 

진모리는 D의 머리만 보이자 나머지 몸들은 어디로 갔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주변을 아무리 둘러도 나머지 몸은 보이지 않자 어느 정도 상황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진모리는 F의 시체 옆에 다가와서 털썩 주저 않았다.

 

  

"..저 사람.. 역시 당신이 죽였던 거지? 그렇게 해서까지 살아남고 싶었던 거야?  "

 

 

진모리는 F에게 말을 걸었지만 이미 죽은 상태라 대답을 해 줄리가 없었다.

그저 죽은 눈으로 저 앞에 있는 D의 머리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 진모리에겐 눈길조차도 주지 못했다.

진모리 역시 이 사실을 모를 리가 없지만 그래도 혼잣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러다 할 말이 다 떨어졌는지 일어나서 D의 머리를 가져와 F의 시체 옆에 같이 두고 손바닥으로 

F의 눈꺼풀을 아래로 쓸어서 눈을 감게 해주었다.   

 

 

"나는 너희의 무덤까지는 만들어 주지 않을 거야. 너희가 저승에서

서로 다시 만나면 화해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지금은 편안히 잠들어라"

 

 

'짝짝짝짝!'

 

"!!!!!!!!!!!!!!!!"

------------------------------------------------------------------------------------------------------------------------

 

박수 소리에 놀라서 뒤를 돌아 본 진모리는 어떤 대머리가 이쪽으로 오고 있는 걸 발견했다.

왜 대머리가 되었는지 따위는 관심이 없었지만 저 얼굴은 너무나 익숙한 얼굴 박무봉의 얼굴이었다.

 

 

" 그렇게 찾아다녔는데 여기에 있었구만. 진모리"

 

" 넌, 박무봉!"

 

" 한대위는 역시 죽은 모양이군. 어이쿠! 상황을 보아하니 두 명이 더 죽었나 본데?"

 

" !"

 

" 아, 오해는 하지 말라고 한대위는 내가 죽이지 않았어 그리고 그쪽에 있는 두 명도 마찬가지고"

 

" 이 둘은 내가 죽인 것도 아니야."

 

"아~ 물론 그럴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 넌 원수인 나조차도 죽이지 못하는 그저 겁쟁이니까"

 

"..........,,,,,,,,,,,,,,,,,,,,,,,,,,,"

 

 

" 한대위가 목숨과 바꾸고 너를 위해  남기고 간 물건들은 찾았나? 기분이 어땠어? 슬펐나? 

아니면 누군가가 희생해 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한대위가 몸소 희생을 해줘서 기뻤나?

 

한대위는 말이야. 너한테 살아남는 짐을 넘기고 자신은 전혀 고통 없이 편하게 이 게임에서 퇴장한 거야"

 

 

"...........닥쳐"

 

"아니면 네가 먼저 한대위에게 짐을 넘기고 떠날 생각이었는데 한대위가 먼저 그렇게 떠나서 억울했나?

한대위가 원망스러웠나?"

 

"닥치라고 했지!!!! 박무봉!!!!!!!!!!!!!!!!!!!!!"

 

 

신경을 살살 긁어가며 다가오는 박무봉에게 진모리는 열받아서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박무봉은 그런 진모리를 오히려 비웃더니 

 

"그러게 그때 나를 죽이지도 않더니 이제 와서 좋은 소리도 못 듣고 뭐 하는 거냐? 넌"

 

"좋은 소리 듣자고 살린 거 아니야."

 

 

"너희 말이야? 언제까지 지루한 말다툼이나 하고 있을 거야?"

 

"!!!" ,"!!!" 

-----------------------------------------------------------------------------------------------------------------------

 

 "어지간해선 개입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나 지루하거든~ 이제 그만 마무리를 해줄래?"

 

 

제3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진모리와 박무봉은 주변을 둘러봤지만 생존자가 자신들 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자 위를 올려다보니 거기엔 이 생존게임의 주최자인 염아가 마치 사람이 그린 거 

같이 생긴 커다란 호랑이를 타며 둘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자식!!! 너 때문에 한대위가!! 모두가!!!"

 

염아를 보자 진모리는 눈이 뒤집혀서 달려들었지만, 여의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진모리의 주먹은 

공중에 떠 있는 염아에겐 전혀 닿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여의는 지금 박일표가  세계정부 지하 창고에 임시 보관 중이라 애초에 진모리는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이제 세 명 남았으니 하나만 없애면 끝난다고~ 알지? 생존자 2명이 남으면 게임 종료인 거?"

