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남산과곡사산인숙치주(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 이백
暮從碧山下 (모종벽산하) 저물어 푸른 산에서 내려왔더니
山月隨人歸 (산월수인귀) 산달이 돌아오는 날 따라 왔네
却顧所來徑 (각고소내경) 잠시 멈춰 내려 온 길 돌아다보니
蒼蒼橫翠微 (창창횡취미) 푸른 기운 아득히 산허리를 둘렀네
相攜及田家 (상휴급전가) 뒷짐지고 농삿집 초가에 이르니
童稚開荊扉 (동치개형비) 어린 아이가 사립문을 열어주네
綠竹入幽徑 (녹죽입유경) 푸른 대나무는 길에까지 나 있고
靑蘿拂行衣 (청나불행의) 칡덩굴 나풀대는 옷자락에 걸리네
歡言得所憩 (환언득소게) 쉬어 갈 곳을 찾아 기쁘다 말하며
美酒聊共揮 (미주료공휘) 맛 좋은 술을 둘이 함께 마시네
長歌吟松風 (장가음송풍) 길게 노래하여 솔바람을 읊으니
曲盡河星稀 (곡진하성희) 노래 끝날 무렵 은하수도 희미하네
我醉君復樂 (아취군복낙) 내 취하니 그대 다시 즐거워하고
陶然共忘機 (도연공망기) 거나하게 취하여 세상일을 잊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