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말식의 <겨울밤>
겨울 밤
최말식
적막도 잠이 들면
서러움도 재울 것
되살아 일어나는
상념들의 실타래가
풀어도 끝 볼 수 없어
눈망울이 시리다.
문풍지 떠는 소리
이불 속에 기어들어
움추린 이 가슴을
울려놓은 이 한밤이
쓴 담배 하얀 연기가
뇌리 속을 씻는다.
묵직한 짓눌림에
신음하는 몸부림도
고독 길 헤매다가
한 줄 빛을 싸서 들고
어린 싹 타향살이에
걸어주고 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