 

"그 세 명이라는 건 나와 여기 있는 진모리 그리고 당신인가?"

 

박무봉의 말의 염아는 멀뚱멀뚱 쳐다보더니 이내  피식거리며 웃었다.

 

"뭐야? 너, 아까부터 왜 숨기고 있는 거야? 아직 살아있잖아? 이 게임에서 가장 약한 후보가 서쪽 산에"

 

박무봉은 염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급하게 어딘가로 뛰어갔다.

 

 

"박무봉, 너 어디 가?!"

 

"저 마빡 X자는 그냥 냅 둬. 오히려 너한테 더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뭐야?!"

 

" 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아껴두었다가 죽이러 가는 거겠지? 이걸로 좋잖아? 너는 이 게임에서 

살아남는 거야! 

아까 듣자 하니 네가 예전에 저 녀석을 살려 준 거 같은데 너 대신에 그 젖먹이를 죽여서 

은혜라도 갚으려는 거 아닐까?"

 

"...........박무봉....설마... 안돼!!!!!!!!!!"

 

진모리는 박무봉이 누구를 찾으러 갔는지 뒤늦게 눈치채고 박무봉의 뒤를 쫓아갔다.

----------------------------------------------------------------------------------------------------------------------------------------------

-서쪽 산-

 

"박무봉!!! 기다려!!!!"

 

"하아... 하아.. 너라면 날 쫓아올 거라 생각했지"

 

"자!"

 

"응?"

 

 

박무봉이 진모리에게 건네준 건 기형으로 태어난 자신의 아들이었다. 박무봉은 F에게 

아기의 위치를 들킨 후로 같은 서쪽이지만 숨길 장소를 따로 찾고 있었는데 마침 또 다른 굴을 발견해서 

거기에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안 보인다 했더니... 살아 있었구나"

 

"이상하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아무렇지도 않게 없애던 내가 

이 기형의 젖먹이는 내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이지 못하다니....

그때 한 번 버리곤 갔었는데 다시 만나게 되니 차마 못 죽이겠더군." 

 

"뺘르르 꺄르르"

 

아기는 이 상황이 아직도 이해가 안 된 모양인지 천진난만하게 웃어댈 뿐이었다. 

그리고 진모리는 그런 아기를 보고 기형이니 원수의 아들이니 하는 차별이 없이 방긋 웃으며 

 

"안녕? 나는 진모리야. 너 이름이 뭐니? 박무봉 얘 이름이 뭐야?"

 

"박엑ㅅ.... 아니다.  어차피 X세대도 아니고 이젠 X세대엔 관심도 없어졌고.. 이름은 아직 없어"

 

" 나중에 정하면 말해줘. 아가야 너는 나중에 커서 니 아빠 같은 사람이 되면 안된다~"

 

" 찔리게 하는군, 괜찮아 이 녀석만큼은 나처럼 안 키울 거니까. 그것보다 해야 될 일이 있으니 나를 따라오겠어?"

 

"해야 될 일?"

 

"알잖아? 이 생존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

 

박무봉은 진모리와 아기를 데리고  나뭇가지 하나하나가 전부 굵은 나무 밑으로 왔다.

 

"이 나무 위에 중요한 물건을 숨겨놨거든 내가 올라가서 가져올 테니 아기는 잠깐 데리고 있어"

 

 

나무의 중간 보다 좀 더 높은 위치에 올라간 박무봉은 부스럭거리더니...

 

 

"진모리! 난 네가 싫었어. 나를 죽이지 않은 네가 미웠다고"

 

"웃기네! 나도 너 싫거든! 좋아서 살려 준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챙겨 올 거나 챙겨서 내려오기나..ㅎ"

   

 

 

지금 나무에 올라가서 준비한 것일까? 아니면 예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것일까? 

박무봉은 어딘가에서 준비한 밧줄로 스스로 목을 매달은 것이다. 박무봉이 왜 대머리가 되었는가? 했더니 

과연, 이 순간을 위해 이미 준비하고 있던 거 같았다.

게다가 나뭇가지가 어찌나 튼튼한지 박무봉의 몸무게로도 부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진모리는 박무봉의 행동에 너무 놀라서 자신도 나무 위로 올라가거나 나무를 차서 쓰러트린 후 구할 생각을 하지 

못 하고 그저 몸이 굳어버렸다.

