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기상 - 김은식
봄의 기상(起床) / 김은식
봄은 작은 풀씨를 깨우기 위해
간밤에 비를 내렸다
생명인양 묻어 두면 싹을 틔우는 봄
가슴에 묻어 둔 것들을 틔우려 하네
담장 옆에
번지듯 돋아나는 새싹들
언 땅을 녹이고
근심의 돌을 밀치고
아침 햇살 앞에 기지개를 켠다
봄은 일제히 돋아나, 번지는
희망, 그리움, 기다림의 씨앗들로
우리 가슴에 묻어 둔
해묵은 풀씨의 이름들을 깨우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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