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텐의 민폐목록
학예도시
색 있는 조명 탓에 보기 힘들었지만 그것인 지폐 정도 크기의 붉은 라벨이었다. 틈에 가까이 있는 바닥에 한 장, 그리고 다시 관찰하니 바닥이나 벽, 그리고 아마도 천장에도 덕지덕지 몇십 장, 몇백 장 붙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병적, 신경질, 과잉 연출로 생각할 정도의 집념으로 붙어 있는 붉은 라벨에 적혀져 있는 것은, 짧은 영문이다. 중학교 1학년 교과서 레벨의 영어 밖에 구사하지 못하는 사텐도 그 경고 같이 보이는 강한 어투는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세세한 문법 등은 모른다.
어쨌든 거기에는 이런 것이 적혀 있었다.
오염주의.
전 직원의 출입을 금지한다.
사텐 루이코의 호흡이 멈췄다. 무심코 입가에 손을 대어 틈에서 비틀비틀 뒤로 물러간다. 그리고 지금까지 왜 직원이나 경비원이라는 인간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는지, 통로에 붙어 있던 keep out 테이프나 막는 듯이 붙여진 검은 시트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사텐은 대충 최악의 전개를 떠올린다.
'뭐야, 이거……'
소치틀 일행이 파괴하려고 하는 것, 그리고 이 두꺼운 문에 의해 막혀버린 것의 정체가 실로 희미하게 엿보인 듯한 느낌이 든다.
'도대체 뭐야, 이거……!!'
이것은 벌써 사텐 혼자서 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니, 애초에 혼자서 와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호텔에는 대능력자(레벨4) 시라이 쿠로코나 초능력자(레벨5) 미사카 미코토가 있다. 우이하루 카자리도 평소에는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일본의 학원도시 치안을 관장하는 조직, 풍기위원(저지먼트) 의 일원이다. 그녀들에게 상담하는 편이 좋다. 이 위기는 낮에 일어난 폭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죽음의 공포가 사텐의 가슴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하지만 사텐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일각이라도 빨리 이곳에서 멀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자기 등 뒤로 어떤 압력을 느꼈다. 실제로 무언가가 닿은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오감과는 동떨어진, 기색이나 예감이라는 애매한 것이 사텐 루이코의 마음에 강렬한 위기감을 압력을 느꼈다. 실제로 무엇인가가 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오감과는 동떨어진, 기색이나 예감이라고 한 애매한 것이, 사텐 루이코의 마음에 세게 내려친다.
"안 되겠네요"
차분한 어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치 대기업의 카운터 아가씨처럼 정중한 말씨인데 그것을 듣기만 하고 사텐은 심장이 멈추는가 싶었다.
등 뒤의 여성은 괘념치 않고 계속한다.
"일단 어제도 여기서 이렇게 말했을 텐데요. 원만히는 끝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어제의 시점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
미사카 미코토는 발견하지 못하고, 사텐 루이코만이 발견해 버린 것.
그것을 앞에 두고 사형 선고처럼 여성은 동정심을 말에 섞으며 그리 고했다.
"……, "
그 때, 사텐 루이코는 자신의 표정이 몰랐다.
자기자신의 마음 정리조차 끝내지 못한 채, 사텐은 단지, 운명이라는 보이지 않는 팔에 머리를 잡아채진 것처럼, 천천히, 천천히 등 뒤를 돌아본다.
거기에는……,
남의 나라 국가기밀 파헤치다가 걸림
한번 주의주고 쫓아낸걸 또 들어와서 붙잡힘
알고보면 그냥 민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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