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참가) 무영 1화
안개를 자주 접할 수 없는 이들은 흔히 안개를 떠올리면 공포영화속 배경. 으스스한 분위기를 상상하곤 한다.
허나 어릴적부터 산골짜기 시골에 살면서 안개를 접해온 나로서는. 안개란 더없이 친숙한 현상이다.
안개속에 있으면 차오르는 묘한 습기. 그 누구도 나를 볼 수 없다는 해방감들이 나를 편하게 만든다.
그렇게 그날도 안개가 자욱한 풀숲에 누워있던 때였다.
언제나처럼 신선한 습기를 들이마쉬며 휴식을 취하던 그때.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서 천천히 한발자국씩 디딛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에겐 쉬고온다고 분명히 말했을텐데.
그냥 있으면 지나가겠지. 그리 생각하고 그대로 누워있었다.
그런데 발자국 소리를 가만히 듣자하니.
멀어지는 방향이 가파른 낭떠러지를 가리키고 있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여기서 살던 사람이 아닌가?
우리 마을은 하도 시골이라 기껏해야 10가족도 살지않는다.
대부분의 이웃은 이곳을 알고있고. 저 낭떠러지를 알고있다.
귀찮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어나 그쪽으로 다가갔다.
자욱한 안개속에 보이는 검은 실루엣… 저기쯤이면 이미 낭떠러지와 상당히 가깝다.
다행히도 발자국 소리는 멈췄지만. 이미 일어난김에 다가가기로 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실루엣이 선명해져간다. 역시. 처음보는듯한 모습… 작은 체구에 긴 머리… 뭐 일단은 여자인거같다.
가만 있는걸 보면 낭떠러지인걸 아는거같지만. 안개가 워낙 자욱하니…
“이봐요. 그쪽으로 가면 위험해요.”
그녀는 고개를 갑자기 휙 돌려 이쪽을 봤다.
놀라지 않은걸 보니 처음부터 내가 저쪽에 있었다는걸 알았던 거 같다.
“아.. 여기. 낭떠러지 때문인거죠? 이미 알고 있어요. 쉬는걸 방해한 모양이네요.”
역시 알고있었구만….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까 꽤 예쁘네.
안개에 어울리는 흰 원피스에. 신비감이 겉도는 얼굴.
그 분위기는 안개때문이었을까. 일순 말문이 막혔지만.
“아 예… 그런데, 어디서 오신 분이시죠? 마을에선 본 적이 없던거같은데…”
“…. 꼭 말씀드려야 하나요?”
….? 예상못한 답이다. 난생 처음보는데 궁금하면 안되나…
“뭐. 괜찮아요. 아무튼 낭떠러지 있는걸 아셨으면 됐습니다.”
“그럼 전 이제..”
그 순간 이었다.
발밑에서 빠직 소리가 나며 피할틈도 없이 바닥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팔을 휘저어보지만 아무것도 닿지않는다.
그렇게 절벽밑으로 떨어져갔다.
……..
…..
…….
……..
!!!!!!!!!
눈을 떠보니 우리집 침대였다. 등에는 식은땀이 가득했고.
언제나처럼 천장이 보였다.
꿈이었나? 이제와서 키크는 꿈을 꿔봐야…
라고 생각하고 있을때. 방안에 묘한 습기가 차있는것을 느꼈다.
마치.. 안개속에 있는것처럼.
반응이 좋다면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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