 

의식이 사라져가는 도중 박무봉은 진모리와 자신의 아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 크..크큿, 저 얼빠진 표정 좀 보라지. 원수가 죽는데 기뻐해야지...뭐 하는 거냐? 한심한 녀석....."

 

진모리는 정신을 차리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재빨리 아기의 눈이라도 가려주었다.

 

'괜찮아. 진모리 녀석이라면  나처럼 널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해 줄 거야.... 

새로운 부모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것도 좋은' 

 

 

"뺘르르르르르르" ," 으아아아아아아!!!"

 

 

그렇게 박무봉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최후의 생존자 두 명이 정해졌고 진모리의 절규와

아기의 웃음소리의 불협화음으로 이 생존게임도 종료되었다.

---------------------------------------------------------------------------------------------------------------------------------

 

-후기-

 

 '신체교환'이 드디어 끝이 나버렸습니다. /

 

캐릭터들이 서쪽에서 북쪽으로 막 이동을 많이 하는데 

 

삽화 같은 걸 집적 그려서 섬의 형태 거리 같은 걸 제대로 표현 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한대위가 혼자 나뭇잎 아래로 몸을 숨기는 장면은 이론상 가능한진 모르겠군요;;;;

 

 

신체교환 게임 방법은 단순합니다. 

그냥 생존자 2명이 남을 때 까지 교환 기능을 잘 사용해서 죽이면 되는 게임 

 

그러나 그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각자의 이기심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 결정에 대한 고민 

등 여러가지 심리적 요소들로 캐릭들이 게임을  복잡하게 플레이 하는 스토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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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대해서

 

염아[염라대왕의 아들]는 일단 아들은 맞습니다. 

맞지만 아무래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그런 캐릭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별거 없는 어찌 보면 엑스트라급 캐릭입니다.

 그냥 이런 서바이벌물을 강제로 하게 할  강한 자캐가 필요했을 뿐, 따로 이름도 만들어 주지 않은 캐릭입니다.

출연도 처음 시작 부분과 끝부분에만 슬쩍 나오게 했죠

 

 

또 다른 엔딩은 염아가 上편에서 말한 대로 자신도 지옥에서 고통을 받으며 그 고통을 받는 도중에 

"아~ 나중에 또 놀아야지" 하고 끝나는 엔딩도 생각한 적은 있었습니다. 

 

 

진모리= 한대위가 만약 먼저 죽지 않았으면 진모리가 먼저 죽었을 거란 언급이 있었는데 그건 사실입니다.

           진모리는 자기도 한대위 처럼 하려고 마음먹었으면서 정작 한대위가 먼저 죽으니까 

           "왜 거짓말을 했어?" 라는 식으로 나옵니다. 

           나는 되고 너는 안돼 라는 마음이 드러나 있었죠.

 

 

한대위= 죽은 인물들 중에 가장 육체적 고통을 받지 않고 편하게 간 캐릭입니다. 

         박무봉과의 대화에서 들었듯이 

           "내가 죽고 난 후,  진모리의 기분 따윈 내가 알 바 아니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뿐"

          라는 식으로 남은 신경 안 쓰고 그저 자신이 희생을 해서 자기만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F= 이 게임에서 유일하게 타인을 죽이려고 한 캐릭입니다. 

     자신이 생존하는데 유리해지도록 같은 팀을 죽이거나 "너도 그랬을 거잖아?" 

     라는 대사들로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이기심을 겉으로 드러낸 캐릭입니다. 

     그러나 그도 절대악 같은 빌런은 아니라 죄책감으로 악몽을 꾸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박무봉에게 어깨가 찔린 것을 빼면, 다친 거나 죽었던 원인이 타인에게 당한 게 아닌 그의 실수였었죠.

 

 

 

D= 가장 먼저 퇴장한 캐릭입니다. 그러기에 딱히 보여준 모습은 없지만

     만약 F가 죽이지 않고 그대로 같이 갔다면 F가 칼에 피를 묻히는 동안 자신은 약함이라는 방패에 숨어서 

     이득을 많이 봤을 캐릭입니다.

 

박무봉= 예전에 많은 사람이 죽을 땐 아무렇지도 않았으면서 정작 자기 아들 한 명은 죽이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쟁에서 다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보다 내 손가락 하나 깨무는 게 훨씬 큰 고통이다' 를 보여주는 캐릭입니다.

           마지막엔 자신의 아들을 남에게 강제로 떠넘기는 모습도 보여주었죠.

 

 

박무봉의 아들= 그냥 응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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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갓게문학 신체교환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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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리
우효
2020-09-22 09: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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