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 홍영
당신 - 홍영
비 온 후
맑은 하늘 초롱한 햇빛에
어쩔 줄 몰라 부르르 떠는
오월, 오후 뜰에 뜬
당신은 무지개입니다
지나가던 엄마와 아이들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당신을 칭송합니다
당신은 참 맑고 아름다워요
난 당신이 항상 그 자리에서
내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라도
제 빛깔과 향기를 잃지 말고
서 있기를 바라요
아마 당신이 저 바람과 함께
먼 곳으로 가버리신다면
내 아이는 더 이상 자라지도
꿈도 꾸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무지개입니다
선녀도 천사도 견우와 직녀도
당신을 밟고서야 비로소
나에게로 옵니다
다리가 아프시면
내 무릎 위에 앉으세요
저 햇살이 눈부시면
내 뿌리 깊은 큰 느티나무 되어
그늘지게 하리다
바람부는 오후
맑은 하늘 초롱한 햇빛에
어쩔 줄 몰라 부르르 떠는
오월, 오후 창 밖에 뜬
당신은 무지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