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이건 제가 겪은 일은 아니고, 같은 중대의 옆 소대원이 겪었던 일입니다.
제가 복무했던 곳은 해안초소 경비를 하는 부대로, 해안에 파견나가면 3개월 동안은 교대로 밤근무를 계속 서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저희 소대와 옆 소대는 3개월에 한번씩 교대를 하는데, 어느 날 후임병(편의상 C군이라고 부르겠습니다)이 파견막사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C군이 상황근무 당번이어서 상황실에서 밤샘 근무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저녁부터 근무를 서는데 평상시와 다름없이 한가한 근무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벽 한두시경쯤에 막사에서 멀리 떨어진 진입로쪽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소대원의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실탄을 발사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들어보신분은 아시지만 실탄과 공포탄은 소리가 다릅니다)
C군이 깜짝 놀라서 뛰쳐나가고 소대장님과 잠을 자던 소대원들도 놀라서 달려나갔더니, 경계근무를 서던 2명이 하늘을 보고 총을 쏘며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무서워서 다가가지는 못하고 멀리 떨어져서 이름을 부르면서 말을 걸자 두명이 정신을 차렸고, 이유를 물었더니...
근무를 서는 중에 느낌이 묘해서 주위를 둘러보다가 하늘을 쳐다봤는데 밤하늘에 왠 하얀옷을 입은 여자가 공중에 떠서 자기들을 노려보고 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기묘한것은 그걸 본게 한명이 아니고 두명 모두 그 여자를 보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