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미스테리한 도인 이갑룡 처사 -3- [출저 오유
특히 이런 돌들을 가지고 탑을 쌓기 위해
그는 초저녁엔 기도를 하고 자시가 되어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돌 하나씩만 쌓았다고 전한다.
한번은 주변 사람들이 그가 어떻게 탑을 쌓는지 몰래 구경하려고
탑사 구석에 숨어있었는데
자정이 다가오자 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잠에 빠져 버렸다고 전해진다.
이것은 이갑룡 처사가 아무도 구경을 못하게 하기 위해
신통력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깜빡 자다가 눈을 떠보니 어느새 그 높은 돌탑 위에는
커다란 돌하나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때 그가 돌을 올려 놓은 그 장소에는
돌들 말고 나무 구조물 등 아무 보조물둘이 없었다고 한다.
이갑룡 처사는 1957년 마이산 연록인 봉두봉 임좌 언덕에 묻힐 때까지
98년 동안을 살면서 숱한 예언과 기행을 했다.
유자기름에 튀겨 금색처럼 보이는 금나막신을 신고 경사가 거의 직각인
수마이봉을 아무런 장비도 없이 아침 저녁으로 올라 다녔고,
수마이봉과 암마이봉의 산 머리가 서로 외면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조화시키려고 1896년 여름 두 마이산의 머리를 명주 18필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평소에는 보통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먹지 않고
소량의 생식만을 하였으며 항상 호랑이를 옆에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일제 맑 그의 나이 80살 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그를 전주에서 만났다는 사람이 버스를 타고 진안으로 왔는데
어느새 그는 버스를 앞질러 마이산에 먼저 와 있더라는 것이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이갑룡 처사는 '그냥 걸어서 왔지' 하고 태연히 대답하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6.25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에는 앞으로 이기지도 지지도 않는 전쟁이 터져
많은 인명피해가 있을 거라고 예언하기도 하고
부귀다남이라 해서 아들 딸 많이 둔 것이 지금은 자랑일지 몰라도
앞으로는 수치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몇 만리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안방에서 볼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며,
언젠가는 한번만 쓰고 버리는 세상이 오고 자기가 버렸던 물건들로 인해서 그 오물을
자기가 뒤집어 쓰게 될것이며,
조선이 지금은 일제의 압박에 시달리지만 앞으로 동양에서
제일가는 부국이 될 것이고,
앞으로는 적어도 서너가지 말을 해야만 대접받게 된다는 예언 등
많고 다양한 예언들을 했다.
그는 자신이 죽을 시각을 알고 자기가 묻힐 곳까지 지정해 주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를 매장하기 위해 지정해 준 장소로 가 보니
사방이 온통 바위여서 다른 장소를 잡아 매장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상주를 비롯하여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이
그분이 자신의 묏자리를 아무 곳에나 정하실 분이 아니라면서
그 바위 틈새를 비집고 파보니 오색찬란한 흙이 나왔다.
후에 내노라 하는 유명한 지관이나 풍수관들이 그의 묘를 보고
과연 이갑룡 처사가 정할 만한 명당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이갑룡 처사는 돌탑의 축조를 완성한 후에는 주로 수도와 기도 생활로 일관했는데,
그의 나이 육십이 넘자 틈틈이 글을 써서 30여 권에 이르는 책들을 남겨 놓았다.
그가 시도하면서 영의 계시를 받아 썼다는 이 책의 글자는
그가 이 신서를 남긴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그 뜻을 풀이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일체의 세속 문자를 배운 적도 사용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해서
이런 3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서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죽기 전
'앞으로 영에 통달한 사람이 나오면 이 글을 알게 되고
이 글을 해독하게 되면 제세의 비법을 알게 될 것이므로 소중히 간직하라'
고 유언을 했다고 한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얘기들이지만 이런 것들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를
멀리서 그리고 가까이서 지커봤던 그곳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이다.
특히 그가 영의 계시를 받고 남겼다는 신서는 대부분 분실되고
현재 마이산 탑사에 두 권만이 보관되어 내려오는데
아무리 해독하려고 해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글자들이었다.
이갑룡 처사의 예언대로 앞으로 영에 통달한 사람이 나와
그것을 해독할 날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갑룡 처사의 손자되는 이왕선 씨에 의하면
이 처사는 이 글이 자기로터 4대 손에 의해 해독될 수 있다는 암시를 줬다고 하는데
이갑룡 처사의 4대손은 이제 갓 돌을 지난 갓난아기이다.
역고드름 현상.
이 처사가 세워 놓은 돌탑아래 정한수를 떠놓고 소원을 비는 기도를 드리는데
그 기도의 정성이 지극하면 그 정한수 밑면에 이 처사가 썼던 신서가 선명하게 비친다고 한다.
특히 날씨가 추운 한겨울에는 이 정한수 위에 고드름이 생기는데
물그릇 안의 물이 얼면서 고드름이 역으로 위를 향해 치솟는다는 것이다.
마이산 탑사에 가면 그럼 역고드름 현상이 찍힌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믿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실증하는 사진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곤경에 빠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