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에서(Under Sky)- 에필로그
소녀는 더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내장형 배터리는 이미 오래전에 고장 났으며, 오른팔은 결국 상처에 녹이 슬어 여행 도중에 떨어져 나갔으며, 카메라 렌즈(안구)는 깨
어져 버렸고, 다리는 오염된 물에 너무 오래 있었던 게 화근이 되어서 결국 내부 장치가 망가져 버렸다.
소녀는 이제 머릿속에 떠오른 텍스트를 읽는 것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깨어진 렌즈를 통해서 깨어진 하늘만을 보고 있었다.
아마 수십 초, 수분 내에 소녀는 완전히 기능을 멈추고 말 것이다.
소녀는 자신에게 내장형 배터리를 달아준 소년의 아버지를 생각하였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텍스트를 계속해서 생각만 했다.
비가 내렸다.
오직 물로 이루어진, 소녀는 처음 본 순수한 비였다.
물론 약간의 오염물질은 섞여 있을지도 모르지만, 충분히 깨끗한 물이었다.
기적이 일어난 건 그때였다.
본래라면 눈을 깜빡이는 것도 불가능한 소녀는 남아있는 왼팔을 힘들게 움직여 자신의 흉부를 열었다.
본래는 꽤 힘들게 열려야 정상이지만… 아니, 사실은 열 흉부조차도 없었지만, 소녀가 기억하는 절차를 힘겹게 끝내고, 그 속의 물건을
꺼냈다.
그것은 새싹이 돋아난 화분이었다.
소녀는 화분에 물이 스며들 수 있도록 꺼냈다.
비는 그칠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내렸다.
깨어진 렌즈의 틈으로 빗물이 고이고, 이내 흘러내려, 마치 소녀가 우는듯한 인상을 주었지만, 소녀는 웃고 있었다.
소녀의 작동은 그걸 마지막으로 멈췄다.
<후기>
이-야! 일 때려쳤습니다.
하도 ㅈ같은 사장인 터라, 지금 2달치 월급 밀린거 땜에 대판싸우고, 때려쳤습니다. (월급은 어떻게든 받아낼겁니다!)
그덕에 돌아온지 2주일쯤 되었는데, 그 2주간 계속해서 소설에만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망작과 막장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양판소가 대량생산...)
그러던 중에 갑자기 떠오른걸 꽤나 심혈을 기울여 쓰고 있습니다. (적당히 짧은 분량으로 방금막! 6화를 완성한 참입니다.)
더불어 에필로그를 먼저 쓴 이유는, 혹여나 제가 중간에 게을러지거나, 귀찮아지거나,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는 때에! 이게 완결이었습니다!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만약 그때 까지 제가 계속 쓴다면 이것도 일종의 복선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여러분! 모두 기대해주세요! 백수가 쓰는 소설입니다! (아... 백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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